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얼마 전까지 ‘의식(conciousness)’은 과학이 아닌 철학의 영역이었다. 그러나 21세기 들어서면서 과학자들이 주관적 감정인 ‘의식의 메커니즘(mechanism of conciousness)’을 규명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 가장 근본적이고,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키면서 도전적인 과제로 부상했다. 그러나 뇌 과학이 급속히 발전하고 있는 지금 의식적 경험이 어디에서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중이다.
다른 한 쪽에서는 NCC(Neural Correlates of Consciousness)을 놓고 뜨거운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의식의 신경 상관물’이라고 번역되는 NCC는 특정한 의식을 지각하기 위한 최소한의 신경 작용 또는 메커니즘 등의 물질적 특성을 말한다.
그동안 철학자들의 영역이었던 의식 메커니즘의 실체가 최근 과학자들에 의해 밝혀지고 있다. 뇌 부위에서 서로 상호협력해 시각 정보를 처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wikipedia
전전두엽은 시각을 위한 중요한 뇌 부위
과학자들은 그동안 의식 경험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뇌의 대사활동이나 신경세포의 수, 연결 구조, 활동량 등을 다양한 방식으로 연구해왔다. 그러나 새롭게 발표되고 있는 연구 결과를 놓고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4일 과학전문지 ‘사이언스’에 의문을 풀 수 있는 논문이 발표돼 주목을 받고 있다. 논문 제목은 ‘The controversial correlates of consciousness’이며, 이 논문에는 2개의 연구 결과가 포함돼 있다.
연구 결과를 정리한 미시건 의대 조지 마셔(George A. Mashour) 교수는 논문 537쪽에서 전전두엽 피질(Prefrontal Cortex)이 시각정보 처리를 수행하는 중요한 뇌 부위임을 강조하고 있다.
시각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신경망을 점화시키며, 시각적 의식을 매개하고 있는 중요한 뇌 부위 중의 하나라는 것. 전전두엽 피질을 통해 시각적 정보가 전달되고 있으며, 또한 상호작용이 일어나고 있다는 의식의 경험적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연구는 영장류를 통해 ‘신호탐지 이론(signal detection theory)’, ‘전역 뉴런 작업공간 이론(neuronal workspace theory)’을 검증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신호탐지 이론’은 자극을 통해 지각 과정을 설명하는 이론이다.
‘전역 뉴런 작업공간 이론’이란 뉴런에서 의식이 발화하며, 많은 감각 정보가 공통의 작업 공간에서 섞이면서 의식이 일어난다는 이론이다. 지난 십여 년 간 흥분성 뉴런(excitatory neurons), 피질 등을 통해 일어나는 인지과정을 설명하는데 적용돼왔다.
연구팀은 ‘신호탐지 이론’을 확인하기 위해 영장류에 특정한 자극을 준 후 눈의 움직임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그 변화 과정을 정밀 분석했다. 그리고 전전두엽 피질 활동이 점화돼 전체적인 시각 정보를 처리하고 또한 통제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증폭·억제 과정 통해 정확한 정보 전달
확인되지 않은 자극으로 인한 움직임도 감지할 수 있었다. 또한 부수적인 자극으로 인해 일부 시각정보가 잘못 전달되는 과정도 있었다. 그러나 전두엽과 두정엽 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잘못 처리된 정보들을 바로 잡아가고 있었다.
‘전역 뉴런 작업공간 이론’에 의하면 흥분성 신경세포들은 인지 능력을 오염시키거나 혼란스럽게 하지 않고 시각적 신호를 증폭시킨다. 그러나 어떤 과정을 통해 그런 일이 발생하고 있는지 확인되지 않고 있었다.
연구팀은 영장류 뇌를 통해 흥분성 신경세포가 지극으로 인한 신호를 증폭시키지만 또한 억제 과정을 통해 오류를 범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global balanced amplification’이라 불리는 이 과정은 최근 인식경험 데이터와 일치하는 것이다.
논문은 영장류를 대상으로 한 이 연구 결과에서 시신경으로부터 흥분을 받아들이는 시각피질(visual cortex)과 뇌 앞 부분에 있는 배외측 전전두엽(Dorsolateral Prefrontal Cortex)이 시각적 자극에 대해 동시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고 밝혔다.
시각피질이란 대뇌피질 내에서 직접 시각 정보처리에 관여하는 후두엽에 위치하는 영역을 말한다. 최근 원숭이를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뇌 뒤쪽에 위치해 시각에 관여하는 영역은 32가지로 분류된다.
이들 다수의 시각관계 영역은 두정엽에 정보를 보내는 배측계와 하측두엽에 정보를 보내는 복측계로 구분하는데 보고 있는 것이 어디에 있는가 하는 공간시, 후자는 보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물체시에 주로 관여하고 있다.
두뇌의 사령탑이라 불리는 배외측 전전두엽은 뇌 앞부분에 위치하면서 창의성과 함께 작업 기억력과 의사결정력 그리고 사회적 상호작용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자가조절을 포함한 인지 조절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과거 가설에 머물렀던 이론들이 최근 과학기술 발전으로 확인되고 있지만,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연구는 시각 시스템을 중심으로 감각 처리 과정에 집중돼 있다. 반면 내성적인 의식 경험에 대해서는 접근하지 못하고 있는 중이다.
의식 경험에 대한 연구가 사람이 아닌 영장류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사항이다. 많은 과학자들이 영장류 실험을 통해 인간 의식 메커니즘을 어느 정도까지 추정해낼 수 있느냐는 질문을 제기하고 있다.
NCC, 즉 ‘의식의 신경상관물’을 통해 인간 의식 과정을 밝혀낼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의식과 관련, 과학계는 물론 종교계, 철학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또 다른 연구 결과를 제시하고 있어 논란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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