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일의 과학융합예술] 전승일의 과학융합예술
1979년 영국 남부의 항구도시 팰머스(Falmouth)에서 수 잭슨(Sue Jackson), 피터 마키(Peter Markey), 폴 스푸너(Paul Spooner) 등 주로 미술가와 인형제작자가 중심이 되어 출범한 CMT(Cabaret Mechanical Theatre)는 현대 과학융합예술로서의 오토마타 분야에서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오토마타 전문 작가 그룹이다.
초창기 소박한 나무 공예품 가게로 시작된 CMT는 현재 키드 뉴스테드(Keith Newstead), 카를로스 자파타(Carlos Zapata), 카주 하라다(Kazu Harada), 매트 스미스(Matt Smith), 론 퓰러(Ron Fuller), 스테판 가이(Stephen Guy), 팀 헌킨(Tim Hunkin), 피 헨샬(Fi Henshall) 등 세계 각국 20여 명의 작가들이 소속되어 오토마타 창작과 다양한 전시 활동을 하고 있다.
CMT 작가 가운데 폴 스푸너는 ‘현대 오토마타 예술의 창시자’로 불리며 오토마타를 통해 특유의 유머와 따뜻한 감성을 표현하는 작가로 유명하다. 어려서부터 기계적인 오브제 제작에 관심이 있었던 폴 스푸너는 랭카스터 예술대학을 다니는 동안 나무로 시계나 증기기관을 만들었으며, 카디프 대학교에서 메커니컬 스컬프처를 공부했다.
CMT의 대표작이자 상징 로고로 활용되고 있는 ‘Barecats’이 바로 폴 스푸너의 작품이며, 이 밖에도 ‘Johann Knopf – machine with whirling birds’, ‘Two dogs that meet on a regular basis’, ‘Tree of Life’, ‘Anubis’, ‘Ouija’, ‘Poisoned Milk’ 등 다수의 오토마타와 무빙 토이 작품을 제작하고 각종 전시회에 발표했다.
특히 CMT는 한정판(Limited Editions) 작품 판매, 원작(One-Offs) 작품 판매, 미니어처 오토마타, 도서, DVD, 조립 키트 판매 등을 통해 전시뿐만이 아니라 오토마타 작품 배급과 교육 분야에서도 두드러진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홈페이지에는 여러 종의 오토마타 조립용 도면이 올려져 있어 누구나 다운로드 받아서 오토마타를 함께 즐길 수 있다.
2011년 영국에서는 실험실, 스튜디오, 갤러리, 과학 센터, 박물관 등 각각 서로 다른 영역의 공간적 특징과 역할을 융합하여, 한 공간에서 함께 상상하고 체험하며 실현하는 새로운 개념의 하이브리드 공간인 ‘상상력 연구소(Institute of Imagination)’가 설립되었다.
상상력 연구소에서는 ‘상상하는 모든 것’을 만들 수 있다. 이를 위해 열린 공간에서 예술과 기술 교육을 통합한 ‘상상력 랩(Imagination Lab)’과 ‘상상력 팟(Imagination Pod)’을 운영하고 있으며, 뇌과학과 미술놀이가 결합된 워크숍 ‘랩 라이프: 브레인 플레이(Lap Life: Brain Play)’, 과학과 예술의 만남을 주제로 한 창의적인 실험 축제 ‘랩 라이브: 과학예술(Lap Live: Sci-Art)’, 그리고 장애 및 특수교육 대상 어린이를 위한 ‘랩 학습: 팟 레지던시(Lab Learn: Pod Residency) 등을 개최하고 있다.
지난 2018년 한국을 방문한 ‘상상력 연구소’의 경험과 학습(Experience and Learning) 디렉터 톰 도스트(Tom Doust)는 “최근 우리는 엄청난 기술 진보의 시대에 살고 있으며, 어느 때보다도 인간의 상상력과 창의력이 중요해지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상상력은 미래의 기술이다. 인류의 능력이 빛났던 순간은 예술적인 순간, 바로 ‘딴생각’을 하는 순간이다”라고 말했다.
영국은 증기기관의 발명으로 일찍이 산업혁명의 진원지였으며, 현대에 들어서면서 과학기술과 문화예술은 새롭게 융합하기 시작했다. 영국 CMT의 기계장치인형, 오토마타가 현대 오토마타의 전형(典型)을 제시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개성 넘치는 창의적인 캐릭터라이징(characterizing)과 스토리텔링(storytelling)에 기반한 기계장치와 예술적 상상력의 결합을 추구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2016년 한국고용정보원 자료에 따르면 AI와 로봇기술 발전에도 ‘대체 불가능한 직업’ 1위로 화가 및 조각가가 꼽혔고, 작가·사진작가·지휘자·연주자·만화 및 애니메이터·무용가·성악가·감독 등이 상위를 차지했다. 4차 혁명의 발전 과정에서 상상력과 창의성이야말로 인간 고유의 주요 영역임을 보여주는 통계 자료이다. 이러한 점에서 영국의 ‘CMT’와 ‘상상력 연구소’의 활동과 성과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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