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인셉션’에서 주인공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다른 사람의 꿈에 침입하여 생각을 훔치고, 더 나아가 왜곡된 기억을 심는 ‘기억 왜곡자’이다. 실제로 인셉션(inception)이라는 단어가 ‘생각을 심는다’는 심리학 용어이기도 하다.
2010년에 개봉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인셉션’ © 위키백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직접 우리 뇌에 침입하지 않아도 인간은 자신도 모르게 기억을 왜곡하고, 없던 기억까지 만들며 실제로 있었던 사실이 무엇이었는지 헷갈리곤 한다. MIT의 토네가와 교수와 그 연구진은 쥐에게 실제로 잘못된 기억을 심는 것에 성공하여 사람이 기억을 왜곡하는 원리를 밝히는 데 일조하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수수무 토네가와 © 위키백과
뇌에서 어떤 기억을 회상할 때 반응하는 신경세포들이 그 기억을 담고 있다. 그리고 그 세포들을 활성화하면 그 기억을 회상하게 된다. 예를 들어, 쥐에게 어떤 소리를 들려준 후에 전기 충격을 주어 소리에 대한 공포 기억을 만들고, 그때 활성화된 세포를 표지하여 그 세포들을 활성화시키면 쥐는 소리가 없음에도 몸을 움직이지 않는 공포 반응을 보이게 된다.
토네가와 교수와 그 연구진은 이런 기억을 담는 세포의 특성을 이용하여 쥐에게 잘못된 기억을 심는 데 성공했다.
그들은 잘못된 기억을 심기 위해 다음과 같은 실험을 진행했다.
먼저 쥐를 A 환경에 노출시키고, 그때 A 환경에 반응하는 세포들, 즉 A 환경에 대한 기억을 담고 있는 세포들을 표지(labeling) 했다. 그리고는 B 환경에 쥐를 들어가게 한 다음 전기 충격을 주어 B 환경에 대한 공포 기억을 만드는 도중에 A 환경의 기억을 담고 있는 세포들을 활성화하였다. 즉 B환경에 대한 공포 기억을 만들 때 A 환경에 대한 기억을 회상시킨 것이다. 그러고 나서 쥐를 A 환경에 들여보냈더니, 놀랍게도 쥐는 A 환경에서 전기 충격을 받은 적이 없음에도 A 환경에 대한 공포 반응을 보였다. 다시 말해, B 환경에 대해 공포 기억을 심는 도중에 인위적으로 A 환경을 회상하게 하여 A 환경에 대한 잘못된 기억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한 것이다.
그리고 끝에 토네가와 교수는 사람이 기억을 왜곡하는 현상 또한 비슷한 메커니즘으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화 인셉션에서도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기억을 왜곡하는 방식은 비슷했다. 그들은 재벌 2세가 과거를 회상하는 꿈을 꾸게 하고, 그 꿈에 들어가 재벌 2세가 그 과거의 환경에서 다른 경험을 하게 했다. 잠에서 깬 재벌 2세는 과거를 회상할 때 실제로는 경험하지 않았지만 꿈속에서 한 다른 경험이 실제로 과거에 있었던 일처럼 착각한다.
영화 인셉션에서도, 이 연구에서도 공통적으로 어떤 환경에서 다른 경험(기억)을 활성화시킴으로써 기억을 왜곡시켰다는 점에서 인셉션에서의 기억을 왜곡하는 방식과 이 연구에서의 방식은 매우 흡사하다.
그리고 그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인셉션에서 보여준 기억을 왜곡하는 방식이 실제로 인간이 기억을 왜곡하는 메커니즘을 밝힌 논문에서도 쓰였으니, 이것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상상력이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인간에 대한 깊은 통찰과 탄탄한 과학적 사고를 기반으로 SF 영화를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리고 영화 인셉션도 예외는 아니었다. 특히 영화 인셉션이 토네가와 연구진의 논문보다 3년이나 이른 2010년에 제작되었다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그의 깊은 통찰에 다시 한번 감탄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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