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비교과체험활동은 실험실에서

[교육현장의 목소리] 힘들지만 과학교사로 보람 느껴

2009년 근무하던 학교가 과학 · 수학 중점형 교과교실제 연구학교로 지정되면서 과학교사로서 무척 많은 변화를 겪었다. 이런 변화는 때로는 힘이 들었고, 때로는 즐거웠지만, 정확하게 표현한다면 ‘힘들지만 보람있다’는 것이다. 그 보람의 바탕에는 잘 갖추어진 실험실 4개와 그 실험실에서 이루어지는 각종 수업, 특별활동, 비교과체험활동 등이 존재한다.



사전 견학
실험실 리모델링 및 기자재 구입비로 교부된 예산은 4억5천만원이었다. 우리는 실험실 4개, 수학실 2개, 준비실 1개를 만들기로 하고 실험실이 뛰어나기로 유명한 이화여고에 찾아갔다. 이화여고 실험실의 가장 중요한 컨셉은 강의와 실험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공간이었다. 칠판과 책꽂이를 겸하는 전면장으로 실험실 전면 공간 활용의 극대화를 꾀했으며, 앞부분은 강의 공간, 뒤 부분은 실험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화학실험실의 경우 각 실험대에는 개수대가 따로 달려있었고, 모든 실험실에 테이블별로 전기콘센트가 모두 설치되어 있었다.

▲ 교과교실제로 운영되는 청담고 생물실 후면

실험실 공사
12월 말로 기자재 선정위원회가 끝나고, 설계가 완료된 후 실제 공사가 시작된 것은 1월 초였다. 그리고 그렇게 공사가 시작되고 난 후 2월 말까지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고 공사 현장을 지키는 생활이 시작되었다.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 선생님 각각 한 분씩 사전 연수부터 설계, 검토 작업을 함께 하였기에, 대부분의 문제들을 선생님들과 의논하여 정할 수 있었다.

다행히 인테리어 분야에 전문가 수준의 내공을 갖춘 선생님이 계셔서 매우 큰 도움이 되었다. 그 선생님은 전문적 식견을 동원하여, 상수, 하수, 전기, 붙박이장 디자인 등등 실제적인 분야 하나 하나에 신경을 써주셨고, 그리하여 색깔, 분위기가 매우 세련된 형태의 실험실이 탄생할 수 있었다.

완성된 실험실
이런 과정을 거쳐 우리 학교에서는 기존의 과학실 3실과 유휴교실 2실을 활용하여 과학실 4실을 완공하였다. 과학부 교무실을 줄여 만든 과학 준비실에는 밀폐시약장, 암후드, 수도 설비, 제빙기, 물품장 등이 구비되었다. 모든 실험실은 강의와 실험이 동시에 이루어질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되었으며, 실험대 높이는 1m, 전자교탁과 전면, 측면, 후면장으로 수납공간을 극대화하는 형태로 지어졌다.

또한 화학실에는 모든 실험대마다 개수대가 설치되었고, 생물실 및 지학실에는 3개, 물리실에는 1개의 개수대가 설치되었으며, 모든 개수대에는 순간온수기를 설치하여 온수를 마음껏 쓸 수 있도록 하였다.

▲ 신규 개설되어 블록타임제 + 분반 수업을 적용한 과학 재량 수업(2011년에는 과학창체)은 1주일에 2단위로 실시되고 있다.

 
실험실에서 이루어지는 수업들
실험실이 완공되고 나서 우리의 수업은 완전히 달라졌다. 실험실의 훌륭한 하드웨어를 바탕으로 활용도를 극대화할 수 있는 수업형태가 진행되기 시작한 것. 가장 큰 것은 100% 실험 수업으로 진행되는 과학재량 과목 수업 실시였다.

신규로 개설되어 블록타임제 + 분반 수업을 적용한 과학 재량 수업(2011년에는 과학창체)은 1주일에 2단위로 실시되고 있으며,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 실험 수업이 교대로 돌아가며 이루어지고 있다. 이 수업은 전적으로 실험실에서 이루어지면서 실제로 사용되는 시간은, 1개 반을 2개로 나누어서 실시하는 분반 수업을 고려하면 주당 44시간이 된다.

▲ 청담고 학생들이 생물 실험(소 눈 해부)에 참여하고 있다.

또한 과학재량 수업 뿐 아니라 각 과목별 수업도 실험실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아졌다. 특히, 2010년에는 생물2, 2011년에는 화학1 수업이 100% 실험실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CA, 방과 후 특기적성 교육, 영재학급 운영 또한 실험실에서 이루어진다. 여기에 더하여, 비교과 체험활동 또한 토요일 오후에 운영되면서 과학실이 사용되고 있으며, 자연과정 논술, 과학탐구실험 및 논술반 등 특화된 방과 후 활동에도 활용되고 있다. 말 그대로 연중 내내 실험실이 풀가동되고 있는 셈이다.

오늘도 우리 학교에서는 어김없이 소리 없는 실험실 전쟁이 벌어진다. 교실보다 실험실에서 수업을 하고 싶어 하는 선생님들이 많기 때문이다. 과학교사의 수는 11명이지만, 실험실은 4개 밖에 되지 않으니 그럴 수 밖에 없다. 처음부터 수업을 염두에 두고 하나하나 우리 손으로 직접 만든 실험실에 대한 애정과 관심은 뭐라고 말로 표현할 수가 없을 정도이다.

‘정말 힘들었지만 과학교사로서 행복했던’ 지난 1년 반을 보내면서, 이런 작업이 다른 학교에서도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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