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00년 전 한 개념이 인간의 가치체계의 안전선 밖으로 튕겨 나가자 자연법칙 자체가 변하기 시작했다. 아주 급격하게! 우리는 이것을 알게 됨으로써 이것을 몰랐던 이전 사람들과 구별되는 다른 존재가 되었다.’
한 과학자는 인류의 여러 과학적 업적을 소개하면서 이런 표현을 썼다. 그는 사람을 두 종류로 분류했다. 이것을 아는 사람과 이것을 모르는 사람!
다소 과장이 섞여있다고 할 수 있을까? 이렇게 자신 있는 선언을 한 크리스토프 갈파르(Christophe Galfard)가 쓴 ‘내 생애 한 번은 상대성이론 이해하기’를 읽다보면,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고 빠져들게 된다.
이쯤 되면 슬슬 궁금증이 발동하는 것이다. 그 많이 들어본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 그게 얼마나 대단하다고?
수 세기에 걸친 질문과 호기심 덕분에 인간은 기술을 발전시키고, 새로운 단계의 깨달음을 얻게 된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서 언제나 당연하다고 믿었던 자연법칙이 우리가 생각했던 것과 다르다는 것이다.
상대성이론은 인류의 고정관념을 깨뜨렸다고 볼 수 있다. 인간의 세계관은 상대성이론 전후로 나뉜다.
이를 이해하려면 상대성이론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후배 과학자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아인슈타인의 후배 과학자로 저자는 헤르만 민코프스키, 루이 드브로이, 베르너 하이젠베르크, 에르빈 슈뢰딩거, 폴 디랙, 칼 앤더슨, 리제 마이트너 등을 꼽았다.
거울 속에 내 얼굴이 없다
상대성이론에서 중요한 개념 중 하나는 빛이다. 어떤 사람이 자기 얼굴을 보려고 손거울을 꺼내들었다. 그런데 거울 속에 자기 얼굴이 없다! 자신이 존재한다는 의식은 분명히 있는데, 거울 속에는 내가 없다.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
‘사고실험’을 해 보면 그럴 수가 있다. 그는 빛보다 빠른 속도로 이동하고 있다. 내가 거울 속의 내 모습을 보려면 나보다 빠르게 움직이는 빛이 있어야 하는데, 내가 빛보다 빨리 움직이다 보니 내 얼굴을 담은 빛은 거울에 도달할 수 없다.
물론 빛의 속도에서는 시간이 멈춰버리기 때문에 사람의 심장이 뛰지 않고, 세포도 자라지 않으며, 시곗바늘 역시 움직이지 않는다. 시간은 얼어붙고 공간은 오그라든다.
이처럼 과학의 세계는 너무나 신비롭고 또한 광대하다. 쉽게 설명한다고 몇 가지 비유를 들지만 이내 한계에 노출되기 마련이다. 상대성이론을 자주 많이 들어본 것 만큼 개념이라도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상대성이론을 대표하는 공식은 E=mc²이다. 이 책의 정식 제목도 ‘위대한 인생을 살기 위한 작은 길 – E=mc² 이해하기’ (LITTLE WAYS TO LIVE A BIG LIFE : HOW TO UNDERSTAND E=mc² ) 이다.
스티븐 호킹의 지도를 받아 블랙홀과 우주의 기원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크리스토프 갈파르는 간단한 원리에 담긴 역사적, 과학적 의미를 설명한다.
원래 과학책은 대체로 두껍고 어려울 수 밖에 없으면서 설명할 내용이 많다보니 장황하거나 딱딱하기 쉽다. 그래서 처음부터 끝까지 한 자도 빠뜨리지 않고 정독하기가 쉽지 않다.
이 책은 그런 위험을 미리부터 차단했다. ‘내 생애 한 번은~’은 음악, 과학, 수학, 미술 등 각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이 100쪽 미만 분량으로, 가장 직관적이고 이해하기 쉽게 쓴 시리즈다. 4번째 주자인 ‘상대성이론 이해하기’는 70쪽이라는 아주 컴팩트한 편집을 선택했다. 이렇게 적은 분량이지만 그 안에 들어있는 내용은 인생관과 세계관을 바꿀만큼 크다.
E=mc² 공식은 핵분열의 원리를 설명하고 우주흑체의 배경을 제시했다. 별들이 어떻게 핵융합을 통해 에너지를 방출했는지, 또 세계를 구성하는 물질들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설명하는 것도 바로 이 E=mc² 공식이다.
시간과 공간은 하나이다
이 책은 세계와 우주에 대한 철학적, 인문학적 관심이 깊은 사람에게도 흥미롭다. 상대성이론은 시간과 공간을 다른 방식으로 해석하는 시발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약간 복잡한 개념을 여러 과학자들의 해석을 활용해 이해한다면, E=mc²은 시간과 공간에 대한 새로운 세계를 열어줄 수 있을 것이다.
저자의 해석에 따르면 미래 인류의 기억저장소에는 시간과 공간이 하나라는 개념, 즉 ‘시공간’의 개념이 들어있을 것이다. 빛이 진공에서 항상 같은 속도로 움직이고, 어느 무엇도 빛의 속도보다 빨리 이동할 수 없으며, 거리와 시간은 관측자에 따라 다르다는 개념이 모두 이 공식 하나에서 발전됐다.
저자는 지금껏 알려지지 않았던 것들을 예측 가능한 방법으로 표현할 수 있는 언어를 ‘수학’이라고 규정했다. 그리고 독자들에게 또 다른 질문을 던진다.
만약 빛 보다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것이 발견된다면? 수학 보다 더 포괄적이면서 획기적인 표현방식이 나타나면 과연 인류는 상상을 초월한 존재로 등극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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