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존 분자는 산소원자 3개로 이루어져 있다. 이 분자들은 지구 상공 24~32km를 떠다니는데, 특히 지구 상공 25km 높이에서 한데 뭉쳐 오존층(ozne layer)을 형성하고 있다. 오존층에서는 태양으로부터 오는 자외선을 흡수한다. 때문에 자외선으로 인한 피해를 막아주고 있다.
자외선을 막아주지 않을 경우 그 피해는 엄청나다. 바다에서는 해양생물, 플랑크톤의 생장을 저해한다. 육지에서는 광합성 현상을 방해해 곡물 생산을 저해하고, 심할 경우 동·식물 말라죽게 만든다. 사람에게는 피부 노화와 함께 피부암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또 눈에는 백내장을 유발해 심할 경우 실명에 이를 수 있고, 호흡기 장애의 원인이 된다. 이 오존층이 파괴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때는 1982년이다.
남극 상공에서 촬영한 오존 홀. 자외선을 막아주는 오존층이 파괴돼 생긴 거대한 구멍이다. 그동안 몬트리올 협정을 통해 오존 홀을 줄여왔지만 다이클로로메테인( CH2Cl2)이 오존층을 파괴하면서 오존층 회복이 다시 요원해지고 있다. ⓒNASA
21세기 들어 다이클로로메테인 배출 급증
남극 상공 오존층에 구멍이 뚤린 오존 홀(ozone hole)이 발견되면서 사람들이 크게 놀랐고, 세계 각국은 급하게 몬트리올 의정서를 의결해 오존 파괴의 원인이 되는 클로로플루오르카본(프레온 가스) 배출을 줄여나갔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지난 10여 년 간 오존층이 회복되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지구에서 배출되고 있는 또 다른 화학성분이 오존층 회복을 지연시키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사람들을 또 다시 놀라게 하고 있다.
영국 랭커스터 대학 연구팀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프레온 가스처럼 오존층을 파괴하고 있는 물질은 솔벤트(solvents) 구성물질인 다이클로로메테인(dichloromethane, CH2Cl2)이다. 염화메틸을 염소화하거나 클로로폼을 아연과 아세트산으로 환원하면 얻어지는 화합물이다.
유기용매제, 혹은 반응용제, 냉매 등으로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으나 독성이 강해 과학자, 기술자들은 이 물질을 취급하면서 보안안경, 실험장갑, 실험복, 마스크 등을 착용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 물질의 파괴성이다.
다이클로로메테인이 태양빛에 의해 분해되면 염소 원자가 발생하는데, 이 염소 원자들이 오존 분자와 접촉해 분자 결합을 와해시켜 버린다. 연구팀은 다이클로로메테인 배출이 지금과 같은 속도로 계속 늘어날 경우 그동안 노력해왔던 오존층 회복이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다.
다시 오존층이 파괴되기 시작해 오존층 회복이 5~30년, 심할 경우 30년 이상 연장될 수 있다는 것. 여기서 오존 층 회복이란 완전한 오존층 회복이 아니라 최초로 오존 홀이 발견된 1982년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이클로로메테인의 위험성에 주목한 것은 랭커스터 대학의 대기과학자 라이언 호사이니(Ryan Hossaini) 교수다. 그는 지난 2000~2012년 사이에 대기권 저고도 지점에서 다이클로로메테인 기포가 매년 평균 8% 증가하고 있는 사실에 주목했다.
“오존층 파괴 물질 목록에 다이클로로메테인 추가해야”
2004~2014년에는 다이클로로메테인 기포의 양이 두 배로 늘어났다. 호사이니 교수팀은 보고서를 통해 “최근 들어 연평균 약 10억 톤의 다이클로로메테인이 배출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1987년 몬트리올 의정서를 체결 당시 실무자들의 예측을 벗어나는 것이다.
28일 ‘사이언스’ 지에 따르면 당시 의정서를 작성한 실무진들 역시다이클로로메테인의 위험성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배출량이 미미한데다 태양 빛을 통해 일찍 파괴되는 속성 때문에 오존층이 있는 10~50km의 낮은 대기층(성층권)에 도달할 위험성이 매어 적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최근 랭커스터 대학 연구팀의 관측 결과는 이런 예측을 뒤집고 있다. 다이클로로메테인 기포가 성층권 낮은 부분에 도달해 오존층을 파괴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남극 등 극지 상공에서의 오존층 파괴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다이클로로메테인 기포가 다른 지역보다 낮은 지상 8km에 도달하고 있지만 오존층과 겹치는 영역이다. 남극 오존층이 이 새로운 물질과 접촉하면서 그동안 순조롭게 진행돼오던 오존층 회복이 다시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활용, 다이클로로메테인으로 인해 오존층이 파괴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지난 2016년 여름 남극에서 오존량의 약 3%가 줄어들었다. 지난 2010년 같은 기간 1.5%의 손실이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2배가 늘어난 것이다.
호사이니 교수는 “지금과 같은 속도로 오존층이 소멸될 경우 남극 오존층 회복이 30년 지연되고, 다이클로로메테인 배출량이 더 늘어날 경우 30년 이상 지연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랭커스터 대 연구 결과는 27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 지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 결과에 따라 몬트리올 의정서를 대체할 수 있는 또 다른 의정서 체결이 불가피해졌다. 몬트리올 의정서 체결 당시 실무진은 오는 2065년 지구 오존층을 1982년 오존 홀이 발견된 당시 수준으로 되돌릴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그러나 다이클로로메테인이 새로운 파괴물질로 부상하면서 기존의 오존층 회복 청사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보고서를 접한 카를스루에공과대학의 대기과학자 브외른 마틴(Björn-Martin) 교수는 랭커스터대 연구 결과가 매우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다이클로로메테인 배출 증가가 그동안의 오존층 회복을 위한 노력을 수포로 만들 가능성이 있다”며 “국제 사회에서 서둘러 대책을 마련해줄 것”을 주문했다. 많은 과학자들은 몬트리올 협정에서 규제물질에 포함하지 않았던 다이클로로메테인을 새로 추가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협약 내용을 수정하기 위해서는 보다 더 확실한 장기 예측 자료가 주어져야 한다. 마틴 교수는 “랭크스터 연구팀이 추가 연구를 통해 장기적으로 보다 더 확실한 예측 결과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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