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인류 역사상 최초로 소행성에 접근하다

[별들의 후손이 들려주는 천문학 이야기] NASA의 디스커버리 프로그램(1) 니어 슈메이커

미항공우주국(NASA)의 임무 중 주로 지구 안쪽/바깥쪽 행성들과 먼지원반을 탐사하며 태양계의 기원과 유기화합물의 비밀을 밝힐 목적으로 시작한 뉴프런티어 프로그램들은 현재까지 총 4개의 큰 프로젝트로 구성되어 있다. 

이와는 달리 비교적 단기간에 수행할 수 있으며 저비용에 초점을 맞춘 작은 미션들로 구성되어 있는 디스커버리 프로그램은 현재까지 총 14개의 프로젝트(2021년 이후 발사 예정 프로젝트 2개 포함)가 있다.  

디스커버리 프로그램은 1989년 NASA에 태양계탐사본부가 생긴 이후로 태양계 탐사의 새로운 전략 일환으로 논의되기 시작한 후 1990년에 프로그램이 최종 확정 및 착수되기 시작하였다. 

그중 첫 번째 미션으로 선택된 프로젝트는 지구 근접 소행성을 탐구한 니어 슈메이커(NEAR Shoemaker)였다. 우주 탐사 초기에는 목성으로 이동하는 갈릴레오 탐사선이 소행성을 지나가면서 촬영했지만, 1996년 2월 17일 델타 7925-8에 실려 발사된 니어 슈메이커는 최초로 소행성만을 위한 프로젝트였다.

현재의 이름은 발사 후에 명명되었는데, 니어는 지구근접소행성 랑데부 (NEAR: Near Earth Asteroid Rendezvous)의 약자이며, 슈메이커는 위 프로젝트의 진행 중 사고로 사망한 천체 물리학자인 유진 슈메이커를 추모하는 의미로 붙여졌다.

니어 슈메이커와 433 에로스의 상상도 ©NASA/JPL/JHU

니어 슈메이커 프로젝트의 목표는 대략 2000만 km까지 지구에 가까이 근접하는 지구 근접 소행성 433 에로스였다. 지구 근접 소행성은 지구궤도와 교차하는 궤도를 가진 소행성으로 지구와 충돌가능성이 있는 천체들이다. 

433 에로스 소행성은 구형이 아니고, 불규칙한 형태로 인해 x축, y축, z축으로 설명되는데, 대략적인 평균 지름으로 433 에로스 16km의 규모를 자랑하고 있어서 지구 근접 소행성 중 1036 가니메드 (Ganymed)에 이어서 2번째로 큰 규모이다.

니어 슈메이커가 전송한 433 에로스의 모습 © NASA/JPL/JHU

계속해서 433 에로스의 궤도를 선회하던 중, 2001년 2월 12일 드디어 433 에로스로의 착륙에 성공한 니어 슈메이커는 인류의 우주탐사 역사상 처음으로 소행성에 착륙하는 위업을 이뤄냈다. 

존스홉킨스대학 응용물리학연구소 로버트 파쿠하르 박사는 ‘슈메이커호의 연료가 거의 바닥이 나면서 당초 계획에 없는 착륙을 시도했다’고 설명했는데, 니어 슈메이커호는 착륙 장치가 없기 때문에 사실상 이는 통제된 충돌에 가까웠다. 이는 에로스의 중력이 지구의 약 1000분의 1수준이었기에 가능했다.

이후 16일간 16만 장 이상의 사진을 찍으면서 자료를 수집하면서 임무를 종료한 니어 슈메이커는 당초 계획보다 훨씬 더 많은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프로젝트이다. 

6가지 다른 방향에서 바라본 433 에로스의 모습©NASA/JPL/JHU

니어 슈메이커는 433 에로스 소행성이 긴 산맥과 30개가 넘는 크고 작은 크레이터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을 밝혀냈다. 433 에로스는 그리스신화의 사랑의 신 에로스의 이름이 붙은 소행성인 만큼 소행성의 크레이터는 주로 에로스의 연인들 이름으로 명명되었는데, 중앙 쪽에 위치한 프시케(Psyche)라는 이름으로 명명된 큰 규모의 크레이터는 약 5km가 넘는다. 433 에로스에 존재하는 여러 크레이터는 지금까지의 수많은 소행성 간의 충돌을 암시하고 있다.

433 에로스의 크레이터 중 가장 큰 프시케 크레이터 ©NASA/JPL/JHU

433 에로스는 규산염(silicate)로 이루어져 있다고 추정된다. 규산염으로 이루어진 소행성들은 외계 태양계의 먼지원반에도 아주 흔하지만, 우리 태양계에서는 주로 화성과 목성 사이의 소행성대 안쪽에 많이 존재한다고 생각되었기에, 433 에로스의 기원은 소행성대일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433 에로스의 밀도는 지구와 비슷한 수준이며, 소행성의 낮은 섭씨 100도 정도까지 올라가지만, 밤은 대략 영하 150도까지 내려가기에 일교차는 상당한 수준이다. 

니어 슈메이커가 전송한 마지막 이미지 ©NASA/JPL/JHU

결과적으로 지구의 원일점과 433 에로스의 근일점 부근에서 만나는 가장 가까운 접근은 대략 81년 주기로 일어나는데, 향후에도 지구에 위협을 줄 가능성은 없다. 

참고로 니어 슈메이커가 433 에로스로 가던 도중 방문한 소행성인 253 마틸데(253 Mathilde)는 탄소질 소행성으로 평균 지름만 해도 대략 50km 정도인 현재까지 우주탐사선이 방문한 소행성 중 가장 큰 소행성이다. 

니어 슈메이커가 촬영한 253마틸데의 모습 ©NASA/JPL/J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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