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에 과학기술을 더하다] (2) 영화와 드라마에 과학기술을 더하다
현대인에게 문화생활은 다양한 장르, 다양한 매체의 이야기를 경험하는 것과 다름없다. 동일한 이야기라도 책, 애니메이션, 드라마, 영화, 뮤지컬 등 각기 다른 매체에 담긴 이야기들은 마치 새로운 경험처럼 매력적으로 향유된다.
문화비평가 맥루한(M. McLuhan)이 “어떠한 미디어도 단독으로 의미를 갖지 못하며, 언제나 다른 미디어와 상호작용을 함으로써 의미를 생성한다”고 한 것처럼 이들 매체들은 보완과 공존의 관계에 있다. 따라서 이야기가 향유되기에 어느 것 하나 매력적이지 않은 것이 없다.
그중 영상 매체, 특히 영화와 텔레비전의 등장은 향유자들에게 이전과는 전혀 다른 몰입감을 선사했다. 영상 속에 구현된 이야기를 시각·청각 자극을 통해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런데 지금 새로운 기술과 매체의 발달로 영상 속 이야기가 재매개되고 확산되기 시작했다. ‘이야기의 변신’이라고 해도 좋겠다. 8할은 외형적 변화를 수반하니 말이다.
현대인에게 문화생활은 다양한 장르, 다양한 매체의 이야기를 경험하는 것과 다름없다. Ⓒ게티이미지뱅크
영화와 텔레비전의 발전이 영상 시대를 열다
영화와 텔레비전은 대표적인 영상 매체다. 이야기를 말하고 듣는 구비 시대와 문자로 보는 인쇄 시대를 지나 눈과 귀로 듣는 입체성을 획득한 매체가 바로 텔레비전과 영화이다.
영화는 1895년에 뤼미에르 형제가 시네마토그래프(Cinématographe)를 공개 상연하면서 이른바 ‘움직이는 사진의 시대’가 열렸다. 초기의 기술은 음성과 음향을 입히는 동기화의 어려움으로 활동사진, 무성영화 수준이었지만, 이내 곧 유성영화, 색채영화, 매체 및 촬영 기법을 꾸준히 발전시켜 왔다.
영화와는 다른 메커니즘으로 작동하는 텔레비전은 19세기 말 미국의 조지 케리가 물체의 영상을 전기 신호로 바꾸는 데 성공하면서 등장했다. 당시에는 수많은 광전지에서 나온 전기 신호를 수상기로 보내면, 신호를 받은 수상기가 순차적으로 도착한 빛을 전구를 통해 이미지로 재생하는 기계식 텔레비전이었다.
그러니 요즘과 같은 화질은 상상할 수도 없었을 것. 하지만 동영상과 화상신호를 전송하는 원거리 통신 매체의 등장은 역사상 매우 획기적인 일로 손꼽힌다. 이후 브라운관으로 불리는 전자식 텔레비전이 개발되고, 텔레비전 방송이 출현하면서 이야기와 영상 매체가 결합한 이른바 영상물들이 제작되고 향유되기 시작했다.
포괄적으로 영화와 텔레비전을 문화예술에 포함하여 보면 이들은 다른 예술 장르들에 비해 짧은 시간 동안 급격히 성장했다. 그 과정에는 두 매체의 복합적 특징과 근대 과학기술의 발전이 기반이 되었고, 그로 인해 오늘날 두 매체는 레거시 미디어로 자리 잡았다.
영화와 텔레비전은 대표적인 영상 매체다. 영화는 1895년에 뤼미에르 형제가 시네마토그래프(Cinématographe)를 공개 상연하면서 이른바 ‘움직이는 사진의 시대’가 열렸다. Ⓒ wikipedia (Bernard Chardère, Les Lumière, Payot Lausanne, 1985; Credits: Archives Château Lumière)
레거시 미디어의 위기, 시각을 바꿔본다면?
최근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통해 송출되는 레거시 미디어의 오랜 아성이 무너지고 있는 추세다. 실제로 미디어 시청 환경은 변하고 있고, 선택할 수 있는 콘텐츠는 양적·질적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그렇다 보니 굳이 영화관을 찾아가지 않고, 텔레비전이라는 하드웨어가 아니어도 볼 수 있는 방법이 있으며, 더욱이 훨씬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다? 누구라도 더 편리하고 경제적인 방법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하지만 혹자들이 말하는 이 위기를 하드웨어와 플랫폼 즉, 미디어 생태계의 변화가 아닌 다른 시각으로 볼 필요가 있다.
재매개를 통해 영화와 드라마가 변하고 있다
디지털 기술과 미디어의 발달은 영상의 재매개를 통한 매체 확장성에 기여했다.
미디어 학자인 볼터(D. Bolter)와 그루신(R. Grusin)이 제시한 재매개는 ‘하나의 미디어가 내용과 형식이 다른 미디어의 테크놀로지, 표현양식, 사회적 관습 등을 답습하거나 개선, 개조하여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현상’을 뜻한다.
다시 말해 현대 미디어 환경은 다양한 매체와 미디어가 상호작용하면서 동시다발적으로 공존한다는 것이다. 일부는 공격적으로 기존의 미디어를 흡수하여 그 존재를 상쇄시켜 버리고, 일부는 기술의 컨버전스를 통해 새로운 장르물로 재탄생한다.
실제로 우리는 이미 존재하는 이야기가 재매개 과정을 거쳐 새로운 콘텐츠로 등장한 많은 사례들을 보아왔다.
대표적으로 ‘신과 함께’는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2개의 영화 시리즈로 제작돼 흥행에 성공했고, ‘해리 포터(Harry Potter)’는 소설을 원작으로 8개의 영화 시리즈로 제작되었으며, 비디오 게임과 테마파크로 그 이야기가 전이되었다. 흥미로운 이야기가 재매개되어 만들어진 새로운 장르는 기획자의 고도의 작전이 더해져 원작 이상의 재미를 보장한다.
또 ‘슈퍼스타K’, ‘내일은 미스터트롯’ 등 서바이벌 리얼리티 쇼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 참가자들이 마치 게임의 유저가 되어 MMORPG 게임을 수행하는 스토리라인을 따른다. 드라마의 이야기도 선형적 전개에서 탈피하여 이른바 ‘키맨’을 찾는 과정 추론적 게임의 성격을 띠는 장르물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비밀의 숲’ 시리즈, ‘응답하라’ 시리즈는 바로 ‘게임성’을 활용한 전개 방식을 따른다. “이것은 게임입니다.”라며 등장한 게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드라마, TV 쇼의 ‘게임성’은 내용에 흥미를 더해주었다.
책으로부터 영화가 제작되고, 영화로부터 다른 산업의 콘텐츠로 전이되는 것은 활용의 한계가 드러나기 마련이다. 종전의 OSMU(One Source Multi Use)가 매체와 산업·장르 중심으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놓친 함정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충분히 리스크 헷지(Risk hedge)에 대한 안목이 생겼을 터다. 영화와 드라마로 대표되는 영상 미디어는 이미 자기 증식, 탈피 등 변화를 진행하고 있다.
재매개를 통해 영화와 드라마의 내용과 형식이 변하고 있다. 해리 포터(Harry Potter)’는 소설을 원작으로 영화 시리즈, 비디오 게임과 테마파크로 전이되었다. Ⓒ 김현정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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