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발전을 이끈 쌍끌이 학파

[AI 돋보기] 지능 구현 방식 기호주의와 연결주의로 나눠져

현재 인공지능(AI) 산업에서는 ‘이루다’ 논란이 한창이다. 참고로 이루다는 스캐터랩(Scatter Lab)이 지난해 12월 출시한 AI 기반 채팅앱이다.

이루다는 양날의 검처럼 AI 산업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좋은 측면에서는 국내 AI 기술이 많이 발전했음을 보여준다. 스캐터랩은 기존에 출시한 ‘연애의 과학앱’으로 1억 건 이상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수집했는데, 이루다는 이러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구현됐다. 그래서인지 이루다 답변이 진짜 사람 같다. 출시 2주 만에 70만 명 넘게 이용했을 정도이다.

나쁜 측면으로는 부작용과 개인 정보 침해가 있다. 부작용은 AI가 사람이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사람에게 손해는 입히는 것이다. 이루다에서는 성차별과 같은 막말로 AI 부작용이 나타났다. 이로 인해 국내도 AI 부작용에 경각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해외에서는 이를 막고자 여러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가령 2016년에 국제전기·전자기술자협회(IEEE)는 ‘윤리를 고려한 설계(Ethically Aligned Design)’을 배포했다. 2017년 유럽연합(EU)는 전자인간법을 개정했다. 이를 통해 AI로 빚어질 AI 부정행위를 막는 방안도 제안됐다. 국내도 이 같은 노력이 필요해진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이루다는 개인 정보도 침해했다. 앞서 말한 1억 건의 개인 데이터를 허가 없이 이루다 개발에 활용됐다. 개인 정보 침해는 AI로 인해 데이터가 중요해짐에 따라 등장할 수밖에 없는 문제점 중 하나이다. 일례로 2019년 8월에 논란이 됐던 AI 스피커의 개인 정보 침해가 있다. AI 스피커 개발 회사는 음성인식 향상을 위해 개인 음성데이터를 무단으로 활용했다.

70년 넘은 AI 역사

이루다는 AI가 가진 양날의 검을 그대로 보여준다. AI 관련 현실적인 문제를 생각하게 하는 셈이다. 어찌 보면 AI가 그만큼 발전했기 때문에 생긴 문제이다.

그럼 AI 역사는 얼마나 될까?

1950년 10월 컴퓨터 학자인 앨런 매티슨 튜링(Alan Mathison Turing)은 AI 근간이 되는 ‘컴퓨팅 머신과 지능(Computing Machinery and Intelligence)’라는 논문을 개재했다. AI 개념이 처음 공식적으로 제안된 것이다. 해당 논문에서는 기계가 지능을 가질 수 있음에 관한 내용이 다뤄져 있다. 그러나 이때는 AI의 용어가 언급되거나 내용이 구체적이지 않았다.

AI 용어는 6년이 지나서야 등장한다. 1956년 다트머스대학교 교수 존 매카시(John McCarthy)는 다트머스 회의에서 AI 용어를 언급했다. 그리고 AI에 대한 구체적 논의를 진행하면서 AI 연구도 제안했다.

연결주의와 기호주의

AI 역사가 70년이 넘은 만큼 학파도 구성돼 있다. 연결주의와 기호주의로 크게 구분할 수 있다. 초기와 현재는 연결주의가 우세하다. 기호주의는 AI 암흑기라고 불리던 시대에 우세했던 학파이다.

뇌 신경망을 본뜬 연결주의 AI ⓒPixabay

연결주의는 사람의 뇌 구조를 본떠서 기계의 지능을 구현하자고 주장한 학파이다. 연결주의라고 불리는 이유는 ‘뇌 신경망이 시냅스로 여러 뉴런이 연결된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시냅스 연결을 구현하자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AI 초기에는 연결주의 형태로 연구되기 시작했다. 1958년 미국 컴퓨터 공학자인 프랭크 로젠블라트(Frank Rosenblatt)는 퍼셉트론(Perceptron)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는데, 퍼셉트론은 뇌 신경망을 본떠서 만들어진 컴퓨터 알고리즘이다.

이후 연결주의는 퍼셉트론을 기반으로 AI를 발전하는 동시에 퍼셉트론을 보완한 논문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참고로 연결주의는 뇌 구조를 본떠서 AI를 구현하려 했을 뿐만 아니라 지능 구현도 사람과 유사하게 구현하고자 했다. 사람은 경험과 학습을 통해 지능을 구현한다. 연결주의는 AI도 이를 통해 구현하려 했다. 그러나 구현이 쉽지 않았다. 학습 데이터와 컴퓨팅 성능이라는 기술적 한계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이에 연결주의는 오래가지 못했다. 1970년대를 AI 격차 시대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AI 산업에서 이상과 현실의 괴리가 보였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AI 연구 지원도 줄기 시작했다.

그러나 AI 연구가 중단된 것은 아니다. 타협점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기호주의가 이에 해당한다. 참고로 기호주의는 지능을 사람이 직접 구현하는 방식이다.

등장 배경에는 1959년 개발된 의료용 전문가 진단 시스템이 있다. 해당 시스템은 의료진에게 적절한 처방 내용을 구현하는데, 이러한 지능은 사람이 직접 규칙을 넣어서 만들어졌다.

기호주의는 현실과 타협한 AI 시스템을 제안했다. 1980년에는 여러 산업에서 이러한 AI를 적용하기 시작했는데, AI의 산업화로 묘사하기도 한다.

그러다 2010년 들어서면서 연결주의가 또 한 번 주목받게 한다. 계기는 빅데이터 등장 때문이다. 빅데이터는 연결주의의 AI 방식에 적합한 충분한 학습 데이터를 제공한다. 그뿐만 아니라 컴퓨팅 성능까지 뒷받침해 주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이미지 인식 시스템에서 일어났다. 이미지넷(Imagenet)은 매년 AI의 이미지 인식률을 놓고 벌이는 경진대회이다. 2011년까지만 해도 AI의 최고 이미지 인식률은 74%였다. 기호주의만으로는 발전하기 힘든 AI 성능 한계에 도달한 것이다. 그런데 2012년 연결주의가 이러한 한계를 깼다. 알렉스넷은 신경망 알고리즘 일종인 ‘컨볼루션신경망(CNN)’을 탑재해 84%의 이미지 인식률을 가진 시스템을 선보였다.

이후 이미지넷에서는 연결주의 방식 AI로 인해 급격한 혁신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2015년에는 사람의 이미지 인식률(94.9%)를 넘어섰는데, 2017년 기준으로 97.9%의 정확도를 가진 AI가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연결주의가 대중에게까지 알려지기도 했다. 2016년 알파고가 이에 해당한다. 바둑은 AI가 넘어설 수 없는 분야였다. 엄밀히 말하면, 기호주의 방식으로는 말이다.

연결주의, 이상이 현실화되고 있어

대부분 사람은 AI 시대가 알파고 이후라고 착각한다. 사실 AI는 오랫동안 산업에 적용되어 왔다. 물론 기호주의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어떤 사람은 연결주의를 강 인공지능으로 표현하고, 기호주의를 약 인공지능으로 표현한다. 이렇게 AI를 구분하는 것이다.

중요한 점은 인공의 형태로 구현한 지능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두 학파가 빈자리를 채우면서 AI 발전을 이끌었다. 기호주의는 1970년 당시 구현이 어려웠던 연결주의를 대신해 AI 발전을 이끌었다. 연결주의는 현재 기호주의가 부딪힌 한계를 해결하면서 AI 발전을 이끌고 있다.

허황된 이상이라고 불렸던 연결주의가 현실화되고 있다. 그리고 예상하지 못한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이루다에서 등장한 것처럼 말이다. AI 양면성을 잘 파악하면서 AI 발전을 이끌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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