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인터넷 끊기면”… 우크라이나에서 어떻게 메시지를 보낼까

[세계는 지금] P2P(peer-to-peer network) 통신을 이용한 메시지 전송 방법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의 통신 및 인터넷 인프라 시설들이 날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인들이 정보를 공유하는 것을 막기 위하여 통신 인프라시설들을 위주로 파괴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의 TV 타워를 비롯한 라디오·TV 방송국 등이 직접적으로 공격당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인들끼리의 소통조차 불가능해지고 있다. 하지만 인터넷과 메신저 앱이 작동을 멈춘 경우에도 여전히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이는 2019년 홍콩 민주화 운동 때에도 이용되었던 방법들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통신 시설을 마비시키려 TV타워 등을 공격하고 있다. © ukrinform.net

브리아(Briar)로 대표되는 P2P(peer-to-peer) 통신 애플리케이션(Android용 오픈 소스)들은 네트워크 라우터나 휴대폰 네트워크와 같은 기존 인프라에 접근하지 않고도 두 대의 스마트폰들끼리 블루투스(Bluetooth) 또는 와이파이(WiFi)를 통해 직접 연결할 수 있다.

도시를 벗어나는 일이 잦아서 인터넷 신호가 자주 끊기거나 항상 휴대 전화와 통신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유용한 방법이다. 브리아와 같은 애플리케이션은 중앙 서버를 두고 있지 않으며 사용자의 모바일 장치 간 직접 동기화를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P2P 통신이 가능한 애플리케이션들은 다수의 개별 사용자들이 중개 기관을 거치지 않고 직접 데이터를 주고받기에 모든 피어(인터넷을 통해 서로 연결된 컴퓨터 시스템 및 기타 장치들)들은 동일하다. 또한, 피어들은 동시에 클라이언트와 서버가 된다. P2P 네트워크는 현재 대다수 암호화폐의 핵심기술로 이용되고 있으며, 블록체인 산업에서도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서버 기본 구조와 P2P 통신구조의 차이점 © informatique-mania.com

이러한 애플리케이션들은 많은 연결을 결합하여 네트워크를 생성할 수 있다. 이러한 기술을 그물망 네트워크 혹은 메쉬 네트워크(mesh network)라고 부르는데, 결과적으로 의사소통이 두 사람에게만 국한되지 않으며 다수 사람이 더 먼 거리에서도 서로 통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외부 SIM 카드를 사용하기 때문에 메쉬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있는 단 한 사람이라도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다면 네트워크에 연결된 모든 사람과 접근 권한을 공유할 수 있다.

P2P 네트워크는 현재 대다수 암호화폐의 핵심기술로 이용되고 있으며, 블록체인 산업에서도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 intelligenthq.com

위 애플리케이션은 사용자의 개인정보 보호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기에 개인정보 및 메시지 또한 저장되지 않으며 암호화되어서 직접 연결된다. 즉, 해커들도 메시지를 읽을 수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메쉬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있는 사람들은 (암호화 방식을 통해서) 자신도 모르는 방식으로 메시지가 전송될 수 있으며, 이를 통해서 잠재적으로 법을 위반할 수도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또한, 블루투스는 약 10미터, 와이파이는 대략 최대 100미터까지 이용할 수 있기에 다소 짧은 통신 거리는 위 방식의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브릿지파이(Bridgefy)라고 부르는 (Android 및 Apple용) 애플리케이션은 브리아와 유사한 방식으로 블루투스와 와이파이를 이용한다. 따라서, 메쉬 네트워크 통신이 가능하며 최근 홍콩 민주화 운동 때 주로 이용되었던 애플리케이션이다.

다만 이 애플리케이션은 무료 오픈 소스가 아니며 광고를 통해서 애플리케이션의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과거 브릿지파이에서 이용하던 암호화 프로세스는 보안 문제가 종종 발생했으나, 현재는 Signal 프로토콜을 사용하며 보안 문제를 해결한 상태이다.

위 애플리케이션이 사용하는 방식은 와츠앱(WhatsApp)에서도 부분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와츠앱에서 오프라인 기능을 사용하면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지 않아도 보내기 버튼을 누를 수 있는데 전화 캐시에 저장된 메시지가 인터넷에 연결된 전화를 받을 때 메세지가 전송되는 방식이다.

사일렌스(Silence)라고 부르는 애플리케이션(Android용 오픈 소스)은 전화와 문자 네트워크는 계속 작동하나 인터넷이 없을 때 안전한 메시지 통신을 제공해주는 도구이다. 기존의 SMS 통신은 암호화되지 않으며 제3자가 쉽게 접근하고 읽을 수 있다는 단점이 있는데, 위 앱은 이러한 보안 허점을 해결하며 문자 메시지 자체를 암호화하는 방식으로 접근한다.

언제 누구와 메시지가 교환되는지 보여주는 메타데이터는 암호화할 수 없지만, 통신 내용 자체는 감시로부터 보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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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댓글 (5)

  • 이예담 2022년 March 22일9:22 pm

    하루빨리 러시아가 공격을 멈추고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원래의 일상으로 돌아갈수있었으면 좋겠네요.이러한 기술을 개발하신분들이 항상 존경스럽고 대단하신것 같습니다.이런 신기술들이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네요.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 김민재 2022년 March 23일5:50 am

      안녕하세요 이예담님, 기사에 관심 감사드립니다. 위 기사처럼 과학과 기술이 인류를 구하고 살리는것이야 말로 본래의 취지에 부합하는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발전하는 과학 기술만큼 인류의 삶도 편안해지고 보다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과학 기사들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 박병희 2022년 March 25일7:35 pm

    이 기능이 WiFI 킨 상태에서 다른 기기와 연결이 되는거였군요~

    • 김민재 2022년 March 27일5:00 am

      안녕하세요 박병희님, 기사에 관심 감사드립니다. 안드로이드OS나 iOS에서 직접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으신 후 시범 사용해보실 수 있습니다. 다만 통신 가능한 거리제한이 있으니 잘 확인하시면 좋을것 같습니다.

  • 강재헌 2022년 July 11일9:25 pm

    과학 기술이 신기하기도 하며 한편으로 인터넷 하나 하기 위해 까다로우 과정을 거치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이 드네요. 어서 전쟁이 끝나기를 기원하며 이런 IT기술들이 전쟁중인 여타 다른 국가들에게도 확산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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