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개발, 국제협력이 ‘중요’

과학기자협회 우주개발 강연 및 토론회

앞으로 우주 개발의 화두는 뉴 스페이스(New Space)가 될 것으로 보인다. 14일 한국과학기자협회(회장 이영완) 주최로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토론회는 강연과 패널들의 토론 및 질의응답으로 진행됐다.

강연은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75t급 액체 엔진의 개발 전 과정을 지휘해 온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김진한 발사체 엔진개발단장이 맡았다.

김 박사는 가장 난제로 꼽혔던 연소 불안정 현상을 20회에 걸친 설계 변경과 반복적 시험을 통해 해결했다. 이에 따라 항우연은 나로우주센터에 발사체 엔진 개발 및 시험 설비를 독자 구축했다. 엔진개발단은 250여 명의 과학자들이 연구하고 있다.

올드 스페이스(Old Space)가 국가 주도로 많은 돈을 들여 연구하는 우주개발이라면, 뉴 스페이스는 우주산업의 민영화와 산업화가 특징이다. 스페이스 엑스(Space X)를 설립한 엘런 머스크의 영향이 컸다.

우주개발의 새 트렌드 ‘뉴 스페이스’

김진한 단장이 개발한 75t급 엔진은 세계에서 7번째로 개발한 것으로서 김 단장은 “러시아 소유즈 로켓과 미국의 팰컨1 로켓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우주선진국들은 더 성능이 좋은 엔진들이 존재한다.

김 단장과 항우연이 개발한 75t급 로켓 엔진 ⓒ ScienceTimes

김 단장과 항우연이 개발한 75t급 로켓 엔진 ⓒ ScienceTimes

그러나 우주산업이 민영화 산업화를 특징으로 하는 뉴 스페이스로 변하면서, 단순히 성능이 높은 것으로만 개발된 엔진을 추구하지 않는다. 비용이 적게 들면서도 신뢰도가 높은 최적의 로켓이 더 중요해졌다. 이날 토론자로 참가한 초소형 위성 개발 벤처기업인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 박재필 대표이사는 “안정적인 우리나라의 로켓이 있어야 벤처기업도 발전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뉴 스페이스는 소자본으로 창업한 벤처기업들이 기업가 정신으로 무장해서 사업하는 생태계를 조성했다. 벤처기업들은 실생활에 다양하게 이용되는 위성정보를 확보하기 위해 초소형 위성을 제작해서 적은 우주공간에 띄운다.

이 과정에서 적은 비용으로 위성을 보내는 발사체 개발이 매우 중요하며, 발사체에서 중요한 부분이 바로 로켓 엔진의 개발이다.

강연 후 토론회에는 이영완 기자(조선일보)를 좌장으로 윤신영(동아사이언스), 원호섭(매일경제신문) 등 과학 전문기자와 김진한 단장, 김홍집 충남대 기계공학부 교수, 안형준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초소형 위성개발 스타트업 ㈜나라 스페이스 테크놀로지 박재필 대표이사가 참여했다.

우리나라의 우주개발은 출발이 대단히 늦었다. 러시아를 비롯해서 중국, 일본 등 주변 나라들이 달 탐사를 하고 대륙 간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수십 년 앞선데 비해서 이제 국산 로켓을 발사하는 정도이다.

그나마 북한이 대포동 미사일을 발사하고, 은하 3호 등 위성발사용 로켓을 개발하는데 자극을 받아 뒤늦게 시동을 걸었다. 이 때문에 우주산업이 더욱 발전하려면 동남아시아 국가와의 국제협력이 매우 중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과학기자협회 주최 이슈 토론회. ⓒ 한국과학기자협회

과학기자협회 주최 이슈 토론회. ⓒ 한국과학기자협회

안형준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1980년대에 들어서야 우주개발의 필요성이 제기됐으며, 88서울올림픽을 계기로 위성중계의 필요성이 높아지자 국민들 사이에서 우주개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 전문가는 동남아시아 지역에 국제적인 로켓발사기지를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요구했다. 김 단장 역시 발사체의 경제성과 수요 창출을 위해 중장기적으로 아세안 지역에 로켓발사기지를 설립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로켓 발사기지는 적도에 가까울수록 유리하기 때문에 미국은 로켓 발사기지를 미국 남부 플로리다 지역에 두고 있으며, 프랑스 역시 남미 쿠루에 발사기지를 설치했다.

재사용 로켓 개발에 눈 돌려야    

뉴 스페이스에서 떠오르는 이슈 중 하나는 엘론 머스크 등이 개발한 재사용 로켓의 중요성이다. 김 단장은 “세계 전문가들은 스페이스 X의 재사용 로켓을 10번 이상 사용할 수 있는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페이스 엑스의 재사용 로켓은 케로신을 연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한 번 쓰고 나면 검댕(soot)이 생긴다. 이 때문에 10번 이상 사용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지만, 아직 그렇게 여러 번 사용한 적이 없다.

또 다른 선택은 메탄을 연료로 하는 재사용 로켓의 가능성이다. 전문가들은 메탄을 사용한 로켓과 케로신 로켓 사이에서 관망한다. 메탄 사용 로켓은 효율이 높지만 동급 추력에서 비교할 때 연료탱크의 크기가 약 2배가 되어야 한다.

대신 메탄을 사용한 경우 검댕(soot)이 발생하지 않아 10번 이상 사용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둘 중 어느 것이 확실한 선택이 될지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김 단장은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탄 로켓이 중요한 것은 화성을 여행할 경우, 화성에 풍부한 메탄을 연료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주개발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는 국민적 관심과 이해이다. 로켓 개발은 보통 여러 번의 발사 실패가 중요한 과정이다. 우리나라의 로켓 발사 역시 2번의 실패를 겪었지만, 다행히 외국 역시 수없이 로켓 발사 실패 뉴스에 익숙한 여론은 비교적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줬다.

김 단장은 이와 함께 로켓 개발에서 꿈나무들이 롤모델로 삼을 한국인 스타를 배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주개발역사에서 레전드로 꼽히는 대표적인 과학자는 미국의 베른 폰 브라운(Wernher von Braun)과 러시아의 발렌틴 글라시코(Valentine Glushko)와 세르게이 코롤로프(Sergei Korolev)가 꼽힌다.

토론회 참석자들. ⓒ 한국과학기자협회

토론회 참석자들. ⓒ 한국과학기자협회

김 단장은 “우리나라에서도 조광래 박사(10대 항우연 원장) 같은 레전드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영완 기자는 “더 길게 잡으면 최무선(1325 ~ 1395)은 당시 세계에서 가장 앞선 로켓을 개발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행사는 과학기자들이 취재 중에 만난 우수 과학자의 연구를 널리 알리고, 해당 연구 개발에 대한 의견 수렴과 공론의 장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한국형 발사체 개발사업본부는 지난해 한국과학기자협회로부터 ‘기자가 뽑은 과학자상’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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