장거리 배송 가능한 이색 드론 ‘윙콥터’

코로나19 사태로 재조명 받는 드론 배송 시스템

코로나19가 바꿔놓은 것은 사회적 관계뿐만이 아니다. 무인 비행체인 드론의 설계 방식도 혁신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보다 멀리, 그리고 보다 오랫동안 비행할 수 있는 형태로 드론이 진화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세계적 물류 운송 업체인 UPS는 다양한 형태의 드론을 개발하고 있는 독일의 스타트업인 ‘윙콥터(Wingcopter)’와의 제휴를 통해 새로운 형태의 배송 전문 드론을 개발하고 있다고 최근 발표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드론도 보다 멀리 비행할 수 있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 Wingcopter

코로나19 사태가 드론 설계 방식 변화에 영향 끼쳐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만 해도 드론의 앞날은 그리 밝지만은 않았다. 구글이나 아마존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시장에 뛰어들고 기술적으로도 많은 발전이 있었지만, 각종 규제 및 실용성 면에서 풀어야 할 숙제가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규제의 경우 테러 위협이나 안전 문제 때문에 배달 지역 및 항로가 제한적이었고, 실용성의 경우도 한정된 왕복 거리 및 적재 무게 때문에 한계를 보였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면서 드론의 처지가 완전히 달라졌다. 사람과 사람 간의 접촉이 금지되고, 도시와 도시 간 이동이 봉쇄되면서 드론이 유일한 배송 시스템으로 여겨지게 된 것이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으로 격리 중인 사람들을 위해 최근 드론을 이용하여 다양한 생필품 및 약품을 전달하면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또한 중국에서도 지난 2월 초에 감염 위험성이 높았던 후베이성의 호숫가 마을에 드론을 투입하여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생필품을 전달한 사례가 있다. 육로로 가면 100km가 넘는 거리를 돌아가야 하지만, 호수를 가로지르면 불과 2km 정도 거리에 불과하기 때문에 드론을 이용하여 10분 만에 배송하는 성과를 거두면서 화제를 모은 것이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 현재 사용 중인 드론은 가벼운 화물만 전달할 수 있고, 가까운 거리만 배송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또한 수직 이착륙에는 능하지만, 장거리 고속 비행은 어렵다는 단점도 갖고 있다.

윙콥터는 회전익기와 고정익기의 장점만을 갖춘 틸트로터 방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 Wingcopter

이는 대부분의 드론이 회전익기(rotary wing aircraft) 형태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인데, 회전익기란 헬리콥터처럼 날개가 회전하는 방식의 비행체를 가리킨다.

반면에 여객기처럼 양쪽 날개가 동체에 붙어있는 비행체는 고정익기(fixed wing aircraft)라고 부르는데, 속도가 빠르고 항속 거리가 길다는 장점은 갖고 있지만 넓은 면적의 활주로를 필요로 한다.

이 같은 장단점 때문에 드론 제조업계에서는 오래전부터 두 비행체의 장점을 하나로 합친 융합형 드론 개발을 여러 차례 시도해 왔다. UPS와 윙콥터가 공동 개발한 배송 전문 드론은 바로 그런 시도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배송 전문 드론의 이름은 회사명을 그대로 따서 윙콥터로 불린다. 윙콥터는 일종의 틸트로터(tilt rotor) 형태 비행체인데, 틸트로터란 고정익기와 회전익기의 장점만을 따서 만든 비행체다. 회전익기처럼 수직으로 이·착륙을 한 뒤에 일정 고도에 이르면 고정익기처럼 빠르게 전진하며 비행할 수 있다.

따라서 틸트로터 형태의 윙콥터는 현재 운행되고 있는 드론이 가진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신개념 비행체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특히 윙콥터는 전기만을 동력으로 사용하여 비행하므로 환경 오염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 전혀 없다는 점도 기대감을 더해주고 있다.

시범 테스트에서 의료용품 성공적으로 전달

윙콥터는 틸트로터 방식의 비행체답게 이륙하거나 착륙할 때는 프로펠러를 하늘로 향한 채 수직으로 비행하다가, 앞으로 전진할 때는 일반적인 항공기처럼 프로펠러 방향을 앞으로 향하고 비행한다.

이 같은 방식으로 비행할 때 윙콥터는 약 240km의 속도로 최대 약 120km 정도의 거리를 날아갈 수 있다. 기존 드론이 약 70km의 속도로 2km 남짓한 거리를 비행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성능을 자랑한다.

또한 윙콥터는 호버링(hovering)이 가능하고 비행 시 소음이 적은 게 특징이다. 따라서 인구가 밀접한 지역이라도 배달하는 데 있어 별다른 문제가 없다. 호버링이란 제자리에서 정지 비행을 하는 것을 뜻한다.

이 외에도 윙콥터는 웬만한 빗줄기나 강풍 속에서도 정상적인 비행이 가능할 정도로 강한 구조와 균형감각을 자랑하기 때문에 산업계에서는 윙콥터의 상용화에 주목하고 있다.

섬에 사는 주민들을 위해 약품을 배송 중인 윙콥터 ⓒ Wingcopter

실제로 윙콥터는 시범 테스트에서 글로벌 제약회사인 머크(Merck)와 협력하여 상당한 무게의 약품을 배송하는 작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바 있다. 또한 북아일랜드 지역의 외딴섬에 인슐린을 공급하는 임무도 무난하게 마쳤다.

이에 대해 UPS의 관계자는 “차로 배송하는 택배 시스템보다 더 빠르고 효율적인 배송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강조하며 “앞으로 윙콥터를 투입하여 미국 내에 산재해 있는 다수의 의료 기관들에게 의약품을 정기적으로 수송할 계획이며, 통원 치료를 받는 환자들에게는 집까지 처방전과 의약품 등을 배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UPS는 이번 윙콥터와의 제휴를 통해 건강 및 의료용품은 물론 유통 분야에서 다루는 일반 생필품 등을 취급하는 상업용 드론 배송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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