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올림픽에서 ‘크라우드펀딩’ 맹활약

[세계 산업계 동향] 세계 신산업 창조 현장 (73)

라리사 율키우(Larissa Yurkiw, 25) 씨는 캐나다 출신의 여성 알파인 스키선수다. 가파른 경사면을 빠른 속도로 질주하는 경기 모습에 반해 지난 2007년부터 경기에 참가하기 시작했다. 지난 2008년과 2009년에는 캐나다 주니어 선수권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지난 2010년 열린 자국에서 열린 밴쿠버 동계올림픽에는 참가하지 못했다. 올림픽 2개월 전 개인 연습을 하던 중 큰 부상을 당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2년간의 재활치료를 통해 엄청난 비용을 지불해야 했다.

이번 소치올림픽을 앞두고서도 돈 문제가 제기됐다. 알파인 스키 국가대표 팀으로 올림픽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2만 달러(한화 약 2천150만원)의 비용을 부담해야 했다. 그러나 율키우 선수는 오래 전부터 이런 상황을 대비해왔다.

스키선수들, 올림픽 출전비용 손쉽게 모금

율키우 선수에게는 수년 간 운영해오던 웹 사이트가 있었다. 자신의 어린 시절부터 선수로서의 성장과정을 상세하게 담은 개인 플랫폼이었다. 그녀는 이 사이트를 크라우드펀딩(crowdfunding) 사이트 ‘Pursu.it’와 연결해 모금활동을 시작했다.

▲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소치 올림픽 출전자금을 모금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사진은 캐나다 출신 알파인 스키선수 라리사 율키우(Larissa Yurkiw, 25) 씨의 웹사이트. 크라우드펀딩과 이 웹사이트를 연결해 올림픽 출전자금을 손쉽게 모금했다. ⓒhttp://larisayurkiw.com/


그리고 자신을 지지하고 있는 2천300여 명의 팬들로부터 2만2천476달러를 모급했다. 목표금액인 2만 달러를 훨씬 초과하는 금액이었다.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자금 문제를 손쉽게 해결한 그녀는 지금 팬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으며, 소치 올림픽 현장에 가 있다.

2일 캐나다 토론토 시의 지역 언론 ‘더스타(thestar.com)’ 지는 ‘Pursu.it’을 통해 올림픽 출전자금을 마련한 캐나다 선수가 8명에 이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다른 6명은 또 다른 크라우드펀딩인 ‘Make a Champ’를 통해 올림픽 출전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SNS, 인터넷 매체 등을 통해 대중의 자금을 모으는 크라우드펀딩이 동계올림픽 선수들에게 큰 희망을 던져주면서 아름다운 모습을 만들어가고 있다.

1993년 개봉된 영화 ‘쿨러닝’은 자메이카 육상선수들의 1988년 캐나다 캘거리 동계올림픽 출전 과정을 담아 세계적인 화제가 됐다. 국가 지원이 거의 없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 차를 팔아가면서 마침내 올림픽에 참가했으며, 경기현장에서 큰 감동을 불러일으킨다는 이야기다.

이 자메이카 봅슬레이 국가대표팀이 이번 소치올림픽에서도 출전권을 따냈다. 12년 만이다. 하지만 예산 부족으로 출전 여부가 불투명했다. 그러나 전 세계 팬들의 자발적 기부가 쏟아지면서 올림픽 참가가 가능해졌다. 모금 과정에서 큰 역할을 한 것이 크라우드펀딩이다.

크라우드펀딩 채널인 크라우드틸트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후 1시30분 현재 2천263명이 기부에 참여해 목표액 8만 달러가 넘는 10만7천89달러를 모았다.

이 같은 모금 켐페인이 알려지면서 한국의 가상화폐 ‘도기코인(dogecoin)’에서는 3만 달러 상당의 가상화폐를, 삼성전자에서는 8만 달러를 지원하는 등 세계 전역에서 추가 모음이 이어지고 있다.

팀보다 선수들 개인적 모금이 더 유리해

동계올림픽 특성상 비용이 많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CNN은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에 드는 비용이 500억 달러(한화 약 53조원)으로 역대 올림픽 중 가장 비싼 올림픽이 될 전망이라고 최근 보도한 바 있다.

선수들 입장에서도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코치들과 함께 비싼 장비들을 메고 스키장, 빙상경기장 등을 수시로 찾아가야 하는 일이 쉽지 않은 일이다. 때문에 실력 있는 많은 선수들이 올림픽 출전을 포기해야 했다.

‘Pursu.it’의 줄리아 리바드(Julia Rivard) 공동대표는 클라우드펀딩이 없었다면 많은 선수들이 은행을 찾았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동계올림픽 출전선수들이 큰 은행에서 많은 자금을 대출받는 일이 거의 불가능했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리바드 대표는 이런 문제를 크라우드펀딩이 손쉽게 해결하고 있다고 전했다. 동계올림픽에 참여하려는 선수들의 순수한 꿈을 실현시켜주면서 동계 스포츠 붐을 조성하는데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올림픽을 앞두고 클라우드펀딩 성공 사례가 보도되면서 펀딩회사들을 찾는 선수들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모든 선수들에게 펀딩이 다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Pursu.it’의 경우 현재 35명의 모금 켐페인이 진행되고 있는데 400명의 선수(혹은 팀) 중에서 선별된 결과다.

리바드 대표는 팀보다는 개인적인 모금이 더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모금행사 성격상 개인적인 특성이 대중에 더 어필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모금 참여자들에게는 선수(혹은 팀)들과의 긴밀한 교류가 이루어진다.

지난 주 라리스 율키우 선수에게 250달러를 기부한 16명의 팬들은 율키우 선수가 직접 짠 털모자를 선사받았다. 알파인 스키 종목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팬들이 있으면 특별히 시간을 내 멘토링을 받은 프로그램도 진행되고 있다.

관계자들은 향후 크라우드펀딩이 동계올림픽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동계올림픽의 난제인 비용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함으로써, 출전 종목을 더 확대하고 다양화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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