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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자를 운동시키는 좌석이 있다?

마사지 시스템으로 두뇌가 걷고 있도록 착각시켜

운전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해 보았을 장거리 운전. 장시간 운전을 하고 나면 허리 통증 및 목이 뻐근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런 경우가 가끔씩 생긴다면 별다른 문제가 없겠지만, 자주 발생한다면 주의해야 한다. 만성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는 버스기사나 택시 기사처럼 장시간 앉아서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심혈관 질환과 당뇨병, 그리고 비만 같은 질병이 발생하기 쉽다고 경고한 바 있다. 그러면서 이런 질병들을 총칭하여 ‘의자병(sitting disease)’이라고 정의했다.

의자병에 시달리고 있는 운전자가 증가하고 있다 ⓒ health.clevelandclinic.org

운전을 하는 사람들이 앓을 수 있는 의자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 같은 문제의 해결방안을 놓고 고심하던 수많은 자동차 제조업체들 중에서 한 회사가 제시한 아이디어가 최근 들어 주목을 끌고 있다. 바로 시트에 마사지 시스템을 장착하여 운전자가 마치 운동을 한 것 같은 효과를 얻도록 하는 아이디어다.

사람은 서있는 자세를 유지하도록 진화

의자병과 관련된 저서로 유명한 ‘질병 없이 살고 싶다면 의자부터 치워라’의 저자 ‘제임스 르바인(James Levine)’ 박사는 미 미네소타주 메이요 종합병원의 의사다. 그는 이 저서에서 ‘사람은 1시간 정도 앉아 있을 때마다, 2시간씩 수명이 줄어든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르바인 박사는 “사람은 해부학적으로나 생리학적으로 서있는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건강에 좋도록 진화되었다”라고 언급하면서 “오래 앉아 있게 되면 심장마비나 협심증 같은 심혈관 질환의 발병 가능성이 높아지고, 이런 병들에 의한 사망 위험률도 50%나 증가하게 된다”라고 밝혔다.

르바인 박사의 설명대로 심각한 질병에 걸리거나 죽음에 이르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앉아서 생활하다 보면 크고 작은 질병에 걸릴 수밖에 없다. 가장 흔한 질병으로는 다리 근육과 엉덩이 근육을 단축시켜 허리 통증을 유발할 수 있는 점을 들 수 있는데, 근육이 약해지면 자주 넘어지게 되어 부상을 입을 가능성도 따라서 높아지게 된다.

사람은 서있거나 걷는 것이 몸에 좋도록 진화되었다 ⓒ JAGUAR

이 같은 이유로 많은 의료 전문가들이 건강을 위해 사람들에게 되도록 서있거나 걸어 다닐 것을 권유하고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전 세계 인구 중 15억 명 정도가 종일 앉아서 일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영국이 자랑하는 자동차 제조사인 재규어(Jaguar)의 연구진은 이 같은 현실에 주목했다. 연구진은 자신들이 개발한 자동차가 장시간 운전을 하는 운전자들에게 더 이상 각종 질병 및 질환을 유발하는 것을 원치 않았다.

그렇다고 매일 운전을 하는 운전자들에게 자동차를 버리고 걸어 다니라고 조언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연구진은 운전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운전을 하면서도 서있거나 걸어 다니는 듯한 운동효과라는 점을 깨달았다. 바로 현재의 좌석을 변형 가능한 좌석으로 개조하기 시작한 이유였다.

미세 진동으로 두뇌가 걷고 있도록 착각하게 만들어

재규어 연구진은 최근 ‘변형가능 좌석 시스템(morphable seats system)’을 선보였다. 자신들의 인기 차종인 랜드로버의 좌석을 개조한 이 시트는 액츄에이터(actuator), 즉 구동소자가 탑재되어 변형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었다.

사람의 보행 리듬을 시뮬레이션 할 수 있도록 제작된 변형 시트에 대해 재규어에서 의료총책임자(CMO)로 근무하고 있는 스티브 일레이(Steve Iley) 박사는 “이 변형 가능한 시트는 마사지하듯이 다양한 패턴의 미세한 진동을 일으켜 마치 두뇌가 걷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도록 만들어준다”라고 소개했다.

재규어의 개조 시트는 운전자가 척추와 골반이 허벅지를 지탱할 수 있도록 압력을 줄여나가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소소하게는 주머니에서 부피가 큰 물건을 제거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여, 어깨 위치가 일직선이 되도록 교정하는 기능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 같은 기능은 장거리 운전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환경을 제공한다는 것이 일레이 박사의 의견이다. 운전자를 앉아 있는 자세가 아니라 걷는 자세인 것처럼 인식하게 만들어서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을 제외해 주기 때문이다.

오른쪽과 왼쪽 다리에 마사지를 제공하면 운동을 하는 듯한 효과를 제공한다 ⓒ JAGUAR

일레이 박사는 “개조된 시트는 내장된 액추에이터를 사용하여 운전자의 다양한 체형에 맞춰 끊임없이 미세 조정을 하도록 설계된 시스템”이라고 설명하며 “이 시스템이 ‘골반 진동’을 재현하도록 만든다”라고 말했다. 골반 진동이란 신체가 걷고 있다고 뇌가 착각하도록 만든 움직임을 의미한다.

골반 진동을 재현한 이 기술은 걸을 때의 리듬을 최대한 구현할 수 있다. 따라서 매주 평균 146마일 정도의 거리를 주행하는 영국의 운전자들이 장시간 운전으로 인한 피곤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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