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감축, 이제 시민이 나서야”

보상 체계 마련 등 현실적 방안 필요

국내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 방안을 모색하는 토론회가 지난 14일 대한상공회의소 중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는 온실가스 문제는 최근 들어 일반인들에게도 높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토론회에는 관련 전문가들 외 환경운동가, 애니메이션 감독, 학생, 주부 등 일반인들이 청중석을 가득 채웠다.

“저탄소 구현위해 외부사업 활성화 필요”

토론회는 이충국 한국기후변화연구원 탄소배출권센터 센터장의 ‘국내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을 위한 외부사업 활성화 방안’ 주제발표로 시작됐다.

여기서 외부사업이란 ‘배출권 할당대상업체가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온실가스를 감축, 흡수 제거하는 사업’을 말한다. 외부사업 사업자 및 배출권 할당대상업체가 인증 받은 실적은 KOC(Korean Offset Unit)라고 한다.

정부가 지난 7월 발표한 국가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 수정안 및 제2차 계획기간(2018년~2020년) 국가배출권 할당계획 2단계에 따르면 국내 배출권 할당업체는 총 591개다. 총 할당량은 17억 7713만 톤이다.

이 센터장이 발제에서 주장한 핵심은 할당 배출권 이외 KOC를 활성화시켜 국내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자는 것이다.

이 센터장은 “녹색성장법 목표인 ‘저탄소 구현’을 위해 외부사업 활성화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비할당 대상 사업장에서의 외부사업 추진 허용이 필요하다”며 “주차장 태양광 발전사업 등 할당 대상 사업장 내 비할당 대상 시설 등에서 추진한 사업도 외부사업으로 허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와 함께 그는 외부 사업 활성화 정책 개선 방안으로 ▲인증사업 절차 간소화 ▲ 정부차원에서 외부사업담당자 증원 ▲ 정부지원사업의 외부사업과의 연계 ▲ 시민과 소상공인을 위한 맞춤형 설명 실시 등을 덧붙였다.

이 센터장은 “정부 보조금지원, 기술의 진보, 감축 기술의 확산, 사회적 감축문화가 확산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 방안을 모색하는 토론회가 지난 14일 대한상공회의소 중회의실에서 개최됐다.  ⓒ 송찬영 / ScienceTimes

국내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 방안을 모색하는 토론회가 지난 14일 대한상공회의소 중회의실에서 개최됐다. ⓒ 송찬영 / ScienceTimes

AI 등 4차산업혁명 기술도 배출권으로 인정 필요

이후 전의찬 세종대 환경에너지공간융합학과 교수를 좌장으로 한 전체토론이 진행됐다.

전체토론에는 김소희 (재)기후변화센터 사무총장, 박현종 산업통상자원부 신재생에너지정책과 팀장, 오동훈 한국중부발전 발전환경처 기후환경실장, 정동희 한국환경공단 배출권관리처장, 최광림 웨코스 대표이사가 참여했다.

토론 첫 번째 주자로는 오동훈 한국중부발전 기후환경실장이 나섰다.

오 실장은 “발전사는 배출권을 대량으로 구매하는 구매자다. 온실가스 저감 2차 계획에 따라 7억 500만 톤을 시장에서 구매해야 하는데 이에 1년에 1조 가량의 비용이 든다”며 “하지만 시장에서 구매하려고 해도 물량이 없어 어려움이 많다. 외부사업이 활성화돼 구매하는데 리스크가 없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오 실장은 “현재 발전사들은 외국에서도 온실가스 감축사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베트남 미얀마 태국 스리랑카 등 4개국에 한정돼 있다”며 “이들 국가 외에 다른 나라에서도 관련 사업이 가능하도록 해 주고, 신재생에너지 소규모 사업 등을 배출권으로 인정해주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발전사 현장의 목소를 대변했다.

이어 현재 온실가스 감축 컨설팅 업체 웨코스를 운영하고 있는 최광림 대표가 토론에 나섰다. 최 대표는 이전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탄소배출권 관련해 정부와 경제계의 가교 역할을 한 전문가다.

최 대표는 “기후변화 관련해 제도를 만들 때 온실가스를 줄임으로써 지구환경을 보호한다는 취지가 있었다. 그 이면에는 향후 새로운 먹거리로서 기후변화 산업을 활성화하고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목표도 있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방법으로 3가지를 제안했다.

하나는 온 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방법론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가령 최근  LG전자가 인도에서 고효율 냉장고 교체사업으로 580만 톤의 배출권을 획득한 사례를 들 수 있다.

최 대표는 “이를 국내에 적용해 고효율 냉장고를 사는 국민들에게 탄소배출권을 부여하고, 국민들이 탄소배출권을 거래할수 있도록 한다면 어떨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국민들은 경제적으로 이익을 얻고, 기후변화와 환경보전의식을 함양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둘째, 인공지능 등 4차산업혁명시대 기술을 배출권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최 대표는 “예전에는 에너지 절감을 위해 스위치를 바꾸거나 설비를 고효율로 바꾸었다. 여기에 인공지능을 도입하면 사람이 없을 경우 센서가 감지해 자동 소등하도록 한다”며 “인공지능은 과거 패턴과 다른 에너지 절약시스템이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현재 외부사업이나 방법론을 승인할 때 중점적으로 보는 것이 설비나 공정인데, 이제는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도 외부 사업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셋째는 기술과 사회가 발전하면서 나오고 있는 신규 사업에 대한 인정이다. 최 대표는  “기술 등이 발전함에 따라 이뤄지는 신규 사업을 과거 틀에서 벗어나 새롭게 보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박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팀장은 “지금까지 나온 많은 지적들에 동의한다”며 “기업들이 원활하게 정부에 접근하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정부 내 논의가 원활하도록 관계기관과 충분히 협의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나친 제도 완화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배출권 실무를 총괄하고 있는 정동희 한국환경공단 배출권관리처장은 “대국민 인식제고에는 매우 동감한다”며 “하지만 제도나 규정을 너무 완화하고 사업을 너무 많이 받아들이면 국제시장과 연계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 대해 좌장인 전의찬 세종대 교수는 “파리협정은 자발적 감축을 하도록 하고 있으며, 개도국은 그 나라의 특성을 감안하도록 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개도국에 속해 있기에 향후 협상추이를 볼 필요가 있겠다”고 조언했다.

온실가스 저감 색다른 접근 방식은  ‘문화’

김소희 (재)기후변화센터 사무총장은 “현재 배출권 할당 기업이 온실가스 감축의 60%를 감당하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은 기업만이 아니라 모든 국민이 참여해야 한다”고 말하며 “시민배출권이 가능할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LED교체, 아파트 태양광 사업 등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당연하다”며 “이러한 것들도 수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전향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청중과의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대전에서 온 한 애니메이션 연출자는 “민주주의는 정부가 만든게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이 만들었다”고 전제하며 “평범한 사람들이 쉽게 알게 하기 위해 온실가스 저감에 대한 문화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그는 “지난 동계올림픽 때 불모지였던 컬링이 국민들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스타’를 만들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며 “가령 저탄소 생활의 금메달 수상자가 나오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주부라고 밝힌 한 청중은 “평범한 국민 입장에서 온실가스 저감 행위를 할 때 정부가 보상을 하면 더 활성화 될 것”이라고 조언하며 “태양광과 연료절감 가스보일러를 도입했을 때, 보상이 가능하다면 충분한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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