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부들이 작살로 고래를 잡을 때, 동물 애호론자들은 잔인하게 학살한다고 비판한다. 그러나 작살은 인간이 처음 만든 것이 아니다. 바닷물에 들어갔다가 해파리에 쏘여 온 몸이 퉁퉁 부어오르는 불쾌한 경험에서 보듯이, 해파리는 아주 작은 화살을 쏜다.
사람에게 따끔따끔한 통증을 주기도 하지만, 사실 해파리는 먹이에 작은 화살을 쏴서 잡는다. 해파리만 그런 것이 아니다. 최근 과학자들은 단세포 미생물이 다양한 기능을 가진 작살을 쏘아 먹이를 잡는 장면을 고해상도의 비디오로 찍었다.
단세포 미생물 중 어떤 것은 줄이 달린 아주 작은 작살을 먹이에 쏘아 꼼짝 못하게 만든 다음 질질 끌고 간다. 심지어 또 다른 단세포 미생물은 최대 15개의 작살을 종류별로 가지고 있다가 목표물에 맞게 발사하기도 한다.
줄 달린 작살 쏴 먹잇 마비시켜
작살로 사냥하는 이 작은 미생물은 두 개의 편모(flagellate)를 가진 쌍편모조류(dinoflagellates 와편모충류<渦鞭毛蟲類>라고도 한다) 에 속한다. 편모조류 원생생물의 한 종류인 이 미생물은 넓게 보면 바닷물속에 득실대는 해양 플랑크톤 종류라고 할 수 있다. 위키피디아 자료에 따르면 약 1,555종류로 분류하기도 하지만, 1,700종 이상의 해양 쌍편모조류와 220여 종의 담수 종 등 약 2,000여 종으로 추산하기도 한다.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 과학자들은 이 미생물이 작살을 쏘아 먹이를 잡는 장면을 고해상도 영상으로 찍어 공개하고, 이에 대한 논문을 지난달 31일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저널에 발표했다.
이 중 폴리크리코스(Polykrikos)는 서너가지 종류의 가진 발사체를 쏘아댔다. 처음에 쏘는 작은 발사체 태니오시스트(taeniocyst)는 ‘폭발하는 풀 화살’ 같아서 먹이 끈끈하게 달라붙었다. 이어 두 번째로 발사하는 약간 큰 화살인 네마토시스트(nematocyst)는 피하주사기처럼 작용한다.
다시 말해 먹이에 박히면서 먹이를 마비시키는데 아마도 독극물질을 넣는 것 같아 보인다고 주 저자인 그레고리 게이블리스(Gregory S. Gavelis) 박사는 말했다.
그러나 폴리크리코스의 화력은 네마토디니움(Nematodinium)이라는 쌍편모조류에 비하면 창피스러운 수준이다. 네마토디니움은 총열이 여러 개 달린 게이틀링 기관총(Gatling gun)처럼 11개~15개의 네마토시스트를 발사할 수 있다.
자연계에서는 처음으로 다연장 무기를 가진 미생물의 존재가 구체적으로 밝혀진 것이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편모조류 같이 매우 적은 생명체가 어떻게 그렇게 복잡한 사냥도구를 가졌는지 놀라울 따름”이라고 밝혔다. 먹잇감이 점점 더 철저하게 방어를 하면, 이를 무너뜨리기 위해 더 강력하고 다양한 화력으로 무장하는 것으로 반응하는 것이다.
폴리크리코스는 적조를 일으키는 편모조류를 주로 사냥한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결국 폴리크리코스가 적조를 일으키는 해로운 편모조류를 사살해서 없애는 셈이다.
과학자들은 미생물이 해파리가 가진 것과 비슷한 작살을 가지고 있다고 오래동안 생각해왔다. 그러나 연구팀이 편모조류가 무기를 생산하는데 사용한 단백질과 유전자를 연구한 결과, 편모조류와 해파리는 서로 다른 단백질을 사용해서 무기를 만들고 진화과정도 다르다고 발표했다.
미생물 세계의 군비 경쟁 치열
3차원으로 스캔해보니 편모조류가 사용하는 작살은 해파리가 가진 것 보다 훨씬 복잡하고 정교한 작살을 사용하고 있다. 연구팀은 편모조류의 분비성 세포기관인 네마토시스트의 기원을 연구했다. 작살같이 생긴 네마토시스트는 해파리와는 다른 방식으로 진화했으며, 해파리와는 다른 단백질을 이용하는 것을 발견했다.
줄이 달린 작살을 사용하는 편모조류나, 다연발 기관총 같은 무기를 가진 편모조류는 발사 메커니즘이 약간 다르지만, 추진력을 얻는 방법은 동일하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작살을 발사하는 힘은 기본적으로 수축형 메커니즘을 사용한다.
게이블리스 박사는 대학생 때부터 발사체를 가지고 사냥을 하는 이 특이한 편모조류에 깊이 매료됐다. 편모조류가 가진 화살이 해파리가 쏘아대는 것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 DNA를 연구해보니 해파리와 편모조류의 발사시스템은 다르게 발전해왔음을 확인했다.
플랑크톤과 같은 미생물은 그저 다른 생물의 먹잇감으로만 여겨져 왔다. 이번 연구에서 보듯이 플랑크톤 중 편모조류와 섬모조류(ciliate) 같은 미생물은 갑옷, 독극물, 발사체 무기 등 다양한 화력을 개발해서 사용하고 있다.
섬모충류와 편모조류는 수중 환경의 1차 생산물의 60%를 먹어치운다. 이런 과정에서 서로 먹고 먹히는 과정에서 살벌하고 치열한 군비경쟁이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것이다. 자연계에 널리 퍼져있는 군비경쟁이 미생물 세계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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