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거의 모든 유전체는 약 20년 전 인간 게놈 프로젝트(Human Genome Project)를 통해 염기서열이 분석됐으나, 이들 유전체 가운데 약 2%만이 폭넓게 연구돼 단백질 코딩 유전자가 확인됐다.
단백질은 살아있는 조직의 기초를 형성하고, 생물학적 과정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유전체 활용 비영리 연구기관인 미국의 허드슨알파 생물기술연구소(HudsonAlpha Institute for Biotechnology) 연구팀은 ‘DNA 구성요소 백과사전 프로젝트(ENCODE, the Encyclopedia of DNA Elements Project)’와 수십 년 동안의 장기적인 국제 협력을 통해, 다른 기관 협력자들과 더불어 인간 유전체의 나머지 98%가 어떤 중요성을 가지고 있는지를 밝히기 위해 노력해 왔다.
프로젝트의 목표는 인간 게놈의 기능을 이해하고, 중요한 부분을 식별해 내는 것이다. 이 연구팀이 최근 프로젝트 최종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미국의 허드슨알파 생물기술연구소가 여러 협력연구자들과 함께 장기간의 ‘ENCODE 프로젝트’를 수행해 오며 최근 최종 결과(ENCODE 3)를 발표했다. © Pixabay / Pete Linforth
인간 유전체 조직과 조절에 대한 새로운 통찰
프로젝트 최종 단계(ENCODE 3)에서 나온 결과에는 허드슨알파의 마이어스(Myers) 연구실과 칼텍의 바바라 월드(Barbara Wold) 박사 실험실, 펜실베이니아대 로스 하디슨(Ross Hardison) 박사, 캘리포니아(어바인)대 알리 모르타자비(Ali Mortazavi) 박사, 앨라바마대 및 허드슨알파의 에릭 멘덴홀(Eric Mendenhall) 박사 등이 많은 기여를 했고, 이 결과물은 7월 30일 과학저널 ‘네이처’(Nature)에 9편의 논문 개요로 출판됐다. 또한 다른 주요 저널에도 21편의 심층 연구가 발표됐다.
ENCODE는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인간유전체연구소(NHGRI)에서 연구자금을 지원했다.
ENCODE 컨소시엄 연구팀은 세 번째 최종 단계에서 유전자가 언제 어디서 켜지는지를 조절하는 DNA 스위치 후보 수백만 개를 ENCODE 데이터베이스에 추가했다.
이에 따라 인간과 쥐 유전체의 기능적 요소에 대한 포괄적인 지도를 개발하려는 목표에 한발 다가서게 됐다.
ENCODE 3는 또한 일부 DNA 스위치를 유용한 생물학적 범주에 할당한 새로운 등록부(registry)를 제공했다.
ENCODE 관련 내용이 표지 논문으로 소개된 ‘네이처’ 지(7월 30일). © Springer Nature
생리학적 수준으로 발현된 전사인자 최대 규모로 연구
이번 연구에서는 특히 최대 규모의 전사인자 연구가 발표돼 주목된다. 허드슨알파의 마이어스와 멘덴홀 박사팀이 인간과 쥐 유전체의 DNA 요소에 대한 지식을 넓히기 위해 전장 유전체 실험으로 전사인자(transcription factor) 생물학 연구를 수행했다.
프로젝트 매니저인 마크 매키위츠(Mark Mackiewicz) 박사는 이 연구를 감독하며 연구 진행을 도왔다.
전사인자는 인체 게놈에서 가장 큰 단백질 군에 속하며, DNA로 암호화된 유전자의 RNA 복제본을 만드는데 관여한다. 전사된 RNA는 세포에서 매우 중요한 단백질을 만드는데 사용된다.
일부 예외가 있기는 하지만 우리의 모든 세포들은 두 개의 동일한 유전체 사본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인체에 있는 200여 개 이상의 서로 다른 유형의 세포들이 서로 다른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 모든 유전자가 모든 세포 유형에서 활성화 혹은 발현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유전자 발현은 전사인자 단백질이 조절 요소인 DNA의 짧은 스트레치와 결합하면서 조절되는데, 이것이 유전자 발현을 켜고 끄는 스위치 역할을 한다. 유전자가 켜지고 꺼지는 이런 능력을 통해 각각의 서로 다른 세포 유형에서 독특한 유전자 조합이 발현되게 된다.
인체 염색체의 수와 형태를 나타내는 핵형(核型). 인간 게놈 프로젝트를 통해 염색체 안에 담긴 유전체 서열이 모두 분석되기는 했으나, 과학자들은 질병, 노화 등과 관련한 유전체의 세부적인 기능 등을 이해하기 위해 수많은 연구를 진행 중이다. © NHGRI
대규모 전사인자 연구 통해 새 사실 확인
허드슨알파 연구팀은 멘덴홀, 월드, 모르타자비 및 하디슨 박사 등 협력자들과 함께 인체 간암 세포주에서 발현된 전사인자의 약 4분의 1을 연구함으로써 지금까지 생리적 혹은 정상적 수준으로 발현된 전사인자에 대한 연구 중 최대 규모의 조사연구를 수행했다.
수리야 체트리(Surya Chhetri) 박사과정생과 함께 논문 공동 제1저자로 등재된 허드슨알파의 크리스 패트리지(Chris Partridge) 선임 과학자는 “전사인자의 유전체적 목표를 이해하는 것은 유전자 조절과 발달을 포함한 생물학의 여러 측면을 이해하고, 많은 질병과 장애의 생물학적 기전을 식별하는데 지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이런 대규모 전사인자 그룹을 분석함으로써 전사인자들 사이의 새로운 연관성을 확인하는 한편, DNA에서 전사인자들의 공간적 상호작용을 상술하고, 유전체에서 촉진자(promoters)와 상호 작용하는 전사인자들과, 증강자(enhancers)와 상호 작용하는 전사인자들을 구별할 수 있었다.
이런 모든 결과들은 정상 상태를 다루는 생물학이나 질병 상태 모두에서 인간 유전체가 어떻게 기능하는지를 이해하는데 한 걸음 더 다가가게 한다는 평가다.
허드슨알파연구소가 홈페이지 ‘ENCODE 3’ 관련 자료에 ‘ENCODE 프로젝트’ 참여 연구자들에게 감사를 표하는 일러스트를 넣었다. © HudsonAlpha Institute for Biotechnology
ENCODE 프로젝트, 공동연구의 중요성 부각시켜
ENCODE 프로젝트의 중요한 특징은 인간 유전체를 이해하려는 야심찬 노력 외에, ENCODE 컨소시엄 구성원들이 생성한 데이터를 연구자들이 신속하게 접근해 완벽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ENCODE 프로젝트에 참여하지 않은 연구자들이 이 프로젝트로 생성한 데이터를 사용해 2000편 이상의 출판물을 발표했다.
허드슨알파 대표이자 유전학부 석좌인 릭 마이어스(Rick Myers) 박사는 이 프로젝트의 장기적이고 광범위한 협업적 특성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이어스 박사는 “인간 게놈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우리가 배운 것 중 하나는 ENCODE 프로젝트와 같은 대규모 연구는 연구그룹들이 서로 협력할 때 훨씬 더 효율적으로 수행된다는 것”이라며, “이는 특히 ENCODE의 임무가 전체 연구자와 생의학 커뮤니티에 사용될 데이터와 자료 및 결과물의 원천을 생성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가 일찍이 인식한 또 다른 점은 출판에 앞서 아무런 조건 없이 모든 사람이 주간 단위로 데이터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연구자들이 어디에서나 훨씬 빠른 속도로 연구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4236)
로그인후 이용 가능합니다.
미세먼지 중에서도 가장 입자가 작은 나노미세먼지가 허파에 깊숙이 침투해 오래 머무르면서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3일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에 따르면 바이오융합연구부 홍관수·박혜선 박사 연구팀은 형광 이미징이 가능한 초미세·나노미세먼지 모델입자를 제작해 생체에 주입한 뒤 최대 한 달 동안 장기별 이동 경로와 세포 수준에서의 미세먼지 축적량을 비교·분석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립전파연구원은 국제전기통신연합 전기통신표준화부문(ITU-T) 정보보호 연구반(SG17) 회의에서 우리나라 주도로 개발한 표준 4건이 사전 채택됐다고 23일 밝혔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신소재공학과 장재범 교수와 전기및전자공학과 윤영규 교수 연구팀이 기존보다 5배 더 많은 단백질 바이오마커(생체지표)를 동시에 찾아낼 수 있는 '멀티 마커 동시 탐지 기술'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한 번에 15∼20개 단백질 마커를 동시에 탐지할 수 있는 피카소(PICASSO) 기술은 동시 탐지 기술 가운데 가장 많은 수의 단백질 마커를 가장 저렴한 비용으로, 가장 빨리 탐지한다.
2차 발사일이 잠정적으로 6월 15일로 잡혀 있는 한국형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완벽 성공'에 재도전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2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등에 따르면 과기정통부는 이번 주에 발사관리위원회를 열어 누리호의 발사일과 시간을 확정한다. 기상 변수 등을 고려해 발사일 전후 약 1주가 예비발사 기간으로 함께 지정될 예정이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23일 우리나라 주요 산림 수종 14개의 무게를 쉽게 측정할 '입목중량표' 개발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입목중량표는 나무의 키와 가슴높이의 굵기만 알면 누구나 쉽게 무게를 알 수 있도록 표로 제시한 것으로, 부피 단위인 재적표와 함께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산림 경영기준표다.
양자암호 상용화를 위해 필요한 핵심 기술인 'TF QKD'의 실험 검증에 한국 연구진이 세계에서 두번째로 성공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22일 한상욱 양자정보연구단장이 이끄는 연구팀이 작년 겨울 'TF(Twin-field) 양자키 분배(QKD, Quantum Key Distribution)' 검증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이달 초 양자정보학 분야의 온라인 오픈액세스 저널인 'npj Quantum Information'에 게재됐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자석으로 방사성 물질인 세슘을 분리하는 '자성 분리 기술을 이용한 방사성 오염 토양 정화 방법'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방사성 오염 토양에서 가장 흔히 발견되는 세슘은 지름 0.002㎜ 이하의 미세한 흙입자(점토)와 강하게 결합하는데, 점토는 표면이 음전하를 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