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스러움 속에서 위대한 교육이

세계 과학교육 혁신 현장

지난 주말 서울 워커힐에서 열린 ‘2012 과학창의 연례컨퍼런스’ 참석자 가운데 스위스취리히연방공과대학에서 대외협력처장 일을 하고 있는 롤랜드 바우만 씨가 있었다.

‘ETH취리히’라고도 하는데 스위스 제일의 명문대학이며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공과대학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는 5개 학부 16개 학과가 있는데 전통적으로 컴퓨터공학·화학·수학·물리학 분야에서 명성이 높다.

▲ 스위스 취리히공과대학의 롤랜드 바우만 대외협력처장은 최근 내한해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고 있는 대학 분위기가 이공계 교육에 있어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은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는 취리히공과대학 대학원(박사학위 과정) 학생들. ⓒhttp://www.uzh.ch/


그러나 이 대학이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이 대학 학생·교수 출신으로 노벨상을 수상한 역대 21명의 수상자 가운데 아인슈타인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아인슈타인에 대한 관심이 바우만 씨에게 옮아간 분위기였다. 

아인슈타인 모교 취리히 공과대학 

그 대학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공부를 하고 있느냐는 것이 가장 많은 사람들의 가장 큰 궁금증이었다. 이 질문에 대해 바우만 씨는 간략히 대답했다. 학문의 자유(academic freedom)를 최대한 보장하는 자율성이 취리히 대학 명성을 올려놓고 있다는 것.

바우만 씨는 취리히공대에서는 학생, 교수 개개인의 가치를 최대한 존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문적인 다양성을 최대한 존중하고, 일단 다양성이 확인되면 그 아이디어에 대한 할 수 있는 한 최대의 지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 스위스 취리히공과대학의 롤랜드 바우만 대외협력처장. ⓒScienceTimes

그렇기 때문에 취리히 대학의 교육은 항상 연구과정과 연결돼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수들은 학생들에게 가장 최근의 연구결과를 소개하고, 학생들은 이 연구결과를 공부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혁신과정이 이어지고 있다.

바우만 씨는 취리히 대학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모든 연구가 ‘지속가능성’을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인류가 당면한 난제를 놓고 학생과 교수 모두 씨름을 하고 있다는 것. 취리히공대의 이런 모습은 국가적으로 귀감이 되고 있다. 

학교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계속 도출되면서 공공연구소는 물론 다국적 기업에 이르기까지 협력연구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바우만 씨는 또 이를 통해 광범위한 분야에 있어 학제 간, 또는 기초·응용 분야 간의 협력연구가 가능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취리히공과대학이 운영 중인 독특한 교수채용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Society in Science’라고 명명된 포스닥 프로그램으로 2002년부터 시작했다. 세계 각국에 산재해 있는 젊은 인재들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매년 연초부터 공모를 시작하는 이 프로그램은 전 세계 어느 곳에서 무슨 일을 하고 있든지 누구나 상관없이 지원이 가능하다. 자신이 하고 있는 연구에 대해 2년 간 연구비 지원을 받은 후 추가 3년 더 연구비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취리히대로 오지 않고서도 얼마든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출신, 지역, 분야 따지지 않고 인재 확보

바우만 씨는 시행 10년째인 올해까지 세계 각국에서 36명이 지원을 받았으며, 현재 21명이 지원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다수의 한국인들이 지원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주목할 점은 대학에서 이 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교수진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결과 대학 전체 교수 가운데 46%가 외국인이다.

대학원을 찾고 있는 외국 학생들도 계속 늘고 있다. 박사과정 학생 비율이 65%에 달하는데 출신, 지역, 분야 등을 따지지 않고 인재확보에 나서고 있는 학교 운용방침이 아인슈타인 출신 대학으로서 명성을 유지하게 하고 있다.

바우만 씨는 취리히공과대학의 세 가지 우수성을 자랑했다. 교육과 연구, 기술이전에 있어 탁월함(excellence)을 보이고 있다는 것. 특히 기술이전에 있어 세계 다국적기업들과 협력이 가능할 정도로 탁월함을 보이고 있다며, 한국인들의 참여를 부탁했다.

과학교육에 있어 마지막 과정은 세상과 연결되는 고등교육 과정, 즉 대학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인슈타인을 꿈꾸는 젊은 과학자들을 탄생시키는 곳이 이 대학 과정이다. 한국에서는 이 이공계 대학과정을 놓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한국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가 발표한 연구보고서는 한국 이공계 대학 수준을 높이 평가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지난 20년간 연구역량을 높이기 위한 투자가 계속돼왔지만 미진한 부분이 많이 발견된다고 쓰고 있다. 

더구나 연구 실용화, 융합연구 등 새롭게 요구되는 사언들에 있어서도 상당수 은 문제점들이 도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도전적인 연구 과제를 지속할 수 있는 연구풍토, 연구의 질을 우선시 하는 풍토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국내 이공계 대학의 풍토를 놓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다른 한편에서 취리히공대가 이 문제를 해결해나가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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