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만 찾는 교육은 이제는 더 이상 먹히지 않아요.”
이태억 카이스트 산업 및 시스템 공학과 교수는 22일(화) 코엑스에서 열린 ‘HRD KOREA 2016 대회’에서 자신이 근무하는 카이스트에서의 사례를 들며 “정답만 강요하는 획일화된 교육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대학에 강의를 없애라”고 주문했다.
이태억 카이스트 교수는 “아이들이 대학에 들어와도, 성인이 되어도 뭔가 ‘문제’인지 모른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하고 “문제의식을 가지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능력이 아이들에게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 교수는 카이스트에 ‘에듀케이션 3.0’이라는 새로운 교육 혁신방안을 제시해 이끌어 온 것으로 유명하다. 카이스트에 ‘강의 없는 교실’, ‘토론하는 수업’, ‘상호작용적인 온라인 학습’ 등 학내 실험적인 교육 방법을 도입해 큰 반향을 끌어 냈다.
그가 도입한 ‘에듀케이션 3.0’ 교육 방식이 알려지자 전국에서는 “방법을 알려달라”며 문의가 빗발쳤다. 국내외 60여개 단체를 돌며 이 새로운 교육 방식에 대해 전파했다. 강의 없는 수업을 도입한 ‘에듀케이션 3.0’ 교육 방식은 학생들에게는 “재강의 들을 용의 60%”, 수업을 한 교수들에게는 “다시 해보고 싶다”는 긍정적 대답을 87% 이끌어 냈다.
이쯤 되면 교육이 전공 분야인가 싶기도 하지만 정작 본인은 지난해 ‘효율적인 반도체 공정이론’을 정립해 ’12월의 과학기술인상’을 수상한 산업공학자이다.
공학자에서 교육 플랫폼 전도사로 변신, 아이들에게 최고의 학습능력 주고자
이태억 교수는 강의로 가르치는 방식이야 말로 가장 ‘최하의 교육시스템’이라고 단언한다.
일방적인 방식의 교육 시스템을 가진 중고등학교를 거쳐 대학을 온 아이들은 명문대에 와서도 ‘무엇이 문제인지’, ‘어떻게 질문해야 하는지’, ‘무엇이 중요한 지’, ‘어떻게 문제를 해결 해야 하는 지’를 몰랐다. 이 교수는 우수한 성적의 학생 태반이 여전히 중고등학교 때와 같이 수동적이고 변화가 없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무엇이 문제일까? 어떻게 하면 아이들을 창의적으로, 적극적으로 바꿀 수 있을까?” 이 교수는 스스로 던진 질문에 답을 하려 팔을 걷어 붙였다.
그가 캠퍼스에 도입한 것은 교육부에서 도입한 ‘거꾸로 교실’과 흡사하다. 사실 ‘거꾸로 교실의 대학판’이라고 해도 맞을 정도다. 플립러닝(flipped-learning)이라 불리는 ‘거꾸로 교실’이란, 전통적 수업 방식과는 반대로 학생들이 미리 온라인으로 내용을 학습한 뒤 실제 교실에서는 교사와 토론이나 과제 풀이 등을 하는 혁신적 수업 방식이다.
“해놓고 보니 나중에 이런 걸 ‘거꾸로 교실(플립러닝)’이라 부르더라고요. 그리고 ‘에듀케이션 3.0’에 붙은 3.0은 사실 아무 의미도 없어요.” 그의 말에는 거침이 없었다. 솔직한 입담에 강연장에는 웃음이 터졌다.
강의 시간이 길수록, 자료를 많이 준비할 수록 공부 잘하는 것은 교수 ‘자신’
그동안의 강의식 교육은 왜 실패했을까?
대부분의 교수들은 “가르칠 것이 너무 많다. 강의 슬라이드가 늘어나고 양이 늘어나다보니 질문을 받거나 개별 지도를 할 시간이 부족했다”고 변명했다. 반면 아이들은 질문을 할 줄 몰랐다. 정해진 강의 자료를 따라가기 급급했다. 자신만의 사고를 할 시간이나 여유가 없어 보였다.
그는 강의 비디오를 짧게 준비하고 아이들에게는 조별 학습 과제를 주며 수행할 수 있게 했다. 서로 토의하며 문제를 해결해 나갔다. 자신들이 강단에 서서 모르는 것을 서로 도와가며, 격려하며 학습 진도를 나갔다.
수업 초기에는 매우 엉성했다. 시간이 지날 수록 계속 문제점을 개선해 나갔다. 퀴즈도 풀고 자율학습도 했다. 오프라인 수업은 다시 1/2로 줄이고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온라인 수업으로 대신했다.
강의실도 원탁으로 바꿨다. 교수들이 전문스튜디오를 이용해 동영상을 만들 수 있도록 공간과 시설 투자도 아낌 없이 지원했다. 아이들은 점차 적극적으로 수업에 응했고 즐거워 했다. 배운다는 사실에 감탄했고 심화학습에 몰두했다.
반면 너무 많은 사람들이 강의를 아예 안한다는 것에 걱정이 많았다. 일각에서는 강의하기 싫어서 꾀를 내는 거 아니냐는 비난도 들려왔다.
“비난이 들린다고 멈추면 혁신이 아니겠지요. 목표는 대학에서만의 혁신이 아닙니다. 우리의 교육 시스템을 완전히 바꾸는 것이 목표지요.”
우리나라의 ‘강의식 획일화 된 교육 제도’를 모두 없애는 그 날까지 이태억 교수는 목표를 향해 정진할 계획이다. 그에게 ‘거꾸로 교실’이란 그저 수단과 방법에 불과하다. 그는 이제 ‘거꾸로 교실’을 도입하기 시작한 중고등학교에 부터 시작된 작은 변화가 전국의 대학교, 기업 그리고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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