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차,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과 영국에서는 특이한 연구 결과들이 잇달아 발표됐다. 전쟁으로 피폐해진 국가에서 건너온 난민들의 자녀와 고아, 그리고 강제수용소에 있었던 아이들을 대상으로 언어 능력을 측정한 결과, 매우 낮은 점수를 받았던 것.
이때 대다수의 연구진은 그런 현상이 타국에서 건너온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2개 언어를 사용하면서 일어난 부작용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다중언어 환경에 노출되면 사회성이 더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 게티이미지뱅크
다양한 언어 환경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실제로 여러 가지 문제를 겪는다. 한 문장 안에 여러 언어를 섞어서 표현하는가 하면 한 언어의 용법을 다른 언어에 적용해 어색한 말을 구사하곤 한다. 때문에 어릴 때부터 이중언어를 사용하는 것은 언어 발달을 지연한다는 이유로 불리하게 여겨졌다.
하지만 1960년대 이후 이 같은 관점은 변하기 시작했다. 이중언어를 사용하는 아이들도 인지 지체나 정신 지체가 없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인지 상의 이점을 가진다는 연구 결과들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일례로 이중언어 환경에 있는 아이들은 생후 7개월부터 복잡한 일을 계획하고 우선순위를 정하는 일에서 한 가지 언어만을 구사하는 또래 아이들보다 앞선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중언어 사용하면 실행 기능 뛰어나
또한 다중언어 환경에 노출되면 사회성이 더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여러 언어 환경에 노출된 어린이들은 일상 속에서 늘 다른 사람의 시각을 고려해야 하는 사회적 경험을 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하나의 언어만 구사하는 어린이들에 비해 상황 파악 및 대처 능력이 좋으며 더 뛰어난 소통 능력을 보인다는 것이다.
2개 언어를 구사하는 개인들이 단일 언어 사용자들에 비해 실행 기능에서 더 나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사실도 입증됐다. 실행 기능(executive functions)이란 문제를 잘 해결하기 위해 어떤 전략을 언제, 어디서, 어떻게 적용할지를 아는 기능이다. 가장 복잡한 뇌 기능 중의 하나로 꼽히는 실행 기능은 유인원이나 다른 동물들과 인간을 구분 지을 수 있는 능력으로도 일컬어진다.
이에 따라 미국인이 영어 외에 스페인어를 구사하게 되면 연봉의 1.5%에 해당하는 수입을 추가로 얻을 수 있으며, 프랑스어는 2.3%, 독일어는 3.8%에 달한다는 주장도 있다. 영국에서는 외국어 장벽이 GDP의 3.5%에 달할 만큼 무역을 저해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된 적이 있다. 영어가 모국어인 영국은 외국어를 배우는 사람이 유럽 국가 중 가장 적기 때문이다.
그런데 하나 이상의 언어를 사용하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뇌의 회백질이 더 많은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영국 레딩 대학과 미국 조지타운대학의 국제 공동 연구진이 발표한 이 연구 결과는 과학전문지 ‘뇌 구조와 기능(Brain Structure and Function)’ 최신호에 게재됐다.
회백질이란 척추동물의 중추신경인 뇌와 척수에서 신경세포가 모여 있는 곳이다. 중추신경의 조직을 육안으로 관찰하면 흰색인 백질과 회백색인 회백질로 나누어진다. 회백질은 주로 신경세포와 그 가지돌기, 무수신경돌기 등이 차지하며, 백질은 유수신경섬유로 구성되어 있다.
경험에 의해 부피 달라지는 회백질
연구진은 이중언어 사용자들이 뇌가 발달하는 시기 동안 더 많은 회백질을 유지하고 백질을 증가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했는데, 이는 더 효율적인 뇌의 소통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회백질과 백질의 증가는 주로 언어 학습 및 사용과 관련된 뇌 영역에서 발견됐다.
특히 가장 복잡한 뇌 기능인 ‘실행 기능’은 전두엽 및 두정엽과 관련되어 있는데, 이 영역에서도 회백질의 부피가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뇌의 회백질은 사람들의 경험에 의해 부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는데, 가장 좋은 사례가 런던의 택시 운전사들이 공간 탐색과 관련된 뇌 영역에서 더 많은 회백질을 가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다.
이중언어 사용자들은 단일 언어 사용자들에 비해 3~21세 시기 동안 피질 표면적에서 현저히 다른 발달 양상을 보였다. © Christos Pliatsikas, Brain Structure and Function
이번 연구를 이끈 레딩 대학의 크리스토스 플리아츠카스 박사는 “뇌의 회백질은 어릴 때부터 감소하지만 우리는 주요 뇌 영역이 발달하는 동안 1개 언어 사용자보다 2개 언어 사용자들이 그런 위축을 덜 보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기존 연구에서는 성인의 뇌에서 이중언어 사용이 회백질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밝혀졌지만, 어린이와 청소년에게서도 이런 영향에 대한 강력한 증거를 밝혀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 결과는 이중언어를 구사하는 것이 왜 노년기의 뇌에도 도움이 되는지를 확실히 밝혀주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2개 이상의 언어를 구사하면 노년에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확률이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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