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의 후손이 들려주는 천문학 이야기] ESA의 호라이즌 2000+ 프로그램(2) LISA 패스파인더
간섭계란 무엇인가?
미국 최초 과학 부분 노벨상 수상자인 알베르트 마이켈슨은 같은 광원에서 분리되어 나오는 여러 광선의 빔을 병합하기 위해서 마이켈슨(Michelson) 간섭계를 개발했다. 광원은 간섭계에 의해서 신호 광(Probe Beam)과 기준 광(Reference Beam) 등 두 개의 동일한 빔으로 분리된 후 서로 다른 경로로 이동하게 된다. 검출기에 도달하기 전에 다시 결합하게 되는데 두 빔의 이동 거리 차이로 인해 빔 사이에 위상차가 발생하여 결국 간섭 현상을 일으키게 된다.
간섭계의 기본 원리©LIGO/Caltech
간섭계는 빛의 파장을 기준 단위로 사용하기에 아주 뛰어난 정확도를 자랑하게 된다. 따라서 매우 정밀한 측정이 필요할 때 주로 쓰이곤 한다. 간섭계는 천문학의 발전에도 아주 큰 공헌을 했다. 광학 현미경이나 초대형 망원경조차도 그들의 구경과 주로 이용하는 파장에 따라서 해상도의 한계가 존재하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서 우주에서 상대적으로 작은 존재인 외부 태양계를 관측할 때에 허블망원경이나 허셜망원경 같은 최신 망원경을 이용하더라도 좋은 해상도를 얻기 위해서는 관측 대상이 수십 pc 정도 이내에 존재해야 한다. 이는 우주의 크기에 비교하면 티끌과도 같은 수준이기에 좋은 해상도를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짧은 파장의 관측이나 큰 구경의 망원경이 필요하게 된다. 큰 구경의 망원경은 값비싼 비용과도 연결되고 이상적으로 큰 크기의 망원경의 건설은 결국 여러 한계에 부딪히게 된다.
하지만 간섭 현상을 이용하는 간섭계는 이론상의 측정 한계가 존재하지 않는다. 존재하는 한계라면 두 빛의 신호를 받는 광 다이오드의 한계점을 들 수 있는데, 이는 간섭계의 한계가 아닌 측정 시스템의 한계라고 할 수 있다. 간섭계의 해상도는 여러 망원경 사이의 거리에 반비례한다. 따라서 간섭계를 구성하고 있는 여러 망원경들을 널리 퍼트린다면, 결과적으로 아주 크고 해상도가 좋은 망원경을 구성할 수 있게 된다.
ALMA, SMA, 그리고 MATISSE 망원경들은 대표적으로 간섭계를 이용한 망원경으로, 현재 가장 활발하게 운영 중인 망원경들이다. 물론 간섭계는 정밀한 만큼 설계가 복잡하고 외부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노이즈가 생기기 쉬운 단점이 존재한다.
간섭계를 이용한 대표적인 망원경 ALMA ©ALMA/ESO/NAOJ/NRAO
이러한 간섭계는 중력파 관측에도 이용된다. 중력파는 우주 공간에서 아주 큰 질량을 가진 천체가 질량에 급격한 변화를 겪게 될 때, 이에 따른 중력 변화로 시공간이 일렁이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시공간의 뒤틀림으로 인해서 발생하는 요동이 파동의 형태로 퍼져 나가는 데 주로 중성자별이나 블랙홀을 포함한 쌍성계에서 주로 방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력파는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이론을 통하여 존재가 예측되었다.
중력파 관측을 위한 레이저 간섭계의 원리는 마이켈슨 간섭계의 그것과 동일하다. 완전히 결맞음 상태의 레이저를 준비한 후 공간의 요동으로 인해서 레이저의 진행 거리가 달라지게 되면, 결국 그에 따라서 간섭무늬의 변화가 생기게 된다. 즉, 중력파가 간섭계에 영향을 끼칠 경우 나타나는 레이저의 미세한 변화를 측정하게 되는데, 대략 원자핵 지름 정도의 작은 흔들림까지도 측정 가능한 수준이다.
중력파에 관한 인류의 호기심
중력파에 관한 인류의 학문적 호기심은 1970년 서로의 주변을 도는 중성자별이 발견되면서 시작되었다. 하지만 중력파의 검출은 상당히 힘들다. 중력파 검출을 위한 인류의 노력은 2000년도 초반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레이저 간섭계를 이용한 중력파 관측 장치인 LIGO(Laser Interferometer Gravitational-Wave Observatory)가 2002년부터 작동을 시작하였으며 2007년에는 VIRGO (Virgo interferometer)가 건설되었다. 위 두 간섭계는 힉스 입자 발견과 더불어 현재까지 21세기 물리학 분야 최고의 성과라고 일컫는 ‘최초의 중력파 발견’에 큰 공헌을 했다.
하지만 중력파의 관측은 여전히 쉽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우주 전체에 퍼지는 물결인 중력파로 인해 바뀌는 공간의 거리가 10억 분의 1m 정도로 너무나도 작다는 것이다. 이렇게 작은 거리 변화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레이저 간섭계 안에서의 레이저 이동 거리가 최대한 길어야 한다. LIGO 간섭계의 레이저 이동 거리는 4km에 이르렀기에 중력파 발견이 가능했지만, 지구의 한정적인 공간으로 인해서 늘어날 수 있는 지상의 거리는 한계가 있다. 그렇다면 지상의 거리상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이 이용될 수 있을까?
이유는 다르지만, 이에 관한 해답은 다른 망원경들과 비슷하다. 천체 관측에 관한 지구 대기의 영향을 극복하기 위해서 적외선 망원경이 우주로 배치가 되는 것과 비슷하게, 간섭계를 구성하고 있는 여러 망원경들이 매우 먼 거리로 퍼지기 위해서는 간섭계를 우주로 보내면 된다. 망원경이 우주에 배치된다면 또 다른 장점이 있다. 예를 들어서 우주의 진공상태에 망원경이 놓인다면 진공 파이프가 필요 없게 된다. 우주공간에서는 지구에서 나타나는 지진파 등의 방해 요인도 적다.
거대 중력파 검출 프로젝트 LISA
LISA(Laser Interferometer Space Antenna)는 중력파의 존재를 확인하고 탐사하기 위해 미 항공 우주국(NASA/JPL)과 유럽 우주국(ESA)이 공동으로 시작한 중력파 검출 전용 망원경이다. LISA는 당초 정삼각형 형태로 정렬된 3대의 우주선을 이용하여 정삼각형의 한 변만 해도 500만 km에 이르는 거대한 형태의 마이켈슨 간섭계로 계획되었다(NGO, New Gravitational-wave Observatory).
LISA 프로젝트는 빠르면 2018년 발사를 목표로 두고 있었지만, 2011년 NASA가 자금 문제로 인해서 이 원대한 계획에서 빠지게 된다. 이에 따라서 유럽 우주국은 프로젝트의 축소를 강요했고 한 변이 100만 km의 거리로 이루어진 마이켈슨 간섭계(eLISA로 명명)의 계획으로 변경되었다. 결국 2017년 한 변이 2500만 km 길이로 이루어진 간섭계로 최종 확정되면서 프로젝트의 이름도 LISA로 변경되었다.
LISA의 상상도 ©LISA/ESA
LISA는 중력파가 두 우주선 사이의 시공간을 교란하게 되면 다른 한쪽의 상대적인 길이 변화를 측정하여 중력파를 검출할 예정이다. 2015 년 중력파가 최초로 발견됨에 따라서 NASA가 재참여의 뜻을 전했지만, 여러 가지 문제로 인해서 아쉽게도 LISA의 계획은 크게 연기되고 있다. 현재 가장 가까운 발사 시일은 대략 2034 년 정도이다.
LISA의 준비를 위한 ‘LISA 패스파인더’
유럽 우주국은 Horizon 2000+의 두 번째 미션으로 LISA 패스파인더(LISA Pathfinder, SMART-2)를 선정함에 따라서 LISA의 철저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5 년 12월 3일 발사된 LISA 패스파인더는 말 그대로 LISA의 나침반 역할을 해줄 소형 첨단 시험기이다. LISA 패스파인더에는 LISA의 성공적인 관측에 필요한 기술을 입증할 목적으로 개발된 중력파 검출기가 탑재되었으며 간섭계 길이는 38 cm이다. 광로가 짧기에 중력파의 검출은 힘들지만, 전반적인 기술 검증과 보완점을 찾기 위한 LISA의 축소판이자 사전 답사 같은 미션이다.
LISA 패스파인더의 상상도 ©LISApathfinder/ESA/DLR
LISA 패스파인더는 대략 16개월 동안 성공적으로 임무를 완수했다. 유럽 우주국은 2016년 LISA 패스파인더 기술 검증 결과 발표 때, LISA를 통한 우주 공간에서의 중력파 탐지는 충분히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놓았다. LISA 패스파인더 미션의 과학자들은 주로 우주 공간에서 간섭계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외력이나 기타 요인 등에 영향을 받지 않으며 중력파를 감지할 수 있을지에 관해서 연구했고, 당초 목표했던 수준보다 훨씬 더 안정적인 결과를 얻는 데 성공했다고 알려왔다. 유럽 우주국의 과학자 맥나마라 연구원은 안정적인 LISA 패스파인더의 시험 결과는 LISA 프로젝트의 성공 가능성을 말해주고 있다고 전했다.
LISApathfinder의 실제 모델 ©LISApathfinder/ESA/DLR German Aerospace Center
최종 결과(빨간선으로 표시)는 LISA가 요구하는 조건을 충족시키기에 LISA를 통한 중력파 탐지는 충분히 가능하다 ©Armano et al. 2018
이제 유럽 우주국의 과학자들은 LISA 패스파인더의 성공을 뒤로하고 인류 역사상 가장 큰 우주 망원경에 집중한다. 지구에서 5000만 km의 거리에서 태양을 공전할 LISA는 우주에서 가장 거대한 블랙홀들의 합병을 관측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LISA를 통한 지상파 검출기의 보완도 가능할 것이다. 이로써 인류는 우주의 가장 어두운 면에 한 발 더 다가가고 있다.
(1209)
로그인후 이용 가능합니다.
44억년 전 초기 지구에서 생명체 재료가 되는 탄화수소, 알데히드, 알코올 등 유기 분자들이 철이 풍부한 운석이나 화산재 입자들이 촉진하는 화학반응을 통해 생성된 것으로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내 연구진이 안정적이고 부작용이 적으면서 수술 후 전이·재발을 막을 새로운 형태의 암 치료 백신 개발 가능성을 열었다. 한국연구재단은 울산대 진준오 교수 연구팀이 암세포에서 얻은 표면 단백질을 항원으로 이용한 지질 나노입자(AiLNP)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25일 밝혔다.
복통, 설사, 직장 출혈, 철 결핍 빈혈(iron deficiency anemia) 등 4가지 징후 또는 증상이 50세 이전에 나타나는 조기 발생(early-onset) 대장암의 경고 신호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화학 섬유에서 나오는 미세 플라스틱 오염에 경각심을 갖고 생분해가 가능한 옷을 찾는 착한 소비가 생기고 있지만 생분해를 내세우며 개발된 섬유도 실제 환경에서는 제대로 썩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인 화성 탐사를 앞두고 이것이 실제 가능한지 관심이 높은 가운데 쥐 머리에 초음파를 쏴 동면 상태를 안전하게 반복 유도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WUSL) 홍 천 교수팀은 26일 과학저널 '네이처 신진대사'(Nature Metabolism)에서 초음파 펄스를 생쥐와 쥐의 뇌 특정 부위에 쏴 동면 상태를 안전하게 가역적으로 유도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방법은 머리 위에 초음파 방출기를 장착하는 비침습적 방식으로 초음파를 쏴 뇌의 신경 세포를 일시적으로 활성화해 체온을 낮추고 신진대사를 늦출 수 있다며 향후 의학이나 장거리 우주 비행에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플라보놀 성분을 함유한 사과와 블랙베리 등을 섭취하는 것이 노인의 '노쇠' 발현 가능성을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노쇠(frailty)는 나이가 들면서 신체 기능이 필연적으로 떨어지는 노화(aging)와는 구분되는 것으로, 일상에 지장을 줄 만큼 나이에 비해 신체기능이 심각하게 약해져 낙상과 골절 등을 초래할 위험이 높고 장애와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 하버드의대 계열 임상 연구소인 '힌다·아서 마커스 노화연구소' 등에 따르면 플라보노이드의 하위그룹인 '플라보놀' 섭취와 노쇠의 연관성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미국 임상영양학 저널'(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에 발표했다.
북극해 식물플랑크톤이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예상치보다 최대 3배 감소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극지연구소가 24일 밝혔다. 포항공과대학교 국종성 교수 연구팀, 극지연구소 양은진 박사, 미국 스크립스 해양연구소 임형규 박사 등으로 구성된 국제공동연구팀은 쇄빙연구선 아라온호 탐사를 포함한 다양한 북극해 현장 탐사에서 획득한 데이터를 활용해 북극해 식물플랑크톤의 농도 예측기법을 개발했다. 이를 적용한 결과 이산화탄소 배출 시나리오에 따라 차이는 있었지만, 2100년 식물플랑크톤의 농도는 기존 IPCC 5차, 6차 보고서의 예측과 비교할 때 감소 폭이 최대 3배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