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는 지하철을 만들기 어려운 도시다. 땅을 파다 보면 유적과 유물이 나와 건설이 중단되기 때문이다. 로마뿐만 아니다. 밭을 갈던 농부가 우연히 진귀한 고대 유물을 발견하는 일도 종종 있다. 이처럼 땅속에서 옛사람들의 흔적이 발견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사람들이 사용하던 물건이나 흔적을 인위적으로 묻은 예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퇴적되어 묻힌다. 가끔은 사람들의 주거지, 마을 또는 도시 전체가 지하에서 발견되기도 한다. 이 거대한 흔적을 덮고 있는 흙과 모래는 어디에서 왔을까.
지렁이 활동으로 인해 유적 매몰돼
진화론으로 명성을 떨친 영국의 생물학자 찰스 다윈 역시 이와 비슷한 생각을 했다. 그는 지표의 순환을 일으키는 요인으로 지렁이에 주목했다.
다윈은 그의 저서 ‘지렁이 활동과 분변토의 형성’을 통해 지렁이가 땅속의 흙을 지표면에 배설하는 과정에서 지표면의 물체가 묻힌다고 설명했다. 지렁이가 활동한 땅속 빈 공간이 붕괴하며 자연스럽게 그 위의 물체가 매몰되는 원리다. 이러한 과정은 수백 년 혹은 수만 년을 거쳐 일어난다.
다윈은 실제 유적지가 매몰된 여러 현장을 방문해 지렁이가 만들어 낸 분변토의 깊이를 조사했다. 로마 시대의 유적과 스톤헨지 거석을 탐사하고, 지렁이가 유적의 매몰을 일으킨 것임을 입증한 것이다.
식물은 버려진 집이나 도시에 빠르게 뿌리내린다. 식물이 자라면 낙엽이 생기고, 낙엽은 썩어서 부엽토를 만든다. 진드기와 달팽이, 곰팡이, 버섯 등 다양한 생명이 땅에 묻힌 동식물을 분해하고 흙으로 만든다. 토양은 이 과정을 반복하며 안정화되고 층층이 쌓인다.
지각 변동·환경 변화로 문명의 흔적 사라지기도
지구의 일시적인 지각 변동이나 환경의 변화로 문명의 흔적이 묻히기도 한다. 거대한 재난이 불어닥쳤을 때다. 로마의 고대 도시 폼페이는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인해 화산재에 덮였다. 스코틀랜드의 폼페이라고 불리는 스카라 브레 움집은 갑작스러운 산사태가 마을을 덮쳐 유적이 됐다. 이와 같이 빠른 시간에 매몰이 된 경우 그 원형이 잘 보존된다.
주기적인 강의 범람이나 홍수 역시 도시를 매몰시키는 요인 중 하나다. 현재 로마는 고대 로마가 세워졌을 당시와 비교해 높이가 약 15m 가량 올라왔다. 로마를 관통하는 테베레 강이 범람할 때마다 기존 도시 위에 흙을 채워 다시 쌓은 것이다.
바람 역시 지표면의 흔적을 지운다. 사막과 같이 건조한 지역에서는 모래와 먼지바람이 끊임없이 불어온다. 이집트의 스핑크스는 1817년 고고학자들이 다시 발굴하기 전까지 모래 속에 파묻혀있었다.
자연 혹은 인간이 묻어주기 때문
과거에 번성했던 도시는 마치 자연의 섭리처럼 흙으로 돌아간다. 이후 그 자리에 또 다른 도시가 건설된다. 남아있는 헌 건물은 부수고 그 위를 평평히 만들어 새로운 건물을 짓는다. 재사용이 가능한 재료는 가져가고, 남은 것은 묻힌다. 자연스럽게 옛사람들의 흔적은 땅속으로 돌아간다.
수많은 정복 전쟁, 가뭄과 홍수, 화재나 전염병 등으로 마을을 파괴하고 재건했다. 12세기에서 16세기까지 아즈텍 문명이 번성했던 현재의 멕시코시티는 텍스코코 호수 위에 세워진 도시였다. 그러나 스페인의 침략 후 호수를 메워 현재의 분지가 됐고, 현재는 800만 명이 사는 거대한 도시가 됐다. 아즈텍 유적이 묻힌 자리 위에 멕시코 시티가 서 있는 것이다.
유적과 유물은 주로 땅속에서 발견된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자연 혹은 인간이 묻어주기 때문이다. 묻히지 않는다면 사라지기 십상이다. 유적, 유물이 땅속에 묻혀있는 이유 속에는 땅속에 묻혀있기 때문에 안전하게 보존될 수 있다는 오류가 숨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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