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어떻게 진화적 우위를 점했나?

수십 개 특이 유전자가 진화에 주요 역할

지구상에는 지금까지 수많은 생물종이 나타났다 사라졌다. 지금도 이런 멸종이 계속되고 있으며, 한편에선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종도 계속 발견된다.

약 300만 년 전 지구상에 나타난 인류는 다른 종과 달리 성공적인 진화를 거듭하며 오늘날 ‘만물의 영장’으로 등극했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

캐나다 토론토대 도널리 센터 연구팀은 그 답의 하나를 인간의 진화 유전자에서 찾았다. 이들 연구팀은 이전에 다른 유기체들 사이에서 비슷한 역할을 한다고 여겨졌던 수십 개의 유전자가 실제로 인간에게서 특별한 역할을 하며 인류가 존재하게 된 이유를 설명해 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전자 전사인자 도해. CREDIT: Wikimedia / Kelvin13

유전자 전사인자 도해. ⓒ Wikimedia / Kelvin13

전사인자의 기능 훨씬 다양

이 유전자들은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전사인자(transcription factors, TFs) 단백질류를 암호화해 특정 단백질을 만들어낸다.

전사인자는 모티프(motifs)라고 불리는 DNA 코드의 특정 조각(snippets)을 인식하고 이를 착륙 지점으로 사용해 DNA에 결합하여 유전자를 켜거나 끈다.

이전 연구에 따르면 서로 다른 유기체 간에 유사하게 보이는 전사인자는 초파리나 인간을 포함한 다양한 종에서 유사한 모티프와 결합한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도널리 세포 및 생물분자 연구센터의 티모시 휴즈(Timothy Hughes) 교수팀은 새로운 연구를 통해 항상 그런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유전학 저널 ‘네이처 유전학’(Nature Genetics) 최근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새로운 계산법을 적용해 수많은 다른 종들에서 각각의 전사인자가 결합하는 모티프의 서열들(sequences)을 더욱 정확하게 예측해 이런 결론을 얻었다고 기술했다.

이 연구 결과는 몇몇 하위 등급의 전사인자들이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기능적으로 훨씬 다양하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종의 차이는 유전자 조절력 차이

휴즈 교수 연구실에서 논문 작성을 주도하고 현재 영국 케임브리지대 박사후 연구원으로 있는 샘 램버트(Sam Lambert) 박사는 “밀접한 관련이 있는 종들 사이에서도 무시할 수 없는 수의 전사인자가 새로운 시퀀스와 결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이 “종의 차이에서 중요한, 다른 유전자들을 조절함으로써 새로운 기능을 보유할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인간의 전사인자와 그에 대비되는 다른 종 전사인자 사이의 모티프 발산을 묘사한 그림.  C2H2 ZF 단백질은 사람과 침팬지 같이 관계가 밀접한 종 사이에도 다양한 기능을 나타낸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CREDIT: Sam Lambert

인간의 전사인자와 그에 대비되는 다른 종 전사인자 사이의 모티프 발산을 묘사한 그림. C2H2 ZF 단백질은 사람과 침팬지 같이 관계가 밀접한 종 사이에도 다양한 기능을 나타낸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 Sam Lambert

게놈의 99%가 같은 인간과 침팬지 사이에서도 두 종 간의 다양한 모티프를 인식하는 수십 개의 전사인자가 존재해 수백 개의 다른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램버트 박사는 “이런 분자적 차이가 침팬지와 인간 사이의 차이점을 유발하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램버트 박사는 모티프 서열을 재분석하기 위해, 같거나 혹은 다른 DNA 모티프와 결합하는 능력과 관계되는 ‘전사인자 DNA 결합 영역’ 사이의 구조적 유사성을 탐색하는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기존의 전사인자-모티프 결합이론 반박

만약 서로 다른 두 종에 있는 두 전사인자가 단백질 블록을 만드는 유사한 아미노산 구성을 가지고 있다면 이들은 유사한 모티프와 결합할 수 있을 것이다.

램버트 박사는 이들 영역을 전부 비교하는 예전 방식과 달리 DNA와 직접 접촉하는 일부 아미노산들에만 자동적으로 더 큰 점수를 매기도록 했다. 실험에서는 두 전사인자가 비슷하게 보일 수 있으나 핵심 아미노산의 위치가 다르면 다른 모티프에 더 많이 결합하는 경향을 보였다.

램버트 박사는 다른 종들에 있는 모든 전사인자들을 비교해 모든 유효한 모티프 시퀀스 데이터와 일치시킨 뒤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즉, 인간의 많은 전사인자들은 다른 동물의 같은 단백질 버전보다 다른 시퀀스들을 더 잘 인식하고 따라서 다른 유전자들을 조절한다는 것이다.

이 연구 결과는 대부분의 모든 인간과 초파리 전사인자가 동일한 모티프 서열들과 결합한다는 이전의 연구를 반박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단순한 유기체에서 전사인자를 연구한 다음 여기에서 인간의 전사인자들에 대한 통찰력을 얻기를 희망하는 과학자들에게 주의를 촉구한다.

휴즈 교수는 “전사인자들이 인간과 초파리 사이에 거의 동일한 모티프와 결합한다는 생각이 여전히 존재한다”며, “이들 단백질들이 기능적으로 보존된 많은 사례가 있으나 결코 인정받을 만한 정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성적 이형성 연구, 몰입해 볼 만”

인간에게서 독특한 역할을 하는 전사인자들은 급속하게 진화하는 이른바 C2H2 아연 핑거 전사인자급에 속한다. 이 인자들은 DNA와 결합하는 손가락 모양의 돌출부를 가진 아연 이온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

이들의 역할에 대해서는 아직 의문이 많으나, 더 다양한 전사인자를 가진 생물체는 또한 더 많은 유형의 세포를 만들 수 있고 이를 통해 새로운 방법으로 더 복잡한 신체를 구성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휴즈 교수는 이런 아연 핑거 전사인자들 가운데 일부가 인체 생리와 해부학의 독특한 특성, 즉 동물들 중 가장 복잡한 면역체계와 뇌를 만드는데 관여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그의 또 다른 관심 분야는 성적 이형성(sexual dimorphism)이다. 가끔 불명확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눈에 띄게 명백한 성별 차이는 생식 성공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는 짝짓기를 유도하고, 장기적으로 생리학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공작새의 화려한 꼬리나 남성의 얼굴에 난 털은 이런 특성의 고전적인 사례로 꼽힌다.

휴즈 교수는 “인간 유전학을 연구하는 대부분의 학자들이 성적 이형성의 기초에 대해 연구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연구 방법을 알아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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