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는 우주에서 온 별의 자식”

빅 히스토리 관점에서 본 인류의 기원

우리는 누구인가, 인간은 어디서 왔는가. 인류는 늘 인류의 기원이라는 거대한 물음에 대해 묻고 이를 알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러한 물음에 최근 과학자들은 ‘빅 히스토리’의 관점에서 인간의 지도를 새로 그리려 하고 있다. 빅 히스토리(Big History)란 우주, 지구, 생명, 인류의 역사를 통합 학문을 통해 하나의 일관된 이야기로 이해하려는 노력이다.

빅 히스토리를 통해 우리는 인류의 기원을 찾을 수 있을까.

18일 국립세종도서관에서 진행된 ‘2020 과학으로 잇는 인문학, 빅 히스토리와 사피엔스’ 강연에서 세계적인 석학 유발 하라리(Yuval Noah Harari)가 쓴 ‘사피엔스(Sapience)’의 번역가이자 과학저술가인 조현욱 과학과 소통 대표가 빅 히스토리로 본 인류의 기원을 알아봤다.

빅 히스토리의 관점에서 보면 인류는 별에서 왔다. 하나의 점에서 거대한 폭발이 일어나 인류의 역사가 시작됐다. ⓒ 게티이미지뱅크

우주에서 본 인간의 시간, ‘짧고 짧다

조현욱 과학저술가는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빅뱅으로부터 왔다. 우리는 별의 자식이다. 바로 이것이 빅 히스토리의 시작”이라며 인류의 기원을 설명했다.

빅 히스토리 이론은 데이비드 크리스천 호주 매쿼리대학 교수가 창시했다. ‘빅 히스토리’는 말 그대로 ‘거대한 역사’다. 기존의 역사학자들은 인류의 역사를 농경의 발전 이후로 봤다. 대게는 역사란 문서로 기록된 것이었다.

조현욱 과학저술가는 빅 히스토리 관점에서 인류의 새로운 기원을 설명했다. ⓒ 국립세종도서관

하지만 과연 그게 다일까? 데이비드 크리스천 교수는 이러한 물음을 시작으로 인류의 시간을 과학적 지식으로 구성한 새로운 이론을 만들었다. 데이비드 크리스천 교수는 ‘빅 히스토리는 과학적 지식에 근거해서 우주 전체를 살펴보는 현대판 기원(Origin) 이야기’라고 정의했다.

그렇다면 인류의 빅 히스토리는 어디에서부터 봐야 할까. 빅 히스토리를 쉽게 잘 보여주는 것이 바로 천문학자 칼 세이건(Carl Sagan) 코넬대 교수가 만들어낸 우주 달력(Cosmic Calendar)이다. 138억 년의 우주 역사를 1년짜리 달력으로 만든 것이다.

우주의 역사가 1년이라면 우리는 지금 어디에 해당할까. 지금은 12월 31일 밤 12시다. 우주 달력에 의하면 한 달은 11억 5000만 년, 하루는 3830만 년에 해당된다. 그의 계산에 의하면 우주력의 1초는 지금 우리 시간으로 443년이다.

인류가 최초로 발견한 우리 은하. 밤 하늘의 은하수가 바로 우리 은하의 모습이다. ⓒ 게티이미지뱅크

우주는 ‘빅뱅’에 의해 태어났다. 우주 달력에 의하면 커다란 대폭발 ‘빅뱅’은 1월 1일 0시에 일어났다. 대폭발로 인해 우주의 팽창이 생겨났고 오늘날 우리가 아는 모든 에너지와 물질이 탄생했다.

빅뱅 이전에는 우리가 지금 느끼는 시간과 공간도 없었다. 우주가 만들어지면서 시공간이 생겼다. 이것이 바로 물리학의 기초이론이다.

우리가 속한 은하계는 5월 1일에 만들어진다. 우리의 시조를 찾으려면 또 많은 시간이 흘러야 한다. 생명은 38억 년에서 45억 년 사이에 만들어진다. 이때가 9월이다. 지구는 9월 14일 탄생한다.

10월이 되면 이산화탄소, 물, 태양 에너지를 이용해 광합성을 하는 생명체가 생겨난다. 광합성을 하는 생명체는 태양 에너지를 받아 저장했다가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동물은 이러한 광합성 생명체를 먹음으로써 생명을 유지하게 된다. 이렇게 생태계가 구성된다.

우주의 시간 이해하면 인간의 삶 겸손해야

아직도 인류가 태어나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11월에는 진핵 세포가 생긴다. 진핵 세포란 세포 안에 유전물질이 모여있는 것을 말한다. 인류는 12월 1일과 13일 사이에는 무언가를 발견하지 못했다.

조 저술가는 “인류는 흔적 화석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 중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아직 알지 못한다. 하지만 14일이 되면 해면동물이 나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8일 국립세종도서관은 ‘2020 과학으로 잇는 인문학’ 프로그램으로 빅히스토리와 사피엔스와의 관계를 알아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 국립세종도서관

15일이 되면 다양한 흔적 화석이 나오기 시작한다. 척추동물, 턱 있는 동물, 양서류가 나온다. 24일에는 판게아(Pangaea)가 형성된다. 판게아는 현존하는 6개의 대륙이 하나로 합쳐져 있었던 시절의 가상의 원시 대륙을 말한다.

25일이 되면 공룡이 번성하기 시작한다. 되짚어 보면 2억 2000만 년 전이다. 26일에는 포유류가 나타나고 27일에는 새가 나타난다. 28일에는 꽃을 피우는 ‘현화식물’이 나타난다. 29일에는 공룡이 최상위 포식자가 된다. 공룡은 1억 5000만 년 동안 잘 살았다.

12월 30일에는 대사건이 일어난다. 공룡이 갑자기 멸종하는 사건이다. 약 6600만 년 전 일이다. 공룡의 멸종은 인류에게는 기회였다. 공룡이 멸종되자 포유류가 번성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우주력에서 보면 인간의 100년은 단지 0.23초에 불과하다. 인간의 수명 100세는 커다란 우주의 빅 히스토리 관점에서 보면 너무나 짧은 찰나의 시간인 셈이다. 현생 인류인 호모 사피엔스는 지금으로부터 8분 전에 생겨났다. 11시 52분. 지금으로부터 약 30만 년 전이다.

이제 밤 11시 59분이 됐다. 마지막 1분을 남기고 인류는 많은 일을 해냈다. 구석기시대와 신석기시대, 산업혁명과 근대화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역사는 숨 가쁘게 전개된다.

앞으로 인류는 어떻게 될까. 학계에는 6번째 대멸종의 대상이 인류일 것이라고 점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인류가 남은 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에 따라 지구의 운명도 달라질 수 있다.

조 저술가는 “우리는 특별한 존재다. 인간은 우리 자신에 대해, 우주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라며 “우주 달력을 보면서 우리가 어디에 있는가를 살펴봐야 한다. 겸손해야 한다. 인류가 6번째 대멸종의  대상이 될지는 오로지 인류에게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2479)

태그(Tag)

전체 댓글 (0)

과학백과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