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과학기술정책 및 최근 동향 (5)

[세계는 지금] 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과학 강국들의 집합체 – 북유럽

북유럽 5개국(덴마크, 아이슬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은 적은 인구밀도임에도 자원과 식량이 풍부한 나라들로, 모두 국가별 1인당 명목 GDP 순위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나라들이다. 국가별 노벨상 수상자만 해도 13명, 1명, 30명, 11명, 4명 등(위 순서대로), 총 59명이나 되는 노벨 수상자를 지니고 있는 북유럽은 과학 강국들의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기초과학 강국 – 덴마크, 사실은 후발산업화 국가 였다

이중 독일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덴마크는 2021년 현재 과학 분야 노벨상 수상자 9명을 포함하여 총 13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보유하고 있을 만큼 오래전부터 기초과학 강국 면모를 자랑하고 있었다. 특히 원자핵 내의 운동을 주제로 연구한 닐스 보어 부자(Prof. Niels Henrik David Bohr, Prof. Aage Niels Bohr)등의 노벨물리학상을 제외하고도, 비타민 K를 발견하여 노벨 생리학 의학상을 수상한 헨릭 담(Dr. Carl Peter Henrik Dam)과 같은 생화학자들도 크게 유명세를 떨쳤다. 덴마크는 이처럼 기본 저력이 있는 나라였지만 좋은 정책이 뒷받침된 후에야 비로소 선진국의 대열에 들어선 나라이다.

사실 덴마크는 OECD 국가들 중에서 후발산업화국가에 속한다. 덴마크는 1960년대 말까지도 농업 국가였으며, 이후 제조업 국가로 돌아서면서 수출을 늘리기 시작했고, 세계적 완구제조업체인 Lego, 세계 최대 해운회사 머스크(Maersk), 고급가전제품 제조업체인 Bang & Olofsen등의 기업을 중심으로 국제적으로도 높은 경제 성장률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국가혁신체를 중심으로 과학 기술 혁신 활동 체재 대폭 개선

덴마크는 2000년대 초반에 들어서면서 경제발전과 함께 정부에서 과학 기술 혁신 활동 체제를 대폭 개선하며 과학 연구를 촉진하기 시작했다. 또한 국가 과학기술전략에 효율성을 더하기 위해서 유럽연합과의 협력을 대폭 늘리기 시작했다. 이중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는 2005년 덴마크의 국가혁신체제(NSI: national system of innovation)를 설립했다는 점이다. 이는 일반적인 연구개발 기구보다 훨씬 더 큰 의미를 포함하고 있는 시스템으로서 연구개발, 기술확산 등을 비롯해서 자국에서 개발하고 발전시킬 신기술이 경제성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다양한 제도들을 포함하고 있는 기구이다. 위 시스템은 궁극적으로 사회 제도 그리고 기술 변화가 상호작용하며 발전되는 제도로서 기술혁신 연구자들에게 널리 활용되고 있는 제도이다.

이와 함께 2000년대부터 덴마크는 국가의 정보화 과정을 추진하고 있다. 정보 통신 기술 분야에서 많은 진전을 거두고 있는 덴마크는 위 분야에서 유럽국가들 중 최상위에 속하는 성과를 내고 있다. 또한 중소기업 위주로 정보화를 촉진하고 있는데, 덴마크의 중소기업들은 전체 기업의 90%를 넘는다. 이처럼 덴마크의 중소기업들이 덴마크의 경제를 이끌어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중소기업들이 건강하고 튼튼하다는 말로도 해석될 수 있다. 또한 덴마크 사회의 전반적인 정보화는 데이터 과학이 발전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

덴마크는 현재 나노과학, 생화학 및 세포 연구, 물리학 등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를 기반으로 생명공학, 신소재 기술, 재생 에너지 등 새로운 응용기술을 끊임없이 개발하고 있는 건강하고 모범적인 길을 걸어가고 있는 과학 국가이다. 또한 덴마크는 보다 적극적인 미래 먹거리 찾기를 위해서 유럽 연합의 생명과학, 유전학, 식품과학 등 프로젝트에 참여를 늘리고 있다.

덴마크 공대 본관 © Thomas Hindsgaul

노벨의 나라 스웨덴 – 주기적으로 상정되는 연구 혁신 법안

노벨의 나라 스웨덴은 1인당 논문 수가 세계 최상위를 자랑하는 명실상부 과학 강국이다. 또한 혁신의 나라로 알려진 스웨덴은, 최근 유럽 혁신 점수와 글로벌 혁신 지수에서 각각 1, 2위를 차지할 만큼 안정적으로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가파른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발전 그리고 일자리 창출을 통하여 혁신 환경을 추진하는 스웨덴의 노력은 4년마다 상정되는 스웨덴의 연구 혁신 법안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스웨덴은 국가혁신의회(National Innovation Council)에서 최근 제출된 2016년 연구 혁신 법안에 따르면 이미 2026년까지의 연구 혁신 계획을 담고 있다. 특히 의회는 사회의 다양한 문제점을 다루며 혁신 환경에 자연스럽게 접근하고 있다. 이를 통해서 의견을 제시한 후 다양한 분야의 협력을 통해서 해결하게 될 세 가지 사회적 과제를 정하곤 한다. 최근 상정된 주제들은 전자화, 생명과학, 환경 그리고 기술 분야에 관한 혁신 내용을 담고 있으며 이를 통해서 차세대 운송, 스마트 시티, 바이오 기반 경제, 생명과학, 신소재 등에 관한 연구를 지양하고 있다.

2017년 노벨상 수상 모습 © Fredrik Sandberg/TT

GDP 대비 연구개발 비용은 유럽에서도 최상위권 수준

스웨덴의 개방적이며 창조성을 중요시하는 연구 환경은 국가의 혁신을 만드는 근간이 되고 있다. 스웨덴은 GDP 대비 약 3.3% 정도를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으며 이는 유럽에서도 최상위권 수준이다. 또한 여러 혁신 분야에서 해외 투자자를 구하기 위해서 정부가 직접 나서며 연구기금을 유치하는 데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스웨덴의 주요 연구지원 기관으로는 스웨덴 연구협의회(Swedish Research Counci), 스웨덴 환경농업 공간연구위원회(The Swedish Research Council for Environment, Agricultural Sciences and Spatial Planning: Formas), 스웨덴 보건 노동복지연구위원회 (Swedish Research Council for Health, Working Life and Welfare) 그리고 마지막으로 스웨덴혁신청(TheSwedish Governmental Agency for Innovation Systems)등이 있다. 이 기관들을 포함한 모든 공공 연구 기관들은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으며, 이들은 유럽국가의 연구개발 프로젝트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또한 발렌베리재단(Wallenberg Foundation)을 포함한 여러 민간 기관들도 스웨덴의 연구개발지원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세계적인 원유 매장량을 바탕으로 경제 대국을 이룩한 노르웨이 

스웨덴과 핀란드 사이에 위치해 있는 노르웨이는 여타 ‘노력형 국가들’과는 다르게 본래부터 천복을 타고난 국가이다. 다른 국가들이 가질 수 없는 석유 가스, 수산업, 양식업 등의 분야에서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르웨이는 북유럽 국가들 중 석유 추산량이 가장 많으며, 전 세계 순위로 보아도 100위권 바깥에 있는 스웨덴이나 핀란드와는 다르게 20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위 순위는 남미, 중동, 북중미 등을 제외한 국가들 중 거의 최상위권 수준이며 유럽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또한, 유럽에서 두 번째로 석유량이 많은 영국의 석유량에도 거의 두 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북유럽에서 두 번째로 원유 매장량이 높은 덴마크는 대략 원유 매장량 40위권을 유지하고 있는데, 덴마크의 1년 치 원유 생산량은 노르웨이의 하루 생산량보다도 작다고 알려져 있다.

과학 기술로만 본다면 창의력과 성실한 국민성마저 보이고 있는 덴마크, 스웨덴, 핀란드가 노르웨이보다 우수한 성적을 보이지만, 정작 1인당 국민소득은 노르웨이가 압도적으로 앞서고 있는데 이는 아이러니하게도 노르웨이가 원유 산출국 이기 때문이다. 또한 노르웨이는 대략 80년 정도 문제없이 사용하고 수출할 원유 매장량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풍부한 석유만큼 천연가스마저도 풍부한 나라이다.

이러한 국가의 행운에도 노르웨이는 미래 세대를 위한 저축과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노르웨이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국가 원칙으로 삼으며 원유 매장량으로 인한 수익의 일정 금액은 다음 세대를 위한 연구개발 투자와 저축으로 사용하고 있다.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라는 북유럽 노동정책 기조에 따라서 일자리를 늘리되, 고급 과학계 인력들이 찾는 나라로 탈바꿈하기 위한 노력도 끊임없이 펼치고 있다. 예를 들면, 풍부한 자본을 바탕으로 과학 교육, 재생에너지, 로봇 산업, 첨단 기술 등에 두루 투자하며 포스트 오일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OECD 국가 등 중 정부 지원 연구개발 비용이 가장 높은 나라

노르웨이는 OECD 국가 등 중 정부 지원 연구개발 비용이 가장 높은 나라이다. 유연한 연구 기회를 제공함에도 독자적으로 우수한 세계 기술 등을 보유한 노르웨이는 주로 바다, 기후 변화, 친환경 에너지, 활성화 기술(Enabling technology), 건강 과학 등의 분야에서 정부의 중점적인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 노르웨이 정부는 산업 연구 발전 부분에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예를 들면, 에너지 국가답게 효율적이고 지속가능한 에너지 시스템에 대한 지식/기술을 발전시키는 한편 이미 세계 수준에 도달해있는 해양과 에너지 연구 분야에도 집중하고 있다. 노르웨이는 고정식/부유식 해상풍력과 같은 석유 관련 과학 기술 분야에서도 뛰어난 성과를 보이고 있다.

노르웨이의 주요 연구 관련 기관으로는 연구혁신 관련 정책 수립 기관인 교육연구부(Ministry of Education and Research), 집행 담당 기관이자 정부 정책 관련 핵심 자문 기관 역할을 맡고 있는 노르웨이 연구회(Research Council of Norway) 등이 있다. 이들은 노르웨이 자국의 연구 커뮤니티의 네트워크를 형성함과 동시에 유럽 연합 및 국제 연구 협력을 증진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노르웨이 과학 기술 대학교 전경 © Norwegian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

소프트웨어 강국 핀란드

노키아 그리고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리눅스의 나라로 유명한 핀란드는 자타 공인 소프트웨어 강국이다. 따라서 정부 차원에서도 정보통신기술, 디지털 의료, 스마트 도시 등의 정보 과학 분야의 투자가 끊임없이 이루어지고 있는 나라이다. 핀란드 역시 연구 개발 분야에 GDP 대비 2.7% 정도를 투자하는 공격적인 나라로 유럽연합이 발표하는 종합혁신지수(Innovation Union Scoreboard)에서 항상 선두자리를 놓치지 않는 나라이다.

핀란드는 디지털 경제로의 신속한 전환 아래 국토의 15%가 넘는 울창한 산림을 기반으로 청정 기술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핀란드 정부는 지식기반 투자를 중요시한다. 따라서 핀란드의 교육문화부(Ministry of Education and Culture)가 대부분의 과학 정책 수립 그리고 이행을 담당하고 있다. 알토 대학교 등 총 14개의 종합대학은 과학 연구 관련 교육을 전담하고 있으며, 여러 과학 관련 기관과 연구소들은 정부로부터 직접 지원받고 있다.

과학 분야를 중심으로 경쟁력 있는 기업 환경 제공

핀란드의 장점이라면 경쟁력 있는 기업환경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국가 경쟁력 부분에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핀란드는 관료주의를 없애려 노력하는 한편, 기업이 안정적으로 투자하고 운영하는 데 무리가 없도록 아낌없는 지원을 펼치고 있다. 특히, ‘바이오 경제’, ‘청정기술’, ‘디지털화’, ‘보건’ 등 4대 부문을 중심으로 많은 연구기관은 기업과 프로젝트에 많은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이에 따라서 기업과 연구기관이 동등한 파트너가 되어 상호 협력하는 관계를 유지하게 된다.

핀란드의 혁신 정책은 연구혁신위원회(Research and Innovation Council)에서 담당하고 있는데 위원회가 지정한 혁신전략 우선 과제 그리고 정부 프로그램 등을 중심으로 추진하고 있다.

핀란드는 총 12곳의 국립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데, 핀란드의 고용경제부 산하 기술연구센터(VTT Technical Research Centre of Finland)를 비롯해서 농림부 산하 산림연구소(Metla)와 농식품연구소(MTT), 사회보건부 산하 보건복지연구소(THL) 등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핀란드의 스타트업 절반 이상이 배출되고 있는 알토 대학교 전경 © Aalto Univers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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