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히 더 나은 대안이 있는 것을 알면서도 사람들은 왜 다른 선택을 고집하는 것일까. 이 같은 인간의 행동은 심리학자와 경제학자들을 당혹스럽게 한다.
예를 들어 마트에서 물건을 사고 계산을 할 때 옆에 짧은 줄이 있는데도 굳이 긴 줄에 서서 기다린다든가, 건강에 나쁜 줄 알면서도 계속 같은 행동을 되풀이하는 것, 또는 비싸고 낭비라는 것을 알면서도 계획을 포기하지 않는 것 등이 그것이다.
이런 모든 것들은 개인들이 이미 시간과 노력, 돈을 투자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매몰 비용의 오류(sunk cost fallacy)’라고 불리는 이 유명한 인지적 현상은 오랫동안 인간에게 고유한 문제라고 생각돼 왔다.
그러나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이 같이 경제적으로 비합리적인 결함을 공유하는 종은 인간만이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미국 미네소타대 연구팀은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 13일자 논문에서 사람을 비롯해 생쥐와 시궁쥐(집쥐) 모두가 이 매몰 비용의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계산대 한 줄에서 오래 기다린 사람들은 옆에 짧은 줄이 있어도 잘 옮기지 않는 경향이 있다. ‘매몰 비용의 오류’로 불리는 이런 현상은 신경 결정시스템의 충돌로 나타난다. 사진: YOUTUBE / My Life
오래 기다렸다 중지하는 것 망설여
논문 제1저자인 브라이언 스와이스(Brian Sweis) 박사과정생은 “이 연구의 핵심은 세 종 모두가 유사한 경제 게임하는 것을 배워서 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오늘날의 인간들은 웹 상에서 재미있는 비디오를 찾는데 시간을 보내는 반면, 생쥐나 시궁쥐는 맛있는 음식을 찾는데 시간을 쓴다.
실험에서 시궁쥐와 생쥐는 미로를 돌아서 네 개의 음식 배달처(식당)를 찾아가도록 했다. 각 식당 입구에서는 소리가 나게 해 음식이 얼마나 오래 있으면 배달되는지를 소리의 톤으로 알 수 있게 했다.
쥐들이 음식을 모을 수 있는 시간은 1시간이었고, 각 식당 입구에서 음식이 나오는데 1초에서 30초가 걸렸다.
이 때문에 쥐들은 “체리 향 나는 음식 펠릿을 기다리는데 20초를 써야 할까?”와 같은 질문을 하고 스스로에게 답해야 했다.
마찬가지로 인간들은 일련의 웹 갤러리를 보고 비디오 다운로드가 표시되는 바를 통해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에 대한 정보를 얻도록 했다.
피험자들은 똑같은 질문 즉 “고양이 비디오를 보기 위해 기꺼이 20초를 투자해야 할까”에 대해 스스로 결정을 내려야 했다.
이 같은 방식으로 인간이나 쥐 피험자들은 개별 음식의 향이나 비디오 갤러리에 대한 주관적 선호를 보여주었다.
이 과업에서 모든 항목은 두 가지 결정을 필요로 했다.
첫 번째는 시간이 지체됐을 때의 결정으로 이때는 카운트다운을 하지 않았다.
이어 두 번째는 피험자의 요구가 받아들여져 카운트다운이 되는 동안 피험자들이 이를 중지하고 마음을 바꿀 때의 결정이 그것이다.
놀랍게도 연구팀은 인간을 비롯한 세 종 모두가 더 오랫동안 기다렸던 것을 중지하는 것을 더욱 망설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매몰 비용의 오류를 나타내는 것이다.
인간과 쥐 모두 매몰 비용 고려하지 않아
피험자들이 카운트다운 전 첫 번째 결정을 하는 동안에 제안(제공되는 것)을 거부하거나 받아들이는 것을 주저한다는 것도 눈길을 끌었다.
스와이스 연구원은 “그것은 마치 그들이 확신하기 전까지 줄 서기를 원치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더 놀라운 것은 생쥐나 시궁쥐, 사람 모두 숙고하는 동안 소요된 매몰 비용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첫 번째 계약 후 숙고하는 과정과 마음을 바꾸는 과정이 다른 경제적 요인에 달려 있으며, 이 요인들은 종 전체 걸쳐 보존돼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논문 시니어저자인 데이비드 레디쉬(David Redish) 미네소타대 신경과학 교수는 “이 프로젝트는 과학의 협동적 속성에 의존한 바 크다”며, “3개 실험실 간의 협력으로서 사람과 쥐에 대한 병렬 작업을 위해 비슷한 질문이 주어질 수 있도록 여기저기를 오가며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고 말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이들 실험실이 수행한 최근의 여러 획기적인 발견을 기반으로 이루어졌다.
최근 연구에서 이들은 생쥐와 시궁쥐 및 사람은 이와 같은 다른 유형의 결정을 내리기 위해 유사한 신경시스템을 사용하며, 생쥐나 시궁쥐는 또 실수를 한 다음 후회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생쥐들은 처음부터 잘 숙고함으로써 그런 실수들을 피하는 것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이런 내용을 ‘PLOS Biology’ 최근호에 발표한 바 있다.
선택의 갈등은 신경 결정 시스템 간의 충돌
스와이스 연구원은 “이 같은 과업들은 한 손에는 실제로 원하는 것을 갖고 있고, 다른 손에는 그보다 더 나은 것을 가지고 있는 것 사이에서 어떤 것을 선택할 지 갈등 아래에 놓여있는 복잡한 의사결정 과정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레디쉬 교수는 “이것은 다른 신경 결정 시스템 간의 충돌로, 우리는 이를 분리해서 조작할 수 있음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와 ‘미 국립과학원 회보(PNAS)’에 발표한 논문에서 연구팀은 서로 다른 약물(코카인과 모르핀) 효과와 신경회로에 대한 서로 다른 변화가 두 시스템에 다르게 영향을 미치며, 이는 뚜렷하게 다른 뇌 회로의 기능 부전에 대한 맞춤 치료로 서로 다른 형태의 중독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논문 시니어저자의 한 사람인 같은 과의 마크 토마스(Mark Thomas) 교수는 “결정을 내리는 것은 신경회로에 달려있으며, 이는 신경회로를 조작하면 결정 과정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저자들은 인간을 포함한 세 종 모두에게 실험을 통해 같은 경제 게임을 하도록 함으로써 뇌의 다른 부분들이 어떻게 다른 유형의 결정을 내리는지에 대한 통찰력을 제시하는 한편, 인간의 결점에 대한 진화사의 한 단면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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