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우주에 투입된 탐사선은 갓 태어난 아기와 같다?

[달 탐사선 궤적 설계] 달 탐사선 교신 및 전력 충전 위한 식 조건

달에 보내는 탐사선도 갓 태어난 아이를 돌보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발사체가 탐사선을 달 궤도로 보내주기 위한 지구-달 전이 투입 기동이 완료되면, 지상국에서는 탐사선의 일거수일투족을 다 확인해야 한다. 왜냐하면 우주에 투입된 탐사선은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탐사선의 하드웨어를 튼튼하게 설계했든, 성능 좋은 컴퓨터를 탑재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우주에 투입된 탐사선은 첫 번째로 지상국의 명령을 수신하여 온보드 컴퓨터를 부팅하고, 추가적인 명령을 수신하여 태양 전지판 및 고 이득 안테나를 전개하면 기본적인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상태가 된다. 탐사선이 기본적인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하더라도 이후에 진행되는 주요한 일들은 모두 지상국의 명령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따라서 이번 기고에서는 이러한 명령들을 보내고 받기 위한 교신 조건과 전력 충전을 연속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식 조건을 알아보고자 한다.

교신 조건

지구궤도 위성의 경우 지구를 반복해서 돌기 때문에 지상에 구축된 지상국과의 교신은 매일 주기적으로 발생한다. 하루에 몇 번 교신이 되는지, 각 교신의 기간은 얼마나 되는지를 사전에 계산하여 각 교신 기간 동안 무슨 일을 수행할지를 계획한다.

예를 들어 고도 685 km에서 운영 중인 다목적실용위성 3호가 대전에 위치한 지상국과 교신을 수행할 경우 하루 최대 6회의 교신이 가능하고, 교신 기간은 최대 10분 정도가 된다. 위성이 대전의 지상국과 교신이 시작되면 지상국은 위성이 향후에 할 일(명령)을 전송하고, 누적된 위성의 다양한 상태 데이터와 탑재체가 획득한 과학 데이터(텔레메트리)를 위성으로부터 수신한다.

달 탐사선이 처음 우주에 투입되면 내가 현재 어디에 있고, 내가 향후 어디로 갈 것인지 알지 못한다. 정말 갓 태어난 아이와 같다. 따라서 부모인 우리는 지상국을 통하여 탐사선과 교신을 수행한다. 그리고 이 녀석의 현재 건강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하여 다음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을지를 판단하고, 향후 무엇을 해야 하는지 시간별로 일일이 다 알려준다.

이러한 절차는 ‘초기 운영계획’을 통해 절차대로 진행되기 때문에 지속해서 탐사선과의 교신이 가용해야 한다. 만약 교신에 문제가 발생하여 적절한 시점에 탐사선이 해야 할 일들이 수행되지 않는다면 아주 혹독한 대가(?)를 지불해야 할 수도 있다. 따라서 탐사선을 운영하는 대부분의 기관은 탐사선이 발사체로부터 분리되는 순간부터 교신이 될 수 있도록 준비한다.

문제는 지구궤도 위성과는 다르게 달에 가는 탐사선은 지구의 자전으로 인해서 한 지상국에서 오랜 기간 위성을 관측할 수 없다는 것이다. 탐사선이 달에 정상적으로 진입한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지구의 한 지점에 구축된 지상 안테나는 밤에만 달을 도는 탐사선과 교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낮에는 아무런 일을 할 수 없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미국 NASA는 경도 120도 간격으로 심우주 통신망(Deep Space Network)을 구축하여 운영 중이다. 만약 탐사선의 고도가 3만 km 이상이 된다면 하나 이상의 안테나와 교신이 가능하다. 직관적으로 생각해보면 하나의 안테나와 약 8시간 이상 교신을 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각 안테나의 관측 시야 ⓒ en.wikipedia.org/wiki/NASA_Deep_Space_Network

이러한 안테나들은 달 탐사뿐만 아니라 화성 등 심우주 통신을 목적으로 통신 간의 이득을 높이기 위해 안테나 직경이 최소 34m에 달하며, 각 안테나 사이트에는 여러 기의 대형 안테나들이 구축되어 있다.

달 탐사선의 궤적이 직접 전이 궤적이든 아니면 위상 전이 궤적(심지어 약 안정 경계 궤적(Weak stability boundary))이든 심우주 통신망의 이용은 필수적이다. 이러한 교신 환경이 구축된다면 달을 향해 날아가는 탐사선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탐사선의 궤도를 지속해서 추적할 수 있다. 탐사선을 추적한 데이터가 모이면, 탐사선의 궤도를 결정할 수 있고, 결정된 탐사선의 궤도를 이용하면 향후 탐사선이 어디에 위치할 것인지도 예측할 수 있다.

(Eclipse) 조건

우주에 놓인 탐사선에 교신 조건 못지않게 중요한 조건은 바로 식이다. 식이란 일식 또는 월식과 같이 지구나 달이 태양을 가려 탐사선에 빛이 들어오지 않는 상태를 의미한다. 태양-지구-탐사선이 일렬로 늘어서거나 태양-달-탐사선이 일렬로 늘어설 경우 탐사선에 식이 발생한다.

탐사선뿐만 아니라 모든 위성은 이런 식 발생을 피해야 한다. 왜냐하면 이 구간에서는 태양 전지판에 빛이 들어오지 않아 배터리를 충전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만약 식 구간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배터리를 계속 사용하여 방전이라도 된다면 위성의 수명은 종료가 된다.

월식 개념 ⓒ in-the-sky.org

심우주 탐사선의 경우 장기간의 식이 예상되면 전력 소모를 최소화하는 ‘동면 모드’로 전환하여 운영한다. NASA의 뉴호라이즌스의 경우 2015년 7월 명왕성 근접 비행 시까지 총 18번의 동면 과정을 거쳤다. 명왕성에 도달하는 과정은 태양에서 점점 멀어지는 과정이기 때문에 태양 전지판을 이용한 전력 생성량도 점점 줄어들게 된다. 뉴호라이즌스는 이러한 전력생산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원자력 전지를 탑재하였으며, 수십 년간의 동력원이 확보되어 운이 좋으면 2030년까지 운영된다고 한다.

탐사선이 직접 전이 궤적을 이용하여 달에 갈 경우 설계된 전이 궤적이 태양과 지구의 일직선 위에 놓이면 해당 일을 발사 일에서 제외하거나 궤적을 조금 다르게 설계하여 식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달 탐사선이 달 궤도에 안정적으로 진입하여 고도 100 km에서 운영된다고 하더라도 달 궤도를 한 바퀴 도는 기간 중 식은 최대 40∼45분 정도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은 피할 수 없기 때문에 궤적 설계로 해결할 수 없고, 전력 운영 계획을 철저하게 수립하여 배터리가 방전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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