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의 후손이 들려주는 천문학 이야기] Non-programme missions (10) IUE
자외선 천문학
자외선은 인간의 눈으로 감지할 수 있는 빛 (대략 350에서 700nm 사이의 파장)보다 약간 짧은 파장이며 대략 10에서 350nm 사이의 파장을 일컫는다. 300nm보다 짧은 자외선들은 보통 지구 대기의 오존층에 의해서 흡수된다. 이 때문에 지상에서는 자외선을 방출하는 천체나 천체가 방출하는 자외선을 관찰하는 것이 매우 힘들어진다. 따라서 자외선 천문학은 우주 시대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분야이다.
하지만, 실제로 많은 유형의 천체들이 엄청난 양의 자외선 복사를 방출한다. 대표적으로 우주에서 뜨겁고 무거운 별들은 표면 온도가 매우 높기에 자외선이 방출될 수 있다. 예를 들어서 활성 은하핵, 강착원반, 초신성들은 모두 자외선을 강하게 방출한다. 또한, 성간 매질의 많은 화학 원소들은 자외선을 흡수하며 흡수 스펙트럼을 보여주기에 자외선 천문학은 실로 배경 광원들의 구성 성분 등 특징을 알 수 있는 강력한 도구가 되곤 한다.
자외선 망원경으로 관측한 백조자리의 초신성 잔해 (Sharpless 103)모습 © NASA/JPL
현재는 많은 망원경이 자외선을 이용한 관측을 수행중이다. 2003년 발사된 GALEX(Galaxy Evolution Explorer) 망원경이나 허블 망원경은 대표적으로 자외선을 이용하는 망원경이다.
인류 역사상 본격적으로 우주에서 자외선 우주 천문학을 수행한 첫 번째 망원경은 미항공 우주국(NASA)이 1968년에 쏘아 올린 두 번째 Orbiting Astronomical Observatory (OAO-2로 더 잘 알려져 있음: 참고로 첫 번째 Orbiting Astronomical Observatory인 OAO-1은 전원 문제로 3일 만에 실패) 망원경이다. 20cm의 구경을 지닌 위 자외선 망원경은 1,200개의 천체를 성공적으로 수행했으며 위 임무의 성공은 천문학자들에게 하여금 자외선 천문학에 관한 큰 동기부여를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OAO-1의 상상도 © NASA
유럽의 자외선 천문학 연구
물론 OAO-2의 성공 이전에 유럽에서도 자외선 천문학에 관한 갈증이 있었다. 유럽 우주국(ESA)의 전신인 유럽 우주 연구 기구(European Space Research Organization)는 때마침 대형 천문 위성을 계획하고 있었고 여러 분야에서 제안서를 받고 있었다. 유럽의 첫 자외선 위성은 영국 천문학자 로버트 윌슨(Dr. Robert Wilson) 박사가 1964년 처음 제안했다.
윌슨 박사는 자외선 분광기의 개발을 담당하며 궤도를 도는 자외선 천문학 프로젝트 (가제: Orbiting UV telescope) 제안서를 제출했고 1966년 마침내 위 제안서는 승인되었다. 하지만 관리 문제와 비용 초과로 인해서 2년 뒤 프로그램이 통째로 취소되면서 유럽의 자외선 천문학은 시련을 맞게 되었다. 윌슨 박사는 본래 제안했던 계획을 대폭 축소 시켜서 다시 제안했지만, 유럽은 우주선(Cosmic Ray) 관측 위성을 선택함과 동시에 윌슨 박사의 제안을 거절했다.
이에 윌슨 박사는 비슷한 제안서를 미항공우주국에 보냈고 이 계획은 마침내 1973년에 승인됨과 동시에 궤도를 도는 자외선 망원경의 이름은 International Ultraviolet Explorer (IUE)로 이름이 변경되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자외선 천문학의 잠재력을 알고 있던 유럽과 영국은 위 프로젝트에 재참여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유럽과 영국이 프로젝트에 참여함으로써 위 임무는 유럽의 첫 번째 자외선 천문학 임무가 되었다.
IUE의 상상도 © NASA/ESA/SERC
정지 궤도로 발사된 IUE (International Ultraviolet Explorer) 미션
유럽이 참여한 첫 번째 자외선 망원경은 처음부터 원격 제어가 아닌 실시간으로 작동하도록 설계되었다. 이를 위해서는 항성일 23시간 56분에 해당하는 주기를 갖는 정지궤도 궤도(geosynchronous orbit)로 위성을 발사해야 했다. 정지 궤도의 위성은 시시각각 위치가 변하는 저궤도 위성과 달리 지구의 한 지점에서 여러 시간 동안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를 통해 지상국과의 지속적인 통신이 가능할 뿐 아니라 정지 궤도를 통해서 하늘의 더 많은 부분을 지속해서 관찰할 수 있다.
IUE의 상상도 © NASA/ESA/SERC
하지만, 정지 궤도로의 발사는 저궤도로의 발사보다 같은 페이로드 중량일 때 훨씬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망원경의 크기가 작아질 수밖에 없었다. 작은 주경은 아쉽게도 낮은 집광도와 공간 해상도를 뜻한다. 예를 들어서 저궤도의 허블 망원경의 무게는 대략 IUE 의 4배에 달했으며 주경의 크기도 대략 5배 정도 크다.
IUE 임무에 포함된 페이로드
IUE 임무의 망원경은 NASA, ESRO(ESA의 전신) 및 SERC(영국 과학 및 공학 연구 위원회: UK Science and Engineering Research Council) 간의 공동 프로젝트로 제작되었다. 망원경 거울은 2개의 거울이 있는 Ritchey-Chretien 유형의 반사경으로 구성되어있으며 주경의 크기는 45cm이다.
조립이 완료된 IUE 망원경 모습 © NASA/ESA/SERC
반면 SERC는 분광기용 Vidicon 카메라와 소프트웨어를 개발했으며 유럽우주국은 우주선에 전력을 공급하는 태양 전지판과 스페인 빌라프란카 델 카스티요의 지상 관측 시설을 제공했다. 마지막으로 NASA는 망원경, 분광기, 우주선뿐만 아니라 발사 시설과 메릴랜드주 그린벨트의 고다드 우주 비행 센터의 두 번째 지상 관측소를 제공했으며 전반적으로 프로젝트를 이끌었고 이에 따라서 가장 오랜 관측 시간을 할당받았다.
IUE 임무의 페이로드는 망원경의 정확한 포인팅과 관측을 가이딩 하는 데 이용되는 두 개의 FES (Fine Error Sensors), 고해상도 및 저해상도 분광기, 4개의 감지기로 구성되었다. 두 개의 FES 기기들은 가시광선을 이용하여 대략 지구에서 맨눈으로 볼 수 있는 천체보다 대략 1,500배 희미한 천체들도 감지할 수 있었으며. 관측된 이미지들은 즉시 지상국으로 전송되었고 망원경이 올바른 필드를 가리키고 있는지 확인하는 데에 이용되었다. 두 대의 분광기는 단파장 분광기(Short Wavelength Spectrograph)와 장파장 분광기(Long Wavelength Spectrograph)라고 불리며 각각 115~200nm와 185~330nm의 파장 범위를 다루었는데 각 분광기는 각각 0.02 및 0.6nm의 스펙트럼 분해능을 이용한 고해상도 및 저해상도 모드 관측이 가능했다. 각 분광기에는 두 대의 카메라가 있었으며, 이 중 하나는 메인 카메라의 고장을 대비하여 준비되었다.
IUE 미션의 과학적인 목표 그리고 성과들
IUE 미션은 1978년 1월 26일 플로리다 케이프 커내버럴에서 델타 로켓과 함께 시작되었다. 망원경의 기대 수명은 3년으로 예상되었지만, 놀랍게도 관측은 18년 동안이나 지속되었다. 1996년 IUE 망원경은 여전히 정상 작동되었지만, 재정적인 이유로 미션은 종료되었다.
자외선 천문학 미션을 통해서 천문학자들과 인류가 알고 싶었던 사실들은 구체적으로 별, 은하 및 퀘이사와 같은 자외선 천체를 저해상도로 관측하고 고해상도 스펙트럼을 통해서 자외선 소스의 특징을 연구하면서 수행되었다. 또한 연구팀은 가변 스펙트럼을 가진 천체들과 행성, 혜성 그리고 쌍성계를 반복적으로 그리고 더욱 자세히 연구함에 목표를 두었으며, 마지막으로 성간 먼지와 가스들이 자외선 천문학관측과 연구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자세히 알고자 했다.
이처럼 IUE 미션은 본격적인 자외선 천문학이 시작됨을 알린 미션으로써 수많은 자외선 천체를 관측했다는 점에 큰 의의가 있다. 가깝게는 태양계 행성에서부터 먼 퀘이사에 이르는 수많은 천체가 수백 명의 천문학자들을 통해서 관측되고 연구되었으며 미션의 운영 첫 10년 동안만 해도 1,500개가 넘는 논문이 발행되었다.
먼저 태양계 부분을 살펴보자면 IUE 미션은 태양과의 최대 각거리로 인해서 관측이 불가능했던 수성을 제외한 태양계의 모든 행성을 관측했다. 1980년대 금성을 관측한 결과 금성 대기 중 일산화황과 이산화황의 양이 크게 감소했음을 보여주었으며 이는 금성의 대규모 화산 폭발로 인한 황 화합물의 대기 주입이 화산 폭발이 끝난 후 감소하고 있다고 여겨진다.
IUE 미션은 이산화황의 양이 감소함을 관측했다. © Na et al. 1993
IUE 는 흥미롭게도 혜성도 관측했다. 핼리혜성은 1986년에 근일점에 도달했는데 다른 수많은 지상 망원경 및 우주 망원경들이 그랬던 것처럼 IUE는 이를 놓치지 않았다. IUE가 관측한 UV 스펙트럼은 혜성이 먼지와 가스를 방출하는 속도를 추정하는 데 이용되었으며 위 관측을 통해서 천문학자들은 혜성이 내부 태양계를 통과하는 동안 엄청난 양의 물이 증발한다고 결론지었다. 이외에도 IUE미션은 장주기 혜성인 혜성 IRAS–Araki–Alcock도 관측하였다.
혜성 IRAS–Araki–Alcock의 관측 결과. 황분자와 하이드록실 분자가 존재함을 알 수 있다. © NASA
IUE 미션의 가장 중요한 연구 결과들은 일부 뜨거운 별 관측에서 나왔다. 대략 10,000K보다 더 뜨거운 별들은 대부분의 복사선을 자외선으로 방출하므로 자외선 천문학이 없으면 많은 정보를 놓치게 된다. 예를 들어서 IUE는 수많은 주계열성/백색 왜성 쌍성계를 발견했는데 결과는 매우 흥미로웠다.
가시광선을 이용한 관측에서는 주계열성이 훨씬 더 밝다. 하지만 자외선을 이용한 관측에서는 온도가 더 높은 백색왜성이 보다 짧은 파장에서 대부분의 복사를 방출하기에 주계열성보다 더 밝아질 수 있다. 이러한 쌍성계 발견은 상당히 큰 의미가 있다. 이들의 궤도 운동을 정확히 관측하여 별의 질량을 유추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진화 단계가 다른 별들을 비교함으로써 결국 별이 어떻게 진화하는지 알려줄 수 있다.
또 다른 중요한 발견으로 별이 내뿜는 강력한 항성풍을 관측했다는 점이다. 거대하고 무거운 별들은 강력한 항성풍을 내뿜는데 이들은 매년 엄청난 질량을 항성풍으로 날려 보내고 있다. 천문학자들은 이러한 항성 질량 손실과 별의 광도가 어떠한 관련이 있는지 연구를 진행했다.
IUE미션의 다양한 천체 관측 결과 (위: 오리온 성운 아래: 백조자리 초신성 잔해의 자외선 방출 관측) © Torres-Peimbert et al. 1980, Raymond et al. 1980
이외에도 IUE는 1987년 초신성으로 폭발한 대 마젤란 성운의 별(SN 1987A)을 관측했다. 이는 지구에서 맨눈으로 볼 수 있는 초신성이며 근대적인 장비를 갖춘 상황에서의 첫 초신성 관측이기에 천문학에서도 큰 관심을 끈 천체였다.
SN 1987A의 시간에 따른 밝기 변화도 © Kirchner et al. 1987
또한, IUE 미션은 활성 은하핵(AGN)을 관측하며 천문학자들에 큰 각광을 받았으며 이를 통하여 활성 은하핵의 이해를 크게 증가시켰다. IUE 발사 전부터 유럽의 천문학자들은 이들의 시간에 따른 자외선 방출량 변화를 연구하기 시작했으며 자외선의 방출량 변화가 가시광선이나 적외선 방출 변화보다 훨씬 더 크다는 사실을 발견한 바 있다.
NGC 5548은 IUE에서 여러차례 관찰되었다. 사진은 1988년 12월부터 1989년 9월까지 4일마다 정기적으로 관찰된 결과로써 NGC 5548의 스펙트럼의 변화를 보여준다. © ESA
마지막으로 IUE 미션은 요즈음 큰 천문학적 관심을 끌고 있는 성간 매질 역시 광범위하게 조사하기 시작했으며, 배경 광원에서 오는 빛의 일부가 흡수됨을 이용하여 각 천체의 구성성분 등을 연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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