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석충돌’로 사막유리 생겨

투탕카멘 유리 장식품 형성 과정 밝혀져

사하라 사막의 동쪽을 비롯해서, 리비아 동부, 이집트 서부에서 발견되는 ‘리비아 사막 유리’(Libyan Desert Glass)는 사람이 인공적으로 만든 것이 아니다. 사막에서 발견되는 천연유리이다. 노란색의 이 유리는 매우 귀중한 보석으로 여겨 고대 이집트 왕실에서는 장식용으로 사용됐다.

기원전 14세기 이집트 파라오인 투탕카멘의 무덤을 발굴했을 때, 그 안에 리비아 사막 유리로 만든 가슴 장식품이 발견됐다.

그러나 리비아 사막 유리의 기원은 투탕카멘 시대 보다 훨씬 오래됐다. 과학자들은 이 유리가 약 2900만 년 전에 형성됐다고 본다.

그렇다면 이 신비한 리비아 사막 유리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지금까지는 2가지 가설이 치열하게 논쟁을 벌여왔다. 운석이 지구 표면에 ‘충돌’해서 생겼다는 이론 그리고 소행성이나 운석이 지구 대기에서 ‘공중폭발’하면서 생겼다는 이론이다.

리비아 사막 유리로 만들어진 투탕카멘 가슴장식  Ⓒ  위키피디아

리비아 사막 유리로 만든 투탕카멘 가슴장식 Ⓒ 위키피디아

호주 커틴 대학Curtin University의 지질학자이자 행성 과학자 애런 캐보시(Aaron Cavosie) 박사는 “유리가 ‘운석충돌’로 형성되었는지, 아니면 ‘지구근접물체’(NEO Near Earth Object)가 ‘공중폭발’할 때 지구 대기에서 축적되는 에너지에 의해서 발생했는지는 지속적인 논쟁이 되어 왔다”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공중폭발 이론이 더 힘을 받았다. 2013년 러시아 첼랴빈스크(Chelyabinsk) 공중 폭발과 1908년 러시아 퉁구스카(Tunguska) 공중 폭발은 지구근접물체(NEO)에 의해 야기된 극적인 사건이었다. 이 두 사건은 각각 0.5Mt과 5Mt의 에너지를 생산했다. 첼리야빈스크의 공중 폭발로 건물 7000동이 피해를 입었으며 폭발 순간이 영상으로 찍혀 당시의 공포를 전해주고 있다.

캐보시 박사는 5월 2일 지질학(Geology) 저널에 게재한 논문에서 공중 폭발 이론을 부정하고, 리비아 사막 유리는 운석의 지구 충돌로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사막 모래가 녹았다가 식으면서 유리 생겨  

캐보시 박사는 리비아 사막 유리 샘플에 포함된 지르콘의 작은 알갱이를 조사해서 리다이트(reidite)를 발견했다.

리다이트는 지르콘이 고압의 높은 열을 받아서 형성된다. 캐보시 박사는 리다이트는 충돌에 의해서 발생한다는 점을 증거로 제시했다. 지난 500만 년 안에 발생한 공중폭발의 지질학적 기록을 보면, 어떤 경우에도 공중폭발로 유리 퇴적물이 발생한 흔적이 나타나지 않았다.

캐보시 박사는 “운석충돌과 공중폭발 모두 모래가 녹는 원인이 될 수 있지만, 운석충돌 만이 고압 광물을 형성하는 충격파를 만들어 낸다”고 말했다.

공중 폭발은 대기 중 수천 파스칼 수준의 고압을 발생시키는 반면, 지구에 충돌하면서 분화구를 형성할 만큼 거대한 충돌은 지상에 수십억 파스칼 수준의 충격파를 발생시킨다. 이 정도의 충격파가 있어야 지르콘이 리다이트로 변한다고 캐보시 박사는 논문에서 밝혔다.

리비아 사막 유리 Ⓒ 위키피디아

리비아 사막 유리 Ⓒ 위키피디아

운석충돌에 따라 발생한 충격파가 압력과 온도를 상승시켜 다이아몬드가 형성되는 지구 깊숙한 곳과 같은 극한의 수준으로 올라갈 때, 지르콘은 리다이트로 변한다. 이렇게 높은 압력이 지르콘의 분자를 더욱 촘촘하게 만든다. 리다이트는 지르콘과 구성이 같지만 밀도가 10% 정도 높다.

리비아 사막 유리가 이렇게 높은 관심을 받는 것은 형성된 과정이 매우 특이하기 때문이다. 유리는 석영을 가열한 다음 빨리 식힐 때 생긴다.

사람이 유리를 발명한 것은 겨우 기원전 1500년 전으로 4000년도 채 안됐다. 그런데 리비아 사막 유리는 무려 2900만 년 전에 그것도 자연상태에서 만들어졌다. 운석이 지구에 떨어지면서 발생한 높은 열에 사막 모래가 녹았다가 식으면서 유리가 됐다니, 이 놀라운 과정은 사람들의 마음에 놀람과 신비감을 더 해 준다.

(6858)

뉴스레터 구독신청
태그(Tag)

전체 댓글 (0)

과학백과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