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안 오염의 주범이 ‘연료’로 재탄생한다

전 세계 해안 오염시키는 모자반 재활용

최근 들어 해조류의 일종인 ‘괭생이모자반’이 제주 해안 일대를 뒤덮고 있어 이 지역 어민들이 골치를 앓고 있다. 괭생이모자반은 띠 형태를 이루며 자라는 해조류로서 최대 5m까지 자랄 수 있다.

문제는 이렇게 자란 대규모의 괭생이모자반이 해안가로 밀려와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킨다는 점이다. 양식장 그물에 달라붙어 어패류를 패사시키거나, 배의 스크루에 감겨 고장을 일으키는 등 어업인의 생계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중국산 괭생이모자반이 최근 제주 연안을 오염시키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 해양수산개발원

이 같은 문제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일이 아니다. 가까이는 아시아의 중국이나 일본 해안에서도 나타나고 있고, 멀리 북미 대륙에서도 모자반에 의한 피해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국내·외 과학자들이 해조류인 모자반(Sargassum)을 이용하여 바이오 연료나 비료 같은 다양한 재활용 방안을 개발하고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공기주머니 달고 있어 해상을 부유하며 연안 오염

모자반이 제주 해안 지역의 골칫덩어리가 되고 있다는 소식에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김이나 미역처럼 모자반은 음식의 훌륭한 재료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음식 재료로 사용되는 모자반은 따로 있다. 바로 참모자반이라는 해조류로서, 제주의 토속음식인 몸국을 만드는 데 주로 사용된다.

반면에 괭생이모자반은 참모자반과 같은 모자반과이지만, 먹을 수 없다. 굳이 먹는다면 먹을 수 있지만, 참모자반보다 훨씬 억세서 삶아도 먹기가 어렵다. 더군다나 제주 해안 지역을 점령하고 있는 괭생이모자반은 발생지가 중국이어서 국내 해안에서 자란 괭생이모자반보다 훨씬 더 환경에 유해하다.

궁금한 점은 또 있다. 해조류가 마치 적조처럼 물 위를 떠다니면서 피해를 준다는 점도 선뜻 이해가 가지 않은다. 김이나 미역처럼 대부분의 해조류는 바다 밑 암벽 등에 달라붙어 고정된 채로 자라기 때문이다.

공기주머니를 갖고 있어 부유하듯 해상을 떠다니는 모자반 ⓒ wikimedia

하지만 괭생이모자반은 다른 해조류들과는 달리 줄기마다 공기주머니를 갖고 있어서 물 위를 부유하듯이 떠다닐 수 있다. 파도의 흐름에 따라 이리저리 떠다니다가 해안가에 도달하면 차곡차곡 쌓이면서 썩기 시작한다. 특히 모자반의 썩는 냄새는 달걀이 썩는 듯한 암모니아 냄새를 풍기기 때문에 장소가 관광지라면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사실 중국산 괭생이모자반이 등장하기 전만 해도 국내에서는 모자반으로 인한 피해가 크지 않았다. 오히려 지난 몇 년간은 남미 및 북미 국가들의 해안에서 대량으로 증식하며 큰 문제를 만들었다.

실제로 이 지역에서 모자반의 양은 2010년을 기점으로 급격하게 늘어났는데, 미 해양대기청(NOAA)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해까지 불과 10여 년 만에 약 10배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오연료와 비료로 재탄생하는 모자반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북미 지역의 모자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분야별 과학자들이 모여 논의를 거친 끝에 내놓은 답안은 바이오연료를 추출하는 원료로 사용하거나 비료로 이용한다는 점이었다.

해조류 재활용의 권위자인 영국 엑스터대의 ‘마이클 앨런(Mike Allen)’ 교수와 영국 바스대의 과학자들로 구성된 공동 연구진은 복잡한 전처리 과정 없이도 간단하게 모자반을 재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전처리 과정을 최소화하려는 이유에 대해 앨런 교수는 “모자반을 전처리하는 과정은 담수로 세척하여 이물질과 소금기를 제거하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소개하며 “문제는 이 과정에서 적지 않은 비용이 발생한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공동 연구를 통해 얻어낸 간단한 모자반의 전처리 과정은 ‘촉매 처리(catalysts prepare)’와 ‘열수액화(hydrothermal liquefaction)’으로 나뉜다.

제주 해안에 밀려든 모자반의 모습. 최근 바이오연료와 비료로 재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 jnuri.net

촉매 처리 과정은 두 가지 촉매를 이용한 전처리 단계로서, 이 과정을 통해 당 성분이 분리되어 나온다. 분리된 당은 효모를 키우는 데 사용할 수 있는데, 팜유와 비슷한 바이오 연료를 만들 수 있다.

다음 과정인 열수액화 단계는 당 성분이 분리된 모자반을 액체연료 형태로 바꾸는 과정이다. 촉매 처리 과정처럼 액화된 모자반도 바이오 연료로 활용할 수 있다.

그러면 마지막으로 남은 모자반 찌꺼기가 남게 되는데 이에 대해 앨런 교수는 “이물질과 염분을 제거하면 양질의 비료로 사용할 수 있다”라고 밝히며 “이처럼 모자반을 제대로 처리하면 다양한 원료를 생산할 수 있으면서도 폐기하는데 드는 비용까지 절감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내에서도 중국으로부터 밀려오는 괭생이모자반을 이용하여 비료를 만드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제주대의 경우 괭생이모자반을 대상으로 기능성 소재 및 응용상품을 개발함으로써 폐자원의 산업적 활용도 제고 및 제주 청정 연안환경 유지에 힘을 보태고 있다.

제주 연안에 수집된 토착 발효미생물을 이용하여 해조류의 발효 조건을 확립하고, 발효 해조류의 항산화 물질 및 생리 활성 기능성을 조사하여 응용 상품개발에 적용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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