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간 면역력 및 바이러스의 면역계 회피 능력 차이
코로나19 팬데믹이 고개를 숙일 줄 모르고 여전히 전 세계에 만연하고 있다. 신규 환자 발생이 줄어드는가 싶다가 어느새 다시 치솟곤 해서 세계 보건당국과 의학자들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통제가 어려운 것은 무증상(asymptomatic) 감염자들이 상당수 존재하기 때문이 아닌가 의심해 왔다. 증상이 나타나지 않으니 환자로 선별돼 격리되지 않고, 따라서 가는 곳마다 바이러스를 퍼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스크립스 연구소가 지난 6월 ‘내과학 저널’(Annals of Internal Medicine)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모든 코로나19 감염 사례 중 많게는 45%가 무증상으로 추산된다며, 이런 무증상 환자들이 코로나19 확산에 주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광범위한 진단 검사와 접촉 추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연구팀이 지난 4월 26일부터 6월 27일까지의 격리 기간 동안 영국 주민 3만 6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무증상 비율이 매우 높게 나왔다.
감염자로 양성 판정을 받은 대상자의 86%가 기침이나 발열, 미각이나 취각 상실 같은 특정 바이러스 감염 증상을 나타내지 않은 것이다. 연구팀은 이런 ‘조용한(silent)’ 감염이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폭넓은 진단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코로나19에 감염됐는데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데는 면역계의 T세포가 주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 몸의 면역계를 구성하는 림프구 세포의 3차원 일러스트. © WikiCommons / Blausen Medical
“면역계 T세포가 주요 역할”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되더라도 사람에 따라서는 이같이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무증상 감염자와, 나중에 감염 증상이 나타나는 잠복기(presymptomatic) 환자가 있다. 감염병 관리를 위해서는 병원체에 감염됐는데도 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가를 규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코로나19 감염자가 아무런 증상을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최근 두 가지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하나는 지속적으로 무증상을 나타내는 이유이고, 다른 하나는 감염 초기 무증상에 대한 연구다.
중국 우한대 기초의학부 바이러스학자인 유첸 시아(Yuchen Xia) 박사팀은 미국미생물학회 기관지 ‘엠스피어’(mSphere) 9일 자에 발표한 후향적 연구에서, 무증상 환자들은 증상이 있는 환자들과 비슷한 바이러스 양을 지니고 있으나 면역반응을 담당하는 림프구 수가 더 많아 바이러스를 더 빨리 제거하고 장기적인 위험도 낮다고 밝혔다.
이는 코로나19 환자 52명(무증상 25명)을 분석한 결과로, 시아 박사는 “이번 연구에서는 림프구 특히 T세포가 바이러스를 막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에서는 이전 연구와 마찬가지로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은 무증상 감염자들보다 간 기능 장애를 보일 가능성이 더 높았다. 그러나 두 그룹 사이에 면역계 신호 단백질인 사이토카인 수준은 큰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바이러스 발산을 막는 T세포의 역할을 더욱 깊이 이해하기 위해 후속 연구를 실시할 예정이다.
폐포 대식세포는 인플루엔자A 바이러스나 센다이 바이러스와 맞닥뜨릴 때는 인터페론을 생성하고 인터페론 자극 유전자를 활성화하지만, SARS‐CoV‐2가 침입했을 때는 그렇지 않아 우리의 선천 면역계가 이 바이러스의 유전적 RNA를 검출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 © Dalskov et al., EMBO Rep (2020), e51252.
“코로나19 바이러스 면역계 회피 의심”
한편 코로나19 감염자가 감염 초기에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 활발한 사회활동을 한다면 바이러스 확산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
덴마크 아르후스(AARHUS)대 연구팀은 28일 ‘유럽분자생물학회 레포츠’(EMBO reports)에 발표한 논문에서 코로나19가 독감과 달리 감염 초기 증상이 빨리 발현되지 않는 원인은 이 바이러스의 유전물질이 폐포의 대식세포에서 인식되는 것을 회피해 인터페론 생성이 유도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원인 바이러스인 SARS-CoV-2 같은 호흡기바이러스는 폐의 가장 바깥 층인 상피층을 감염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 폐포에는 이런 외부 침입자를 막기 위해 수많은 대식세포가 포진해 있으면서 침입자가 들어오면 주변 세포들에게 바이러스에 대항하도록 독려하는 인터페론을 생성한다.
연구팀이 폐포 대식세포를 분리해 실험실에서 SARS-CoV-2에 노출시키자 인터페론이 생성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같이 코로나19 무증상 감염자나 감염 초기의 증상을 나타내지 않는 감염자들은 증상이 있는 환자보다 바이러스 전염 위험이 훨씬 커서 감염병 관리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이런 감염자들을 찾아내 관리하는 것이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마구잡이 진단 검사’를 시행하는 것도 효율성이나 개인의 기본권 문제 등이 걸려있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전문가들은 백신이 아직 나오지 않은 지금 시점에선 마스크 쓰기와 손 씻기, 사회적 거리두기 같은 개인방역대책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 최선의 예방책이라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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