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식 거부반응 막는 분자 경로 찾았다”

CD47 발현 조작→NK세포 반응 억제, SIRPα '분자 스위치'도 발견

당뇨병 환자에게 인슐린 분비 세포를 이식하든, 암 환자에게 종양 파괴 면역세포를 주입하든, 치료에 성공하려면 먼저 면역 거부 반응이라는 장애물을 넘어야 한다.

줄기세포 유전자를 조작해 획득 면역(adaptive immune)과 선천 면역(innate immune) 감시망을 모두 피하는 ‘낮은 면역반응(hypoimmune)’ 분자 경로를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UCSF) 과학자들이 찾아냈다.

이 발견은 장차 이식 수술과 암 세포치료 등에서 면역 거부 반응을 완화하는 데 중요한 실마리가 될 거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8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실험 의학 저널(Journal of Experimental Medicine)’에 논문으로 실렸다.

낮은 면역반응 줄기세포를 배양하는 핵심 기술 중 하나는, 세포의 분자 암호를 조작해 이른바 ‘면역 관문(immune checkpoints)’의 활성화를 유도하는 것이다.

원래 면역 관문은 면역계의 자기 세포 공격을 막고, 부수적 조직 손상이 생기지 않게 면역 반응 강도를 조절한다.

연구팀은 암세포가 인체의 면역 공격을 회피하는 데 면역 관문을 이용한다는 데 착안해, 높은 수위의 CD47 단백질이 발현하게 줄기세포 유전자를 조작했다.

이렇게 하면 선천 면역세포 표면의 SIRPα라는 분자 스위치를 자극해 특정 면역세포 반응이 봉쇄됐다.

연구팀은 이런 유전자 조작으로 NK(자연살상) 세포의 자기 세포 공격도 피할 수 있다는 걸 입증했다.

백혈구의 일종인 NK 세포에는 지금까지 SIRPα가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 침입자가 아니라는 걸 입증하는 ‘분자 신분증(molecular ID)’을 제시하지 못하는 세포는 어느 것이든 NK 세포의 공격을 받아 면역 반응 초기에 파괴된다.

이런 신분증 역할을 하는 게 MHC 1(주조직 접합성 복합체 클래스 1)이다.

MHC 1은 세포독성 T 림프구에 펩타이드 항원을 제시하는 막 단백질로, 진핵세포를 가진 포유류는 거의 모두 MHC 1이 발현한다.

사람의 MHC 1은 따로 HLA(human leukocyte antigen)라고 하는데, 무거운 사슬 유전자 3종(HLA-A, HLA-B, HLA-C)에 가벼운 사슬 유전자(β2 미소 글로불린)가 하나씩 붙어 형성된다.

하지만 MHC 1을 인위적으로 제거해서는 이식 거부 반응을 막지 못한다. MHC 1을 없애면 NK 세포의 공격이 더 강해지기 때문이다.

CD47을 썼을 때 NK 세포의 민감성, 즉 자기 세포와 외부 침입자를 구분해 반응하는 정도는 포유류의 종에 따라 크게 달랐다.

히말라야 원숭이의 CD47로 조작한 인간의 줄기세포를 원숭이에 다시 이식했더니 NK 세포의 SIRPα 관문이 활성화해 인간의 이식 세포를 공격하지 않았다.

미래에는 같은 원리로, 인간의 CD47로 거부 반응을 없앤 돼지의 심장 세포를 인간에게 이식할 수 있을 거로 연구팀은 전망한다.

이런 낮은 면역반응 플랫폼은 암 면역치료 등의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연구팀의 한 교수는 “암 종양에는 MHC 1 수치가 낮은 경우가 많고, 어떤 종양은 CD47을 과도히 분비해 면역계의 발을 묶는다”라면서 “CD47을 표적으로 하는 항체 치료가 효과를 낼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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