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일의 영어 이름이 어려운 이유

[이름들의 오디세이] 각 요일마다 남아있는 신화의 흔적

요 몇 년 사이에 ‘토르(Thor)’라는 이름이 들어간 영화가 유행했다.

토르는 망치를 들고 다니고, 천둥을 일으키는 신이다. 북유럽의 게르만 신화에서는 최고의 신 반열에 들며 방사능 물질인 토륨(thorium; 90Th)의 이름도 토르의 이름에서 따왔다.

 

토륨 thorium ← 천둥의 신 토르(Thor)

 

토륨은 1828년에 스웨덴(!) 화학자인 베르셀리우스(Jöns Jacob Berzelius; 1779~1848)가 발견한 원소에 붙인 이름이다. 그는 신화를 좋아했던지 이전에 발견한 두 원소에도 그리스-로마신화의 이름을 빌려 세륨(cerium) 과 셀레늄(selenium)으로 명명했다.

우리는 어려서 이미 남유럽인들의 세계관이었던 그리스-로마의 신화를 접했다. 자라면서 책도 읽고, 이야기도 듣고, 그림도 많이 보았고, 이런저런 사물의 이름을 통해 많이 접하므로 아주 친숙하게 느낀다.

그에 비하면 북유럽신화는 낯설다. 하지만 우리가 은연중에 쓰는 이름들 중 북유럽신화에서 온 것들이 적지 않다. 단적인 예가 바로 요일의 이름이다.

필자가 영어를 처음 배우던 시절, 받아쓰기에서 가장 많이 틀리는 것이 바로 요일의 이름이었다. 일반적인 영어 단어들과 달리 철자도 어렵고 발음도 철자와 따로 놀았다.

덕분에 필자는 지금도 요일의 이름을 쓸 때는 조금 긴장한다. 왜 그렇게 낯설고 어려운가 생각해보면, 그 이름들이 북유럽 신화에서 왔기 때문이다.

신은 세상을, 콘스탄틴 대제는 일요일을 창조했다. 하기아 소피아의 모자이크. ⓒ 위키백과 자료

신은 세상을, 콘스탄틴 대제는 일요일을 창조했다. 하기아 소피아의 모자이크. ⓒ 위키백과 자료

인간의 문명에 ‘7일(日) 1주(週)’의 개념이 처음 생긴 것은 메소포타미아지방에서 꽃을 피웠던 수메르와 바빌로니아 문명부터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가 익숙하게 쓰는 주의 개념은 로마 제국에서 시작한다.

서기 321년 로마의 콘스탄티누스 대제(Constantine the Great)는 일곱 날로 이루어진 한 주의 개념을 만들면서 각각의 하루, 즉 요일(曜日)을 해 – 달 – 화성 – 수성 – 목성 – 금성 – 토성의 날로 정했다.

이름을 빌려온 일곱 천체는 우리가 맨눈으로 볼 수 있는 천체들이었다. 좀 어려운 말로 하면 ‘프톨레마이오스의 7행성계(Ptolemy’s 7 planetary spheres)’였다.

요일

콘스탄티누스 대제는 한 주의 마지막 날, 즉 일요일을 휴식의 날로도 정했다. 이것은 기독교로 개종한 대제가 성경에 나오는 창세기의 개념을 빌린 것이다. 6일 동안 세상을 창조한 신이 일곱 번째 날에는 하루를 쉬었기 때문이다.

물론 대제 자신에게 부여한(일반 백성들과는 무관했을) 휴식의 날이었겠지만 여하튼 일요일 하루는 일은 쉬고 예배를 보는 날로 이 때 정해졌다.

이후 로마의 캘린더가 로마 군대의 깃발에 업혀 유럽 여기저기로 전파되면서 주(週)의 개념도 널리 퍼졌다. 그렇지만 요일의 이름만큼은 민족마다 언어마다 제각각으로 불렸다. 영어만 해도 남유럽인 로마의 영향과 북유럽 게르만의 영향을 동시에 받았다.

요일2.JPG

영어의 요일 이름을 살펴보면 우리의 기대와는 달리 로마보다는 오히려 북유럽의 영향이 더 큰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이제 그 어려운 이름의 근원을 찾아가보자.

일요일, 월요일, 토요일의 이름은 각각 Sun, Moon, Saturn에서 온 것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우리 번역도 해(日), 달(月), 토성(土)으로 했다. 하지만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사정이 좀 달라진다.

북유럽의 신들. 좌로부터 프리그, 토르, 오딘. 올라우스 마그누스 (Olaus Magnus) 그림, 16세기.  ⓒ 위키백과 자료

북유럽의 신들. 좌로부터 프리그, 토르, 오딘. 올라우스 마그누스 (Olaus Magnus) 그림, 16세기. ⓒ 위키백과 자료

화요일로 번역하는 튜즈데이(Tuesday)는 북유럽 신화에 나오는 전쟁의 신 튀(Tiu, Tiw) 혹은 튀르(Tyr)의 이름에서 왔다. 로마신화에 나오는 전쟁의 신 마르스(Mars)에 해당한다.

수요일로 번역하는 웬즈데이(Wednedsday)는 북유럽 신화에서는 최고의 신인 보덴(Woden) 혹은 오딘(Odin)의 이름에서 왔다.

목요일로 번역하는 써스데이(Thursday)는 토르(Thor)의 이름에서 왔다. 그리스신화의 제우스는 번개를, 북유럽의 토르는 천둥을 일으키는 점이 비슷하다.

금요일로 번역하는 프라이데이(Friday)는 보덴의 아내인 프리그(Frigg)의 이름을 따왔다.

이렇게 요일의 이름만 살펴보아도 영어에는 많은 문명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Monday ← Moon, Mon(몬)

Tuesday ← Tiu, Tiw, Tyr (튀)

Wednedsday ← Woden (보덴)

Thursday ← Thor (토르)

Friday ← Frigg (프릭)

Saturday ← Saturn

Sunday ← 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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