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으로 법안 통과 예측

언어분석 통해 법제화 가능성 정확히 예측

현재 미국 상원을 통해 통과를 기다리는 수천 건의 법안 중에 트럼프 헬스케어 법안이 있다. 이전의 오바마 케어를 대체하기 위한 의료보험 관련 법안이다. 지난 5월4일 하원을 통과하고 지금 상원 통과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어떤 법안이든 상원을 통과하기 매우 힘들다. 이전까지 마지막 관문을 통과한 법안은 4%에 불과했다. 이런 관례에 비추어 트럼프 법안이 이 좁은 관문을 통과할 수 있을지 국민은 물론 의료계 전반에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그리고 이런 궁금증을 풀기 위해 법안의 상원통과 여부를 예측할 수 있는 인공지능 알고리듬이 개발됐다. 이 알고리듬은 법안 내용을 언어분석 차원에서 매우 세밀하게 분석해 이 법안이 법제화가 될 수 있을지 성공적으로 예측할 수 있다.    

의회에서 법안 통과 여부를 예측할 수 있는 인공지능 알고리듬이 개발됐다. 이 알고리듬은 매우 세밀한 언어분석을 통해 법제화가 될 수 있을지 예측이 가능하다. ⓒWikipedia

의회에서 법안 통과 여부를 예측할 수 있는 인공지능 알고리듬이 개발됐다. 이 알고리듬은 매우 세밀한 언어분석을 통해 법제화가 될 수 있을지 예측이 가능하다. 사진은 미 상원 전경.  ⓒWikipedia

언어와 법안 통과율 밀접한 관계    

22일 ‘사이언스’ 지에 따르면 이 알고리듬은 개발한 곳은 내쉬빌에 소재한 벤처기업 스코포스 랩스(Skopos Labs)다. 이 기업의 공동설립자인 컴퓨터과학자 존 네이(John Nay)는 상원에서 법안이 통과되는 과정을 지켜보았다.

법안이 상원을 통과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상원의원들의 관심이다. 이 법안에 관심을 갖고 심의위원회가 열려야 하는데 수천 건의 법안이 심의를 기다리는 만큼 의원들의 관심을 받기가 매우 힘들었다.

심의가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의원 모두가 참여하는 표결에서 3분의 2 이상의 득표를 받을 수 있을지 미지수였다. 거기에는 법안 내용에 따른 이해당사자들의 미묘한 역학 관계, 정부 입장, 정당에 따른 정책 변수 등 다양한 요소들이 존재했다.

네이 박사가 원한 것은 이 복잡한 법안 심의과정보다 한 단계 빨리 그 결과를 예측해낼 수 있는 알고리듬이다. 연구팀은 구성한 그는 공공정보 공유 사이트‘GovTrack’으로부터 1993년 이후 법안심의 과정을 다운받았다.

그리고 이 정보들을 인공지능 머신 러닝(machine learning) 프로그램에 입력해 그 심의 과정을 학습시켰다. 먼저 법안 속에 있는 단어와 단어, 문장과 문장 간의 연결, 의미상의 변화 등 다양한 요소들을 분석하도록 했다.

그리고 이 데이터와 법안 통과 여부를 비교한 결과 둘 사이에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를테면 법안마다 시급성을 요하는 법안이 있고 그렇지 않는 법안이 있다. 상원에서는 서둘러야 할 법안을 먼저 처리하고 있었다.

예산 규모 역시 법안 통과에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같은 사안을 놓고 거액의 예산이 소요된다면 적은 예산으로 정책을 추진할 수 있다는 법안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 같은 식으로 법안 지지자들의 파워, 여야 정당 간의 이해관계 등 다양한 측면을 패턴화해 분석할 수 있었다.

“혁신적이고 발전 가능성 있는 알고리듬”    

연구팀이 의도한 것은 인공지능의 빠르고 정확한 분석 능력을 통해 법안 통과 여부를 판단하는 일이었다. 이를 위해 법안 별로 점수를 매기고 실제 법안 통과 여부와 비교해나갔다. 그 결과 법안 통과 여부를 더 정확히 예측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사람들이 통과가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법안들에 대해 인공지능이 약 65%의 통과 가능성을 예측해 사람들의 생각과 다르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논문은 미국 공공과학 도서관 온라인 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 6월호에 게제 됐다.

네이 박사는 “연구를 시작할 당시 법안 통과 과정이 매우 편파적이고, 또한 숨어있는 의도에 따라 복잡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연구를 통해 법안 분석 자료만 가지고 법안 통과 여부를 예측할 수 있다는데 크게 놀랐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가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새로운 언어분석 방식을 사용했다는 점이다. ‘GovTrack’의 소프트웨어 개발자 조슈아 타우버(Josua Tauberer)는 “네이 박사팀의 예측 시스템이 매우 혁신적이고 발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언어분석만으로 법안 통과 여부를 정확히 예측하기는 불가능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워싱톤 대학의 정치학자인 존 윌커슨(John Wilkerson) 교수는 “더 정확한 예측을 위해 의원들의 마음을 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책과 법안을 결정하는 과정은 일반인이 생각하는 것처럼 단순하지 않다며, 의원들의 심리적 분위기에 따라 상황이 급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확한 예측을 위해 의원들의 마음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 상원은 1978년 헌법에 의해 문을 열었다. 하원을 견제할 목적으로 설립된 상원에서는 하원과 함께 입법 활동을 하고 있지만 헌법에 따라 ‘권고와 승인’이라는 중요한 권한을 지니고 있다. 법안에 대해 사실상 최종 결정권을 지니고 있다.

그런 만큼 상원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정당의 통제력 역시 상원의원에 대해서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이 미 정가 분위기다. 그런 만큼 상원에 상정된 법안 통과 여부를 놓고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인공지능이 상원에 상정된 법안 통과율을 정확히 예측해낼 경우 또 한 번 큰 놀라움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그러나 윌커슨 교수 말대로 의원들의 마음까지 예측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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