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2007년부터 공공부문 여성정책 의무화

아넷 센터장이 한영여성과학자 포럼에서 밝혀

지난 10월 12일부터 양일간 영국 런던에서는 제2차 한·영여성과학자포럼이 개최됐다. 포럼은 한·영여성과학자교류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3월 서울에서 열린 후 두 번째이다. 포럼은 여성과학기술인을 육성하고 활용하는 양 국가의 현황을 파악해서, 여성을 미래 성장의 주요 동인으로 이끌어내기 위한 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편집자 註]


산업계와 연구계 그리고 정부를 향한 UKRC의 노력과 성과



두 번째 발표자로 나선 영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UKRC)의 아넷 윌리암스(Annette Williams) 센터장은 유럽의 맥락 속에서 특히 영국에서 여성의 활용과 관련하여 취해 왔던 정책과 성과를 소개했다.



아넷 박사 역시 최근 영국에서 가장 심각한 이슈 중 하나는 여성이 과학기술공학 분야의 교육과 직업군에서 매우 낮은 비율로 참가한다는 사실이지만, “더욱 심각한 것은 여성의 낮은 참여가 국가산업경제에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한다”며 발표를 시작했다.

현재 영국에서 여성이 국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3%∼2.0%(약 150억∼230억 파운드)이며, 이것은 지난 몇 년 동안 영국 정부가 여성의 문제를 인식하여 여성과학기술인력을 발굴하고 활용하기 위해 펼쳤던 정책적 노력의 결과라고 말했다.



아넷 윌리엄스 박사는 영국의 여성과학기술인 관련 정책은 2002년 11월에 제출된 과학혁신청의 SET Fair 보고서를 시작으로 하며 2003년 4월에는 ‘과학기술공학(SET)에서의 여성을 위한 정부 정책’이 수립되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정책을 구현하기 위해 2004년에는 ‘영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가 설립되었으며, 센터가 표방하는 바는 과학기술공학에서 활동하는 여성들이 산업계와 학계 그리고 공공서비스 부분에 보다 많이 진출하고 또한 각 분야에서 보다 높은 위치로 승진하도록 지원하는 것이라며 센터를 소개했다. 이어서 아넷 센터장은 2006년에 양성평등법이 통과되었으며 2007년 4월부터는 여성정책이 모든 공공부문에서 의무화될 것이기 때문에 상황은 긍정적이라고 전망했다.



그렇다면, 영국이 과학기술공학 분야에서의 여성(Women in SET) 정책의 비전으로 삼는 것은 무엇인가? 그녀는 2002년의 SET Fair 보고서를 인용하면서 정책의 궁극적 목표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과학기술공학 분야에서의 여성이 교육과 고용, 연구와 정부정책에서 남성과 동등하게 참여하고 기여하며, 그 유용한 결과를 나눌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입니다. 또한 지식기반 경제사회에서 영국이 앞서나가기 위해서는 재능을 가진 모든 개인과 그룹을 적극 활용해야 하는데, 특히 여성들에게 균등한 기회를 마련해줌으로써 여성을 십분 활용하자는 것입니다.”



이어서 아넷 센터장은 UKRC가 정부의 비전을 실행하기 위해 산업계, 연구계, 정부정책 분야를 대상으로 펼치고 있는 다양한 사업을 정리하여 소개했다.



먼저, 산업계를 대상으로 하는 사업은 Athena ASSET 설문조사를 토대로 하는데, 주로 좋은 정책을 실행한 산업체와 기업인을 선정하여 수상하고 격려하며 홍보해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기업인 혁신 펀드’ 사업은 산업체에서 경험이 많은 고위직 간부들이 일정한 시간을 할애하여 여성과학기술인들을 대상으로 네트워킹이나 승진 등에 관련하여 조언하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또한 ‘올해의 최고기업상’은 한 해 동안 기업에서 가장 활발하게 여성과학기술인을 활용한 기업에게 주는 상으로 2005년도의 경우에는 재규어사와 랜드로버사가 수상했다. ‘CEO 헌장’은 각자의 기업에서 여성과학기술인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문서로 산업체의 CEO들로 하여금 채택할 것을 권고하고, 그 결과를 널리 홍보하고 있다. UKRC 산업분과에서는 또한 그동안 분산되어 있던 산업계의 여성관련 데이터들을 총체적으로 수집·정리하는 장기적인 사업도 수행 중이다.



연구계를 대상으로 UKRC가 수행하는 사업은 크게 두 가지 방향이다. “하나는 연구 분야에서 떠돌고 있는 잘못된 사실이나 편견을 바로잡는 일입니다. 또 다른 하나로는 여성 연구자들이 특히 연구계로 재진입을 할 때 부딪치게 되는 장벽들이 무엇인지를 끊임없이 널리 알림으로써, 장벽을 해소하기 위한 다각도의 노력들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그녀는 특히 연구비 배분을 결정하는 위원회에 여성과학기술인들이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함과 동시에 여성연구자들이 동료 연구자 평가에서 정당한 평가를 받도록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친절하게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공 정책결정 분야에서의 여성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서 센터는 다음과 같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성과학기술인 공급의 측면과 수요의 측면에서 차별적인 접근을 취하고 있습니다. 정부 공공부문에서 여성의 참여율은 2002년도에 23%, 2006년도에는 33%로 급증하였으며, 2008년까지 40%를 목표로 잡고 있습니다. 저희 UKRC는 2006년도의 경우 전체 여성참여율 33% 중에서 여성과학기술인의 참여율을 26%로 잡고 공공부문에서 필요로 하는 여성과 공공부문으로 진출하고자 하는 여성의 수요를 파악함으로써 상호 연결해주는 전략을 펼쳐왔습니다.”



먼저, 공급의 측면에서는 영국 전역의 여성과학기술인을 대상으로 하는 GetSET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하며, 여성이 단체 등에 참여해 활동할 수 있게 ‘멘토링 스킴’을 운영하고 , 여성리더십 배양을 위한 세미나 및 워크숍을 개최하고 있다. 반면에 수요의 측면에서는 UKRC가 모든 여성과학기술인들의 콘택포인트가 되어 공공부문 채용과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고, 채용관련 기업이나 채용 위원회에 자문을 해주며, SET 위원회나 각종 정부 위원회에서 단기간 동안 일할 수 있는 연수 기회 등을 마련해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아넷 센터장은 토니블레어 과학보좌관인 킹 박사(2005)의 연설문 중 일부를 인용했다. “만약 우리가 젊은 여성들에게 미래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 그들은 머지않아 사회 모든 분야의 높은 자리에서 활동하는 자신들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덧붙여 “그 속도가 매우 느려 감지하기 어렵다고 하더라도 변화는 항상 일어나고 있다”는 말로 발표를 끝마쳤다.



한국의 여성과학기술인 교육과 육성

-WISE로 빠르게 발전했지만 아직도 연구비 배분은 미흡



한국 측 두 번째 발표자로 나선 이혜숙 여성과학기술단체 총연합회 회장(이화여대 교수)은 ‘한국에서의 여성과학기술인 육성과 지원을 위한 정부시책’이라는 제목으로 특히 여성과학기술인의 교육과 육성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이 교수는 21세기의 키워드는 ‘여성, 과학기술, 세계화’이며, 과학기술에서의 패러다임은 ‘분야 간의 융합’과 ‘인류능력의 신장’이라고 말하면서 여성의 잠재력 실현에 걸림돌들을 시급히 제거해야 한다며 발표를 시작했다. “한국은 OECD 국가들 중에서 여성의 학력이 가장 높은 국가들 중 하나지만 ‘여성권한척도(GEM)’는 174개 국가 중 매우 낮습니다. 한국에서는 1998년 ‘한국 재창조’라는 매킨지 보고서 이후 여성 활용을 위한 환경이 많이 변화되었습니다”.

2006년에는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국무총리가 탄생했고, 여성이 야당 대표로 선출되었으며, 국회의원 수도 39명(273명)으로 급증했다고 말하면서 그렇지만 아직 과학기술연구 분야에서의 여성은 12%에 머물고 있다고 이 교수는 말했다.



이어서 이 교수는 2000년 들어 한국 정부가 주로 여성과학기술인력을 육성하는 데 기울여 왔던 여러 사업들을 소개하였는데, 특히 자신이 연구책임자이면서 현재는 거점센터장으로 일하고 있는 ‘와이즈 : WISE(Women Into Science and Engineering)’에 대해 소개했다. “2001년에 시범사업으로 이화여대에 처음 생겨난 WISE는 빠르게 전국으로 확산되었습니다. 2002년부터 2005년까지 WISE는 과학기술부의 주요사업으로 지속되었고, 2005년도에는 교육인적자원부가 주도하는 사업으로 정착되었습니다.”

이 교수는 “WISE는 서울에 거점센터를 두고, 강원, 제주, 부산 경남과 광주 전남 등 전국에 9개의 지역 센터가 설립되었다”고 말하면서 “이들 센터에서는 이공계 여교수와 여성 과학기술인이 참여하여 프로그램과 직접 만남을 통한 멘토링을 통해 과학에 소질과 관심이 있는 여학생들을 발굴, 우수한 과학술인으로 성장하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했다.



“WISE가 수행하는 프로그램은 크게 3가지 종류입니다. 첫째는 여학생들의 이공계로의 진학을 안내하고 지원하는 BE WISE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둘째는 이공계 여대생들의 과학기술분야로의 전공을 유지하고 경력개발을 코치하는 WISE-Action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그리고 셋째는 과학마인드 확산을 위한 Enjoy WISE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WISE의 이름 못지않게 참신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 프로그램의 이름들은 참석한 청중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이어 이 교수는 최근에는 과학기술부 이외에 다른 부처에서도 과학기술공학 분야의 여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한 여러 프로그램들이 시작되어 상황이 매우 호전되었다고 말했다. “산업자원부에서는 ‘WATCH 21’ 프로그램과 여성과학기술인 연구비 우선 수혜 정책을 실시하고 있으며, 교육인적자원부에서는 학술진흥재단을 통해 일정 비율의 여성연구자들에게 연구비를 지원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교수는 “아직도 여성과학기술인들에게 배분되는 연구비의 전체규모는 여전히 매우 작은 것이 현실”이라며,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역에서 또는 수도권에서 여성 과학기술인들이 보다 활발하게 네트워킹을 하고 또한 여성자원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노하우를 서로 공유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의 논의를 통해 포럼에서는 자연스럽게 제2세션의 주제 ‘연구에서의 여성의 리더십‘ 로 옮겨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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