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우리 몸에서 암은 왜 생길까?

[만화로 푸는 과학 궁금증] 정상 세포가 암세포로 변하는 이유

현대인에게 가장 무서운 질병은 암이다. 암은 우리 몸의 세포가 무절제하게 증식을 계속하여 주위 장기를 파괴하는 악성종양이다. 암세포는 임파선이나 혈관을 통해 신체 각 부분으로 퍼져나가 결국은 생명을 위협한다. 일반적으로 암 발생 원인은 각종 발암 화학 물질과 방사선 등에 자주 노출되거나 어떠한 자극이나 손상이 계속되는 등과 같은 외부 요인에서 많이 찾았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과학기술의 발달로 세포를 분자 수준으로까지 연구하게 되자 세포가 암세포로 변하는 이유를 세포 내부에서 찾고 있다.

텔로미어와 암세포

우리 몸의 정상 세포는 증식을 위해 분열을 하면 할수록 한 번 분열에 걸리는 시간이 차츰 길어지고 결국엔 더 분열할 수 없게 된다. 이것을 세포의 노화라고 한다. 따라서 세포의 분열 횟수에는 상한선이 있는데, 그 상한선은 20~50회 정도이다. 세포의 노화 과정은 염색체 끝에 붙어 있는 텔로미어라는 특별한 구조와 연관이 있다. 텔로미어는 매우 특이하게 특정 염기서열이 계속 반복되는데, 반복 정도는 일정치 않고 염색체마다 다양하다. 이 텔로미어는 여러 개의 가닥으로 나누어진 DNA 각각의 끝부분에 있는데, DNA를 보호하는 마개 역할을 한다.

염색체 끝에 있는 텔로미어는 DNA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윤상석

그런데 텔로미어는 세포 분열이 거듭될수록 짧아지다가 특별한 구조를 이루지 못할 정도로 짧아지면 세포는 더 이상 세포 분열이 일어나지 않거나 스스로 죽는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20~30대 젊은 사람의 혈액 세포에서 텔로미어의 길이는 1만 개의 염기서열 정도이지만, 60~70대의 혈액 세포에서는 6000개의 염기서열 정도로 짧아진다. 그런데 세포에는 짧아진 텔로미어를 수리하는 효소인 텔로머레이스가 있다. 주로 생식세포나 줄기세포에서 활동하고 일반 세포에서는 활동하지 않는다. 그런데 암세포에서는 이 텔로머레이스가 왕성하게 활동한다. 결국, 암세포는 분열을 반복해도 텔로미어의 길이가 짧아지는 노화 현상이 일어나지 않으므로 끝없이 증식을 할 수 있다.

암 억제 유전자

우리 몸의 세포에는 암 억제 유전자가 존재한다. 이 유전자는 DNA에 상처를 입은 비정상 세포의 분열과 증식을 막아 세포가 암세포로 변하지 못하도록 한다. 대표적인 암 억제 유전자로 TP53이 있다. 만약 암 억제 유전자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다면, 비정상 세포가 계속 증식하여 암세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연구에 의하면 인간에게 발생하는 암의 절반 이상에서 암 억제 유전자와 그와 관련된 유전자에서 이상이 발견되었다고 하니 암 발생과 암 억제 유전자의 연관성은 매우 높음을 알 수 있다.

암 억제 유전자는 DNA에 상처를 입은 비정상 세포의 분열과 증식을 막는다. ⓒ윤상석

암 억제 유전자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예 중 하나로 DNA의 메틸화를 들 수 있다. DNA 메틸화 현상은 DNA에 메틸기가 붙는 것을 말한다. DNA에 메틸기가 붙은 부분은 유전 정보를 해독할 수 없는데,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기 위해서이다. 수정란에서는 DNA 메틸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세포 분열이 진행되면서 같은 유전자를 가진 세포가 다양한 장기와 조직으로 변신하려면 DNA 메틸화를 통해 특정 유전자만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 만일 암 억제 유전자 부위에 메틸화 현상이 일어나면 암 억제 유전자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여 암세포가 생길 수 있다.

암세포와 바이러스

암이 발생하는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로 바이러스를 들 수 있다. 간암이나 위암, 혈액암인 백혈병 등의 발병 원인 중 일부가 바이러스 때문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간세포를 감염시키는 B형 간염 바이러스는 대표적인 발암 바이러스 중 하나이다. 이 바이러스는 간세포 안으로 침입하여 자신을 복제한다. 이 과정에서 바이러스의 DNA는 세포핵 안으로 들어가는데, 이때 바이러스 DNA가 간세포의 DNA 안으로 섞이기도 한다. 따라서 간세포의 DNA가 불안정하게 되어 간세포가 암세포로 변할 수도 있고 간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 이 바이러스는 간암 원인의 15% 정도를 차지한다고 한다.

간세포에 침입한 B형 간염 바이러스는 자신의 DNA를 세포핵에 집어넣어 간세포의 DNA를 불안정하게 만든다. ⓒ윤상석

암세포가 생기는 원인은 이 외에도 몇 가지가 더 있다. 그중 하나는 세포가 분열할 때 염색체가 제대로 분배되지 않는 경우이다. 정상적인 세포 분열에서는 DNA가 복제된 후에 단단하게 뭉쳐 염색체 쌍이 되고 이 염색체 쌍이 똑같이 2개로 나뉘어 서로 분열되는 세포 안으로 들어가면 세포 분열이 완성된다. 그런데 염색체 쌍이 제대로 나뉘지 않으면 분열 후에 생긴 새로운 세포의 염색체가 많거나 적어진다. 이처럼 염색체 수가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세포는 암세포로 변할 가능성이 있다. 다행히 우리 몸에는 이렇게 염색체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세포가 자연스럽게 죽어 사라지게 하는 기능이 있다. 그런데 이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이 비정상적인 세포가 살아남아 암세포로 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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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댓글 (1)

  • 박한얼 2020년 9월 7일3:20 오후

    세포가 생성되어 50회정도 반복해서 분열하면 텔로미어가 짧아져 사멸하게 되니 세포도 무한히 사는게 아니라 적당한 때가 되면 죽는 과정을 거치는 원리가 있었어요. 그런데 뭔가 이상이 있어 이 프로그램이 진행이 되지 않고 계속 살아서 과다하게 증식되는게 암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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