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류와 경쟁하는 ‘인공지능’

심화신경망 알고리즘 이용…원숭이 지각 능력 구현

영국의 수학자인 앨런 튜링(Alan Turing)은 1950년 ‘계산 기계와 지성(Computing Machinery and Intelligence)’라는 논문을 발표하면서 인간은 자신이 기계와 이야기하는지, 혹은 사람과 이야기하는지를 분간할 수 없다고 이야기 한 바 있다. 이는 ‘인공지능’을 쉽게 구분하기 어려운 시절이 왔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에 앨런 튜링은 인공지능을 구분하는 과정인 ‘튜링 테스트’를 개발하기에 이르렀다.

튜링의 이런 생각은 인공지능에 대한 개념적인 기반을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효율적인 계산 가능성(effective computability) 개념을 가지고 기계가 알고리즘을 통해서 어떻게 계산 가능한 상태에 도달할 수 있는가를 밝히고자 한 것이다.

인공지능은 이 이후로 굉장한 발전을 이루었는데, 최근 들어 많은 학자와 전문가들은 지나치게 발전하는 인공지능이 결국엔 인류의 종말을 가지고 올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계속해서 인류의 편안한 삶을 위해 더 ‘사람같은’ 인공지능을 만들어내고 있다.

‘사람처럼’ 생각한다는 것은 결국 사람이 될 수 없음을 의미한다. 인공지능은 짜여진 ‘알고리즘’을 통해 계산을 하고, 그에 따라 어떤 산출물을 낸다. 인공지능과 관련된 다양한 실험과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그 어떤 최신의 인공지능 알고리즘도 확실한 한계가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인공지능은 짜여진 알고리즘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확실한 한계가 존재하고 있다. 그럼에도 인공지능은 점차 더 정교해지고 복잡해지고 있다. '사람과 같은' 인공지능이 개발되고 있고, 사람이 하지 못하는 일을 하기도 한다.

인공지능은 짜여진 알고리즘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확실한 한계가 존재하고 있다. 그럼에도 인공지능은 점차 더 정교해지고 복잡해지고 있다. ‘사람과 같은’ 인공지능이 개발되고 있고, 사람이 하지 못하는 일을 하기도 한다. ⓒGengiskanhg Via Wikipedia

최근 메사추세츠 공과대학(Massa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 MIT)의 뇌 과학자들은 심화신경망(Deep Neural Network; DNN) 알고리즘을 이용하여 원숭이 수준의 사물 지각 능력을 구현하는데 성공했다. 알고리즘에 기초한 인공지능도 빠른 속도로 물체의 종류를 정확하게 구분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원문링크)

연구팀은 지각 능력 비교 측정을 위하여 아프리카 마카크 원숭이의 하측두 피질과 V4 영역에 전극선을 심었다. 그리고 원숭이의 지각력을 측정했다. 이는 원숭이가 사물을 본 뒤, 뇌에서 어떤 식으로 재현되는지 확인하기 위한 작업이다.

이렇게 나온 결과를 연구팀이 개발한 심화신경망 알고리즘의 결과값과 비교했다. 초점은 잠깐 본 사물을 얼마나 정확하게 구분하느냐에 맞췄다. 예를 들어, 서로 다른 위치에 있고 다른 모양을 지닌 승용차를 자동차로 분류하거나 딸기나 사과를 과일로 인식하는 능력을 측정한 것이다.

비교 결과, 영장류의 두뇌와 심화신경망 알고리즘의 지각력은 서로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전의 한계를 넘어선 최고 수준의 기능이었으며, 최근 개발된 심화신경망 알고리즘이 영장류의 시각처리 과정에 대해 이해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원숭이와 같은 영장류는 특정 사물을 순식간에 시각적으로 인식한 뒤, 종을 구분하게 된다. 지금까지 인간이 설계한 컴퓨터 시스템은 이 분야에서 영장류의 뇌를 넘어서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 개발된 심화신경망 알고리즘은 지금까지의 한계를 뛰어 넘었으며, 이를 시작으로 인간의 뇌를 대체하려는 인공지능 연구가 보다 활기를 띌 것으로 보인다.

어떤 문제의 해결을 위한 컴퓨터의 방법

결국 사람과 같은 인공지능의 중심은 정교한 알고리즘을 만드는데 있다. 알고리즘은 유한한 단계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절차나 방법을 말한다. 주로 컴퓨터용어로 사용되는데, 컴퓨터가 어떤 일을 수행하기 위한 단계적 방법을 말한다.

원래 알고리즘은 인도에서 아랍을 거쳐 유럽에 보급된 계산을 뜻하는 말이었다. 아랍의 수학자인 알콰리즈미(Alkwarizmi)의 이름에서 유래되었는데, 컴퓨터용어로서 알고리즘은 어떤 문제의 해결을 위해 컴퓨터가 사용 가능한 정확한 방법을 말한다.

여러 단계의 유한한 집합으로 구성되고, 여기서 각 단계는 하나 또는 그 이상의 연산을 필요로 한다. 즉, 이 단계가 복잡하고 정교할수록 고차원의 결과물이 산출되는 것이다. 알고리즘은 부여된 문자가 수학적인지 비수학적인지, 또 사람의 손으로 문제를 해결할 것인지 컴퓨터로 해결할 것인지에 관계없이 적용된다.

최근 인공지능 분야는 알고리즘을 이용하여 사람 대신 기사를 전송하는 범위까지 발전했다. 이른바 ‘로봇저널리즘’이라고 불리는 분야이다. 사람만이 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글쓰기 분야까지 인공지능이 등장한 것이다. 이제 인공지능은 글쓰기를 넘어 고숙련 전문직의 자리까지 넘보고 있다.

심리학자를 대신하는 알고리즘도 존재

아직은 시작단계이지만 인공지능 알고리즘과 데이터 마이닝이 결합된 형태를 바탕으로 의료업계에서 인공지능이 사용되고 있다. 남캘리포니아대학 창조기술연구소(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Institute for Creative Technologies, USA)에서는 ‘엘리'(Ellie)라는 이름의 심리 진단 인공지능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관련링크)

조나단 글래치(jonathan gratch) 남캘리포니아대학 교수를 중심으로 이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데, 이 교수는 컴퓨터 과학과 심리학을 결합하여 가상 인간과 사회적 감정을 연구하고 있다. 처음 이 프로젝트가 시작된 이유는 바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에 시달리고 있는 미국 군인을 치료하기 위해서였다.

이라크 전에 참전했던 군인들은 사회 생활에 어려움을 호소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 기술이 필요한 때였다. 심리학자들과 마주 앉는 것조차 꺼리던 상황에서 나온 대안이 바로 ‘아바타’였다. 사람과 비슷하지만 사람은 아닌, 하지만 사람과 같은 일을 하는 대안으로 나온 것이 ‘엘리’이다.

엘리는 언어적 소통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인간 심리학자와는 달랐다. 환자의 감정을 읽을 수 있는 모든 데이터, 예를 들면 목소리 톤이나 얼굴 표정 등 모든 데이터를 스캐닝하여 분석하였다. 비언어적 데이터를 읽어내는데 탁월한 성능을 보였는데, 엘리가 수집하는 비언어적 데이터는 대략 60여가지에 이른다.

이렇게 수집된 데이터를 토대로 심리적 진단을 수행하였고, 결과 역시 만족스럽다는 평이 많았다. 사람인 심리학자들에게는 답변하지 않은 개인적인 고민 역시 컴퓨터 알고리즘 앞에서는 비교적 솔직하게 드러내기도 했다. 때로는 인간 심리학자들보다 더 우수한 진단 결과를 내놓았다.

일각에서는 인공지능이 결국 인류의 종말을 가지고 올 것이라고 이야기 하면서, 지나치게 인공지능에 의존하는 모습을 비판하거나 너무 고도화된 인공지능에 대해 경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엘리와 같이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을 해주는 인공지능도 존재하고 있다.

모든 것은 동전의 양면처럼 좋은 점과 좋지 않은 점을 모두 가지고 있다. 앞으로 인공지능이 인류를 멸망하게 할지, 아니면 인류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지는 결국 사람에게 달려있다. 보다 지혜로운 방법으로 인공지능을 받아들이고 사용해야 할 때이다.

(3899)

태그(Tag)

전체 댓글 (0)

과학백과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