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서 신비한 심박동 현상 발견

블랙홀이 가스 구름에 영향 주는 것으로 추정

우주의 가스 구름에서 오는 신비한 감마선 심장박동이 발견됐다. 독수리자리에 있는 이 가스 구름은 100광년 떨어진 곳에 있는 SS 433이라는 마이크로퀘이사의 리듬에 맞춰 진동하고 있었다. 마이크로퀘이사란 블랙홀이나 중성자별이 보통 별과 쌍이 되어 서로의 주위를 도는 쌍성계 천체를 말한다.

독일 전자싱크트론연구소(DESY), 스페인 카탈란연구소(ICREA), 미국 해군연구소, 중국 난징대학 등의 과학자들로 구성된 국제공동연구팀은 미 항공우주국(NASA)의 페르미 감마선 우주망원경에서 수집한 10년 이상의 데이터와 아레시보 관측소의 약 300m에 이르는 반사경으로부터 수집한 데이터를 이용해 SS 433을 조사했다.

‘페르미 J1991+0515’로 명명한 가스 구름의 감마선은 그로부터 100광년 떨어진 곳에 있는 SS 433의 제트와 동일한 주기를 갖는다. ⓒ DESY, Science Communication Lab

지구로부터 약 1만 5000광년 떨어져 있는 SS 433은 태양 질량의 약 30배에 이르는 별과 10~20개의 태양 질량을 가진 블랙홀로 구성되어 있다. 이 두 천체는 13일을 주기로 서로의 궤도를 돌고 있는데, 블랙홀은 이 거대한 별의 물질을 빨아들이고 있다.

이때 별의 물질은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기 전에 마치 욕조 배수구 위에서 소용돌이치는 물처럼 소용돌이 형태의 원반을 형성한다. 그런데 그 물질 중 일부는 블랙홀로 떨어지지 않고 회전축의 위아래 양방향에서 매우 빠른 속도의 제트로 뿜어져 나온다.

SS 433의 제트는 방향이 주기적으로 바뀌면서 나선형의 가스 줄기를 보여준다. 이처럼 제트의 방향이 바뀌는 까닭은 제트를 방출하는 원반이 회전하는 팽이처럼 비틀거리며 돌기 때문이다. SS 433 블랙홀 제트의 방향 변화 주기는 약 162일이다.

감마선 신호와 블랙홀 제트 주기 일치해

연구진은 정밀 분석 결과 ‘페르미 J1991+0515’로 명명한 가스 구름의 감마선이 그로부터 100광년 떨어진 곳에 있는 SS 433의 제트와 동일한 주기를 갖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처럼 동일한 주기를 갖는다는 것은 가스 구름의 방출이 마이크로퀘이사에 의해 구동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페르미 J1991+0515’의 정확한 위치는 아레시보 관측소의 망원경에 의해 드러났다. 아레시보 관측소는 최근에 손상을 입어 가동되지 않고 있지만, 과학자들은 이전에 수집한 자료에의 접근이 허용되고 있다.

이번 연구의 공동 저자로 참여한 DESY의 지안 리(Jian Li) 연구원은 “제트의 방향을 따라가지도 않는 마이크로퀘이사로부터 약 100광년 떨어진 곳에서 이처럼 뚜렷한 연결을 발견한 것은 놀라운 일”이라며 “하지만 블랙홀이 어떻게 가스 구름의 심장박동에 동력을 공급하고 있는지는 우리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블랙홀의 제트에 의한 직접적인 주기적 박동은 가능하지 않다는 게 과학계의 추정이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제트의 끝에서 형성된 수소 원자의 핵에서 나온 양성자가 빠르게 움직이며 마이크로퀘이사와 가스 구름을 연결하고, 그 입자들이 가스 구름과 충돌해 감마선을 생성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안 리 연구원은 “SS 433의 모든 주파수와 현상은 과학자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며 “이 현상을 정확히 규명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관측과 이론 정립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이번 발견은 앞으로 수년 동안 마이크로퀘이사 근처에서의 우주선 생산과 전파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시험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천문학(Nature Astronomy)’ 8월 17일 자에 발표됐다.

블랙홀 질량에 따라 심박동 패턴 달라져

DESY는 세계를 선도하는 입자가속기 연구소 중 하나로서, 소립자들의 상호작용과 새로운 나노 소재, 필수적인 생체 분자들의 행동에서부터 우주의 거대한 미스터리에 이르기까지 물질의 구조 및 기능을 연구하는 기관이다.

연구진이 감마선의 신호를 심장 박동이라고 표현한 것은 심전도에 기록되는 심장 박동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감마선의 심장 박동 패턴은 최초이지만, X-선의 심장 박동 신호는 이미 발견된 바 있다.

NASA의 로시 X-선 타이밍 탐사 위성(RXTE)이 전갈자리 방향으로 약 1만 6000~6만 5000 광년 거리에 있는 ‘IGR J17091-3624’의 쌍성계에서 X-선 심장 박동을 포착한 것. 블랙홀과 한 개의 정상적인 별로 이루어진 이 쌍성계에서는 별로부터 나온 물질이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면서 형성한 원반 내부에서 변화가 일어나면서 원반에서 흘러나오는 X-선에서도 심장 박동 같은 주기적인 변화가 나타났다.

그보다 앞서 ‘GRS 1915+105’라는 다른 블랙홀에서도 심장 박동 패턴이 발견되었는데, 이 블랙홀은 ‘IGR J17091-3624’보다 8배나 빠른 심박동 패턴을 보였다. 블랙홀의 심박수가 이처럼 다른 것은 마치 생쥐의 심박수가 코끼리보다 빠른 것처럼 블랙홀의 질량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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