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우리 주변에서 가장 흔히 보는 물질이다. 그러나 물은 다른 물질과 비교해 보았을 때 화학적으로 대단히 특이하고 유별나며, 인간에게는 가장 중요한 화학물질이기도 하다. 인간은 숨 쉬는 공기의 소중함을 평소에 잘 느끼지 못하듯이, 생명을 유지하게 해주는 물의 고마움을 알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독특한 화학물질인 물의 특성과 그 기원, 그리고 생명의 탄생과 인류의 역사와도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물의 이모저모에 대해 살펴보고, 또한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 문제로 큰 위기를 겪고 있는 오늘날, 세계적으로 분쟁을 물고 오기도 하는 ‘물의 정치경제학’에 대해 상세히 알아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듯하다.
수소 원자 두 개와 산소 원자 하나로 이루어지는 물 분자, 즉 H20는 매우 간단한 물질이지만 살펴보면 볼수록 어렵고도 특별한 성질을 지니고 있어서, 오늘날에도 물에 관해서만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적지 않다. 대부분의 물질과는 달리 고체인 얼음이 되면 도리어 부피가 늘어나는 특성, 표면장력과 열용량이 대단히 크고 분자량이 비슷한 다른 액체에 비해 끓는 점이 월등히 높은 점 등 물이 지니는 고유하고 독특한 성질들은 물 분자가 이루는 수소결합과 관련이 깊다.
물이 수많은 물질을 녹일 수 있는 보편 용매(Universal solvent)인 점 역시 수소결합에 의한 극성으로부터 기인하며, 사람 몸의 60% 이상이 물로 구성된 것은 바로 물의 여러 특성들 덕분이다. 만약 물의 특성이 지금과 크게 다르다면, 사람을 포함한 대부분의 생명체는 존재하기 어려울 것이다.
섭씨 4도에서 밀도가 가장 큰 물의 특성 덕분에 얼음낚시가 가능하다. ⓒ Lorie Shaull
물의 밀도가 섭씨 4도일 때에 가장 크고, 온도가 낮아지고 얼게 되면 밀도가 도리어 더 작아지는 점 또한 겨울철에도 물고기들이 생존할 수 있는 요인이 된다. 추운 겨울날 어는 점인 섭씨 0도에 가까운 물은 상대적으로 가벼워지므로 얼음은 강이나 호수의 표면부터 얼게 되지만, 표면의 얼음층이 일종의 단열재와 같은 역할을 해 줘서 그 밑의 얼지 않은 물에서 물고기들이 노닐고 사람들은 얼음낚시를 즐길 수 있다. 만약 물이 다른 액체들처럼 어는 점에서 가장 밀도가 크다면, 바닥에 가라앉은 차가운 물부터 얼게 되므로 결국 호수 전체가 얼어붙어서 물고기들은 살 수가 없을 것이다.
물은 또한 지구 상에서 일반적인 조건에서 기체(수증기), 액체(물), 고체(얼음)의 세 가지 상태를 모두 볼 수 있는 드문 물질이기도 한데, 지표면의 70% 정도는 물이 이루는 바다로 싸여 있다. 그러나 인류가 사용할 수 있는 물은 매우 적은 편인데, 지구상에 존재하는 물 중에서 97%는 염분을 지니는 바닷물이기 때문이다. 3%를 차지하는 담수 중에서도 극지방과 고산지대에 존재하는 빙하가 2%이며, 나머지 1% 정도가 강이나 하천, 호수, 지하수의 형태로 존재하는데, 그중에서도 인간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물은 매우 제한적이다.
그러면 이처럼 중요한 물은 최초에 과연 어디에서 왔을까? 기존에 가장 유력한 학설은 지구가 탄생한 직후에는 물이 없었지만 이후 소행성과 혜성의 충돌에 의해 물이 실려왔으리라 추정한 것이었다.
지층의 나이를 알려주기도 하는 중요한 광물인 지르콘 ⓒ Ivtorov
그러나 미국 콜로라도 대학의 지질학자 스티븐 모지스(Stephen Mojzsis) 교수가 대단히 중요한 발견을 했는데, 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광물이 물과 관련이 깊은 것을 밝혀낸 것이다. 즉 그는 단단하고 작은 광물인 지르콘(Zircon) 결정을 다수 찾아내서 연대 등을 분석한 결과 가장 오래된 것이 43억 년 전 이전에 만들어진 것이었는데, 그 광물 샘플은 메마른 땅이 아닌 액체 상태의 물에서 형성되었다는 결론이 나왔다.
따라서 초기의 지구가 물이 전혀 없는 메마른 상태로 탄생했다는 기존의 정설과 모순이 될 수밖에 없다. 이후 다른 연구자들이 지구를 이루는 주요 암석인 감람석으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해 보았더니, 지구가 탄생한 직후 도리어 지금보다 10배나 많은 물이 있었다는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사실 기존의 학설에서도 지구가 탄생하고 난 직후 메마르면서 불덩이처럼 뜨거웠다면, 설령 다수의 혜성이 충돌하여 물을 옮겨온다고 해도 바로 증발해 버려서 바다를 이루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의문이 있었다. 따라서 지금은 바닷물의 기원을, 지구가 탄생할 당시부터 목성과 같은 거대 행성의 중력에 의해 물기를 머금은 다수의 소행성이나 운석들이 함께 섞이면서 지구가 형성된 결과로 보는 것이 상당히 설득력 있는 학설로 인정받고 있다.
태양계와 지구가 탄생할 당시의 상상도 ⓒ Tim Bertelink
탄생 직후인 태고대(太古代; hadean)의 지구는 녹아내린 암석으로 가득 차고 대기의 대부분은 이산화탄소로 되어 있었는데, 지구가 식으면서 암석과 광물들이 수증기 형태로 물을 배출하고, 대기로 들어간 물은 구름과 비가 되어 지표면에 내리면서 물의 순환이 시작되고 바다가 형성되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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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은 18∼22일 '2022 대한민국 과학축제'가 서울 성수동 에스팩토리에서 열린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축제의 주제는 '페스티벌 어스(Festival Earth)'로,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한 과학기술을 즐기고 체험할 수 있는 주제전시와 과학강연, 과학기술 성과전시 등으로 구성됐다. 19일 오후에는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이 반도체를 주제로 특별 강연을 한다.
장(腸)에 사는 세균은 종종 장의 벽(gut barrier)을 넘어서 다른 기관을 침범하기도 한다. 이런 장 세균이 면역계를 자극하면 해당 기관에 심한 염증이 생길 수 있다. 실제로 많은 염증 질환에서 이런 현상이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과학자들은 오래전부터 장의 미생물 총에서 어떤 세균이 이런 행동을 하는지 밝혀내고자 했다. 이런 세균을 정확히 확인해 제거하면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시더스-시나이(Cedars-Sinai) 메디컬 센터 과학자들이 획기적인 항체 반응 검사법을 개발했다.
눌어붙지 않는 프라이팬이나 일회용 컵의 방수코팅제 등으로 일상 용품 속에 깊이 침투해 있는 '과불화화합물'(PFAS)은 환경과 생체 내에서 분해되지 않고 축적돼 '사라지지 않는 화학물질'(forever chemical)로 불린다. 초고온에서 소각해도 연기에 섞여 대기로 유출되고 물로도 희석이 안 되는 데다 땅에 묻어도 시간이 흐른 뒤에는 침출되는 등 뾰족한 처리 방법 없이 심각한 건강상의 위협을 제기해왔는데, 이를 저비용으로 쉽게 분해하는 방법이 개발돼 주목을 받고있다.
인류가 만든 탐사선 중 태양계를 벗어나 가장 멀리, 가장 오래 비행 중인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보이저 1, 2호가 이달 말과 내달 초 각각 우주탐사 만 45년을 넘어선다. 보이저호 '쌍둥이' 중 1977년 8월 20일에 먼저 발사된 보이저2호는 목성, 토성에 이어 천왕성과 해왕성까지 근접 탐사한 뒤 현재 지구에서 약 195억㎞ 떨어진 곳에서 시속 5만5천㎞로 비행하고 있다. 보이저1호는 시스템상의 문제로 보이저2호가 출발하고 보름여 뒤인 9월 5일 발사됐지만 더 빠른 궤도를 채택해 목성과 토성을 탐사한 뒤 현재 약 234억8천만㎞ 밖에서 시속 6만1천㎞로 성간우주를 헤쳐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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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이후 국제우주정거장(ISS) 프로젝트 탈퇴를 선언한 러시아가 독자적으로 건설할 우주정거장의 실물 모형을 공개했다고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이 보도했다. 러시아 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는 이날 모스크바 외곽에서 열린 한 군사 산업 전시회에서 새로운 우주정거장 모형을 선보였다. 러시아 국영매체는 이 모형을 '로스'(Ross)라고 불렀다. 새로운 우주정거장은 2단계로 발사될 예정이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연구진이 남극 앞바다의 기후 변화가 태평양 수온과 열대 지역 비구름에 미치는 효과를 규명했다. 16일 UNIST에 따르면 도시환경공학과 강사라 교수 연구팀은 기후 모델(Climate Mode) 실험으로 남극 앞바다의 냉각이 적도 태평양의 수온을 낮춘다는 내용을 입증했다. 특히 남극 앞바다의 온도와 열대강우(비구름) 사이의 상관관계를 명확히 밝혔다. 남극 앞바다가 차가워지면 열대 동태평양의 수온이 낮아지고, 그 영향으로 열대강우가 북쪽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