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알려져 있다시피 생명에는 인(phosphorus)이 필요하다.
인은 생명을 구성하는 여섯 가지 주요 화학성분 중 하나로, DNA와 RNA 분자의 골격을 형성하고, 모든 세포에서 에너지를 유통시키는 역할을 하는 한편 세포를 주변 환경과 분리하는 지질을 고정시킨다.
그러나 초기 지구의 생명이 없는 환경에서 이 같은 생명의 핵심 구성요소는 어떻게 공급될 수 있었을까?
미국 워싱턴대 지구 및 우주과학과 연구 조교수인 조너선 토너(Jonathan Toner) 박사는 “지난 50년 동안 ‘인산염 문제(‘the phosphate problem)’는 생명의 기원 연구에서 난해한 수수께끼였다”고 말했다.
문제는 생명의 구성요소를 생성하는 화학반응에는 많은 인이 필요하나, 정작 인이 매우 드물다는 점이었다.
워싱턴대(UW) 연구팀은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30일 자에 발표한 논문에서 그 해답을 특정 유형의 호수들에서 찾을 수 있다고 보고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동부에 있는 모노 호수는 배수가 되지 않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소금이 계속 축적된다. 이같이 탄산염이 풍부한 호수에서 고농도의 인이 축적돼 생명이 탄생했다는 연구가 나왔다. 사진은 높은 염분이 소금 기둥을 만든 모습. ⓒ Matthew Dillon/Flickr
탄산염 농도 최대 5만 배나 높아
연구팀은 탄산염이 풍부한 호수들에 초점을 맞췄다. 이 호수들은 건조한 환경의 움푹 팬 땅에 형성되며 주변에서 배수되는 물이 흘러든다.
물의 증발 속도가 높기 때문에 호수의 물은 농축돼 짠맛과 알칼리성 또는 수소이온농도지수(pH)가 높다. 알칼리성이나 소다 호수로 알려진 이런 호수들은 7개 대륙 모두에서 발견된다.
연구팀은 처음으로 미국 캘리포니아의 모노(Mono) 호수, 아프리카 케냐의 마가디(Magadi) 호수, 인도의 로나(Lonar) 호수를 포함해 탄산염이 풍부한 기존의 호수들에서 인 수치를 조사했다.
정확한 농도는 표본을 어디에서 어떤 계절에 수집하느냐에 달려있으나, 연구팀은 탄산염이 풍부한 호수들의 인 수준이 바닷물이나 강 및 다른 종류의 호수들에 비해 최대 5만 배나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같은 고농도는 이런 호수들에 인을 축적하는 어떤 일반적이고 자연적인 메커니즘이 존재한다는 것을 가리킨다.
색깔이 있는 점들은 전 세계의 탄산염이 풍부한 호수들에서 측정한 인 수치를 나타낸다. 기존의 탄산염이 풍부한 호수는 브리티시 컬럼비아의 구디너프(Goodenough)와 라스트 찬스 호수 시스템(노란 점들)의 최고치 기록에서 볼 수 있듯, 바닷물보다 인 수치가 5만 배나 높다. ⓒ Toner et al/PNAS
고농도 인산염 환경에서 생명 구성요소 생성
오늘날 탄산염이 풍부한 이런 호수들은 생물학적 다양성이 풍부해 미생물에서부터 마가디 호수의 유명한 홍학 무리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생명체들이 서식하고 있다.
이런 생명체들은 호수의 화학적 현상에 영향을 미친다.
연구팀은 이 호수들이 어떻게 인을 축적했고, 생명이 없는 환경에서 고농도의 인이 어떻게 확보될 수 있었는지를 이해하기 위해 탄산염이 풍부한 물들을 다른 화학성분으로 분석하는 실험을 실시했다.
이 호수물들의 인 농도가 높은 것은 탄산염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호수에서는 지구상에 훨씬 더 풍부한 칼슘이 인과 결합해 고형의 칼슘 인산염을 만들지만, 이는 생명과의 접점이 약하다.
그러나 탄산염이 풍부한 물에서는 탄산염이 인산염을 제치고 칼슘과 결합하게 되며, 이에 따라 결합되지 않은 일부 인산염이 남게 된다.
이 성분들을 다른 농도로 결합시킨 실험실 테스트에서는 칼슘이 탄산염과 결합하고 물에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인산염이 남는 것으로 나타났다.
토너 교수는 “이것은 간단한 아이디어로 설득력이 있다”며, “멋지고 가능한 방법으로 골치 아픈 인산염 문제를 해결해 준다”고 강조했다.
건기 동안 호수의 물이 증발할 때 호수 본체에서 떨어진 못이나 호숫가에서는 인산염 농도가 크게 높아져 해수보다 수백만 배 높게 올라가기도 한다.
논문 공저자인 워싱턴대 지구 및 우주과학과 데이비드 캐틀링(David Catling) 교수는 “이들 호수와 못에서 극단적으로 높은 인산염 수준은 인을 생명 탄생에 필요한 RNA와 단백질, 지방 등의 분자 구성요소로 만드는 반응을 촉발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화산암 상에 만들어진 탄산염이 풍부한 케냐의 마가디 호수. 이 호수의 짠 물에는 미생물이 풍부해 플라멩코를 포함한 다른 많은 상위 생명체들을 끌어들인다. ⓒ Stig Nygaard/Flickr
생명의 기원 위한 탄산염과 시안화물
약 40억 년 전 초기 지구의 이산화탄소가 풍부한 대기는 그런 호수들을 만들고 최대 수준의 인산염을 이끌어내는데 이상적인 환경을 제공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탄산염이 풍부한 호수들은 이산화탄소가 많은 대기에서 형성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또한 이산화탄소는 물에 용해돼 암석에서 인을 효과적으로 방출하는 산성 조건을 만든다.
토너 교수는 “초기 지구에서는 화산 활동이 활발했기 때문에 이산화탄소와 반응할 수 있는 신선한 화산암이 많아 호수에 탄산염과 인을 많이 공급했을 것”이라며, “그에 따라 탄산염이 풍부한 호수가 많이 생겨 생명이 시작되기에 충분한 고농도의 인이 축적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저자들의 또 다른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이런 유형의 호수들은 또한 단백질과 DNA 및 RNA의 구성 성분인 아미노산과 뉴클레오티드 생성을 지원하는 풍부한 시안화물(cyanide)을 만들어낼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에 앞서 연구팀은 생명의 기원을 지원할 수 있는 충분한 시안화물을 가진 자연환경을 찾기 위해 고심했었다.
시안화물은 인간에게는 유독하지만 원시 미생물에게는 그렇지 않으며, 생명의 구성 요소들을 쉽게 만들 수 있는 핵심적인 화학 성분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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