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최초의 대화는 무엇이었을까?

고대 인류 대화 연구…도구 제작 관련 내용으로 추정

소크라테스는 대화를 통해 상대방을 내편으로 생각하고 공통되는 진리탐구에 대해 협력하는 정신과 태도를 가지고 있었다.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여러 방법 중 대화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아무래도 가장 널리 행해지는 말하기 방식이기 때문이 아닐까.

대화에 대한 관심과 응용의 역사는 그리스 시대의 소크라테스 대화법에까지 소급된다. 물론 그 이전에도 대화의 중요성과 유용성에 대한 많은 관심이 있었고, 연구가 진행되어 왔다. 그렇다면 인류는 가장 처음에 어떤 대화를 나누었을까.

토마스 모건(T. J. H. Morgan) 캘리포니아대학교(University of California, USA) 박사를 비롯한 공동 연구팀은 250만~180만 년 전 고대 인류가 가장 처음으로 나눈 대화의 내용을 연구하였다. 이 연구 결과는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를 통해 발표되었다. (원문링크)

연구팀이 연구한 결과, 고대 인류는 직접 생활에 필요한 도구를 만드는 내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던 것으로 보인다. 이를 알아보기 위해 연구팀은 아프리카의 대표적 초원지인 사바나에서 살았던 고대 인류의 도구 제작 기술과 관련한 진화과정을 연구하였다.

대화의 역사는 그리스 시대 이전으로 올라간다. 인류는 가장 처음에 어떤 대화를 나누었을까. 그 시작은 도구를 만드는 과정에서 출발했다. ⓒ ScienceTimes

대화의 역사는 그리스 시대 이전으로 올라간다. 인류는 가장 처음에 어떤 대화를 나누었을까. 그 시작은 도구를 만드는 과정에서 출발했다. ⓒ ScienceTimes

이 과정에서 도구 제작을 서로 돕기 위한 대화가 시작되었으며, 고대 인류의 첫 대화는 예상보다 훨씬 복잡했을 것으로 보인다. 도구를 만드는 과정은 현대 인류의 대화 및 지도(teaching) 능력을 발전시키는데 꼭 필요한 진화적 이점을 제공했기 때문에 상당히 중요한 과정으로 평가받고 있다.

연구팀은 가설 입증을 위해 올도완(Oldowan) 손도끼의 제작 과정을 시연했다. 돌 두 개를 서로 마주친 뒤, 둘 중 하나에서 떨어져 나온 조각에 날을 세운 석기인데, 별다른 공을 들이지 않아도 돌 두 개를 번갈아가며 서로 마주치는 아주 간단한 기술을 필요로 한다.

실험에는 대학생 180여명이 참가했다. 이들에게 대화기술이 존재하지 않는 가정하에 올도완 손도끼를 제작하게 만들었다. 일부는 대화가 없는 상태에서 스스로 돌 두 개를 부딪혀가며 손도끼를 만들었고, 일부는 5~10명이 한 팀이 되어 간단한 대화 등을 통해 이를 제작하도록 했다.

그 결과, 대화를 통해서 도구 제작을 서로 배워가던 학생들이 사냥에 더욱 활용도가 높은 돌조각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사실 도구를 만드는 과정은 현대 인류의 대화 및 지도(teaching)능력을 발전시키는데 꼭 필요한 진화적 이점을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러한 점을 볼 때, 대화의 시초는 약 250만년 전 시작되었을 것으로 보이며, 이는 기존에 알고 있던 이른바 ‘대화의 탄생’ 시기보다 훨씬 앞선 것이라고 할 수 있다. 70만 년 전, 올도완 손도끼가 만들어졌을 당시에는 말이나 대화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기술 수준이 매우 낮았다.

하지만 누군가가 말로 기술을 알려주려고 했을 때, 주위 사람들은 더 빠르고 정확하게 기술을 습득하게 된다. 이를 바탕으로 추측해본다면, 구석기 이전 아슐리안 시대 때부터 간단한 동작이나 ‘Yes’, ‘No’, ‘There’, ‘Here’과 같은 의사 표현을 통해 기술을 전수했을 가능성이 있다.

인류 최초의 낙서는 과연 언제였을까

사람이 말을 한다는 것은 결국 무언가를 전달하고자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의사소통의 수단으로 ‘말’을 선택한 것인데, 사실 의사소통에 사용되는 매체는 언어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림도 있다. 인류는 언제 처음으로 낙서를 한 것일까.

조세핀 주르덴(Josephine C. A. Joordens) 레이던대학(Universiteit Leiden, The Netherlands) 박사팀은 인류가 처음으로 무언가를 낙서한 것이 50만 년 전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다. 인류가 호모 에렉투스(Homo Erectus) 시절부터 낙서 수준의 그림을 그렸다는 것이다. (원문링크)

연구팀이 이번 연구에 사용한 사료는 120년 전인 1890년대 독일 고인류학자인 외젠 뒤부아(Marie Eugène François Thomas Dubois)가 발굴한 민물 홍합 껍질 화석이다. 외젠 뒤바아가 인도네시아 자바섬의 50만 년 전 지층에서 발굴한 것이다.

이 화석 안에는 뾰족한 물건으로 그은 듯한 길이 1센티미터(cm)의 미세한 선이 있었다. 이 선은 마치 톱니 끝처럼 지그재그 휘어 있었고, 방향이 바뀔 때도 있었다. 중요한 것은 이 때, 도구를 뗀 흔적이 없었다. 이는 인위적으로 휘어서 그렸다고 추정할 수 있다.

자연적으로 혹은 우연히 이런 흔적이 만들어지기는 상당히 어렵다. 따라서 이 선은 의도를 갖고 그린 일종의 낙서라고 추정할 수 있다. 연구팀은 실제로 직접 도구를 가지고 재현을 해봤는데, 제작이 몹시 힘들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물론 이를 ‘예술’로 봐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왜냐하면 만든 사람의 의도를 파악할 수 없다면, 그것을 예술이라고 평가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예술이라고 볼 수는 없으나, 인위적으로 어떠한 목적을 가지고 그린 낙서이기 때문에, 상당히 의미있는 연구라고 할 수 있다.

초기 인류, 320만 년 전부터 도구 사용했다

그렇다면 가장 논란이 많은 ‘인류의 처음’은 무엇일까. 바로 사람이 언제 ‘처음’으로 도구를 사용했는가에 대한 논란이다. 도구의 발명을 보여주는 최초의 증거는 약 260만 년 전으로, 현재 남아프리카공화국에 해당하는 지역에 살았던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프리카누스(Australopithecus africanus)이다.

이들은 지금까지 이론으로는 도구를 만들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켄트대학교(University of Kent, UK), 막스플랭크연구소(Max Planck Institute for Evolutionary Anthropology, Germany), 비엔나 공과대학(Technische Universität Wien, Österreich) 연구진 등은 기존의 견해와는 다른 내용의 연구를 발표하였다. (원문링크)

연구팀은 지금으로부터 320만 년 전쯤 아프리카에 살았던 초기 인류의 손이 도구를 발명할 수는 없어도, 도구를 잡고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었다고 밝혔다. 아프리카누스 원인은 원숭이를 닮은 얼굴과 긴 팔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뇌는 크고 두 다리로 직립보행을 하고 있었다.

이들은 나무에서 내려와 생활을 했고, 손재주가 있을 정도로 높은 운동능력을 보유했음을 추정할 수 있다. 근거는 바로 뼈 내부에 있는 ‘섬유주’라는 해면상 구조이다. 연구팀은 이런 섬유주를 분석, 아프리카누스 원인이 살았을 당시 뼈의 쓰임을 밝혀냈다.

예를 들어, 이런 해면질의 뼈는 사람과 유인원 사이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사람은 엄지손가락과 다른 손가락을 이용하여 물건을 꽉 움켜쥘 수 있다. 하지만 유인원은 그렇게 하지 못한다. 네안데르탈인은 이런 점에서 현생인류의 손과 상당히 비슷했고, 도구를 사용하거나 동굴벽화를 그리는 등 손재주가 있었다.

연구팀은 아프리카누스 원인의 섬유주를 분석하였고, 사람과 유사하게 엄지손가락 뼈와 손바닥 뼈를 통해 강력한 손가락이 강력한 대립 운동을 했음을 알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도구를 사용할 때 사용되는 것이 바로 이 대립운동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기존에 발표된 원인의 석기 사용을 보여주는 고고학적 증거를 뒷받침하고 있다. 더불어 초기 인류가 사람과 닮은 손의 형태를 기존 이론보다 훨씬 전부터, 그리고 더 자주 사용하고 있었음을 나타내는 증거가 된다는 점에서 상당히 의미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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