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 구조 세포도 면역 기능 조절한다

‘구조 면역’ 이해와 면역 질환 신약 개발에 도움

우리 몸의 대식세포나 T세포, B세포 외에 구조를 형성하는 상피세포와 내피세포, 섬유모세포도 면역 기능에 관여한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

오스트리아 과학원 분자의학 연구센터(CeMM) 연구진은 구조 세포의 후성유전적 및 전사적 조절에 대한 체계적 전장 유전체 분석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과학저널 ‘네이처’(Nature) 1일 자에 보고했다.

인체 면역 시스템은 바이러스와 박테리아, 기타 병원체의 지속적인 공격으로부터 신체를 방어한다. 이 같은 방호의 대부분은 골수에서 유래해 병원체 퇴치에 특화된, 일종의 ‘경비대’ 역할을 하는 조혈 면역세포(hematopoietic immune cells)에 의해 제공된다.

여기에는 병원체를 제거하는 대식세포(macrophages)와 감염된 바이러스 생성 세포를 죽이는 T세포, 병원체를 중화시키는 B세포가 포함된다.

그러나 인체 면역 기능은 이런 ‘전문가’들에만 국한되지는 않으며, 더욱 많은 유형의 세포들이 병원체에 감염됐을 때 이를 감지하고 병원체에 대항해 면역 반응에 기여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스마트한 구조 세포. 인체의 구조 세포도 면역 기능을 조절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 Rob Dobi / CeMM

12가지 장기의 구조 세포 유전자를 고용량으로 시퀀싱

구조 세포(structural cells)는 인체의 필수 구성요소로서 조직과 기관의 구조를 형성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가장 주목할 만한 것으로, 상피 세포(epithelial cells)는 피부의 표면을 구성하는 동시에 조직과 기관을 서로 분리하는 역할을 한다. 또 내피 세포(endothelial cells)는 모든 혈관의 내부를 덮어주며, 섬유아세포 혹은 섬유모세포(fibroblast)는 조직과 기관의 모양을 유지하는 결합조직을 형성한다.

구조 세포는 류머티즘 관절염이나 염증성 장 질환 같은 자가면역질환과 암에서 잘 확립된 역할을 수행함에도 불구하고 인체에서 종종 단순하고 그리 흥미롭지 않은 요소로 간주된다.

CeMM의 크리스토프 복(Christoph Bock) 박사 연구실 토마스 크라우스그루버(Thomas Krausgruber)와 니콜라우스 포르텔니(Nikolaus Fortelny) 연구원 팀은 인체 구조 세포의 후성유전적 및 전사적(transcriptional) 조절에 대한 체계적 전장 유전체 분석을 통해 면역 조절에서 구조 세포의 역할을 규명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연구팀은 이를 위해 건강한 실험 쥐에서 얻은 서로 다른 12가지 장기의 상피 세포와 내피 세포 및 섬유모세포에 대해 고용량 처리 시퀀싱 기술(RNA-seq, ATAC-seq, ChIPmentation)을 적용해 이들 구조 세포에서의 면역 유전자 활성에 대한 포괄적 카탈로그를 만들었다.

실험 쥐에서 얻은 12가지 장기의 구조 세포(상피, 내피, 섬유모세포)의 후성유전적, 전사적 조절을 조사하기 위해 유전자 분석(RNA-seq, ATAC-seq, ChIPmentation, flow cytometry)을 활용한 연구의 개요도. ⓒ Thomas Krausgruber / CeMM

연구팀은 이 데이터세트를 통해 구조 세포에서 면역 유전자가 광범위하게 발현된다는 사실과 함께, 고도로 세포 유형에 특화되거나 장기 유형에 특화된 유전자 조절 패턴을 발견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한 생물정보학적 분석에서 구조 세포와 조혈 면역 세포들 사이의 복잡한 상호작용 네트워크를 조절하는 유전자들을 탐지해 냈다. 이 같은 사실은 구조 세포들이 침입 병원체에 대한 반응에 기여하는 잠재적 메커니즘이 존재함을 가리킨다.

신속 반응 위한 사전 프로그래밍

흥미롭게도 많은 면역 유전자들은 높은 유전자 발현과 관련된 후성유전적 특성 보인 반면, 실험 쥐의 구조 세포들에서 관찰된 유전자 발현은 후성유전적 특성에 기초해 볼 때 예상보다 낮았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예를 들어 병원체에 대한 신속한 반응을 위해 유전자들의 행동이 필요할 때 이들 유전자들이 후성유전적으로 신속한 상향조절을 위해 사전 프로그래밍 돼 있으리라는 가정을 했다.

연구팀은 이 가설을 테스트하기 위해 CeMM의 안드레아스 베르크탈러(Andreas Bergthaler) 박사연구실과 협력해, 바이러스 면역학 및 감염 생물학에 대한 전문지식을 활용했다.

논문 시니어 저자인 크리스토프 복 박사(오른쪽)와 제1저자인 니콜라우스 포르텔니와 토마스 크라우스그루버 연구원. © Klaus Pichler / CeMM

실험 쥐에게 광범위한 면역 반응을 유발하는 바이러스(LCMV)를 감염시키자 예상대로 후성유전적으로 활성화 태세를 취한 많은 유전자들이 상향 조절됨으로써 구조 세포들이 바이러스 감염에 반응해 전사적 변화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구조 세포가 빠른 면역 반응에 관여하도록 사전 프로그래밍하는 ‘후성유전적 잠재력(epigenetic potential)’을 수행한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구조 면역’ 이해를 위한 첫 단계

연구팀은 추가 검증을 위해 실험 쥐에 면역세포가 분비하는 단백질인 사이토카인을 주입해 인위적인 면역반응을 유발했다. 그러자 실제로 동일한 유전자의 상당수가 상향 조절된 것으로 밝혀졌다.

새로운 연구는 구조 세포에 면역 유전자를 조절하는 놀라운 복잡성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이 결과는 구조 세포가 인체의 필수 구성요소일 뿐만 아니라 병원체에 대한 방어에도 광범위하게 기여한다는 점을 부각시킨다.

더욱이 이번 연구를 통해 제시된 데이터는 ‘구조 면역(structural immunity)’이 인체 면역 시스템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가를 이해하기 위한 중요한 첫 단계를 구축했다. 아울러 면역 시스템이 관련된 일부 질병들에 대한 혁신적인 치료법 개발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2445)

뉴스레터 구독신청
태그(Tag)

전체 댓글 (0)

과학백과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