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치 튀겨먹고 마라도 메뚜기 보러 갑니다”

갈로아 작가가 알려주는 과학자이자 만화가가 되는 법

메뚜기 잡으러 마라도를 가는 사나이, 희귀한 꼽등이를 보면 혼자 좋아하는 남자. 심지어 거미, 애벌레, 여치, 사슴벌레까지 튀기고 볶아 먹는 특이한 사람. 그는 바로 곤충과 공룡을 그린 만화로 일본 아마존 학습만화 부문 랭킹 1, 2위를 석권한 갈로아(김도윤) 작가다.

곤충이 좋아서 곤충을 탐구하고 만화로까지 그리게 되었다는 갈로아 작가. 그는 6일 서울시립과학관에서 개최한 진로탐구 프로그램 ‘멘토링의 제왕’에 멘토로 나서며 실시간으로 접속한 청소년들과 만났다.

갈로아 작가가 6일 유튜브 서울시립관 채널에서 진행된 진로탐색프로그램 ‘멘토링의 제왕’의 멘토로 나섰다. ⓒ 서울시립미술관

가장 맛있는 벌레는여치베짱이

갈로아 작가는 어릴 적부터 곤충이 좋았다. 그가 좋아하는 벌레는 ‘꼽등이’, ‘메뚜기’, ‘풀무치’다. 모두 메뚜기목 곤충들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꼽등이를 좋아한다. 희귀한 꼽등이 종을 보면 하루 종일 기분이 좋을 정도다.

그의 ‘곤충 성애’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그는 특정한 귀뚜라미를 만나기 위해 기꺼이 장시간 배를 타고 마라도로 향한다. 그가 찾는 귀뚜라미는 국내에서는 마라도에서만 서식하는 ‘점 날개털 귀뚜라미’다. 바람만 부는 황량한 마라도에 서면 과연 벌레가 어디에 있을까 싶지만 소리를 잘 들어보면 된다. 갈로아 작가는 “울음소리를 쫓아가면 점 날개털 귀뚜라미를 만날 수 있다”라며 즐거워했다.

이렇게 벌레만 쫓다가 육지로 가는 배를 놓칠 때도 있다. 곤충을 관찰하고 채집하느라 굶을 때도 많다. 이럴 때는 좋아하는 벌레들을 먹는다. 그가 먹어본 곤충은 사슴벌레, 거미, 개미, 밀웜, 애벌레, 풀무치, 방아깨비, 사마귀 등 다양하다. 맛은 어떨까. 거미나 개미 등은 별로 먹을 것이 없다. 그런 의미에서 사슴벌레도 ‘비추천’ 종목이다.

갈로아 작가는 “다양한 종류의 곤충을 먹어봤지만 가장 맛있는 곤충은 ‘여치베짱이’라고 말했다. (사진=여치베짱이) ⓒ 국립생물자원관

그가 최고의 식량으로 꼽는 곤충은 바로 ‘여치베짱이’다. 갈로아 작가는 “볶아먹거나 튀겨먹으면 고소하고 식감도 좋다. 새우보다 맛있다”며 미래 식량으로도 손색이 없다고 호평했다.

그는 왜 곤충을 좋아하는 것일까. 이유는 없다. 갈로아 작가는 “그냥 곤충이 좋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대답 속에는 답이 보였다. 환경의 변화가 생기면 외형이 변화되는 곤충들의 획기적인 변화가 그를 곤충의 세계로 끌어당겼을 것이다.

“풀무치는 밀도가 높아지면 시커먼 색에서 노란색으로 바뀌죠. 날개 길이는 길어지고 가슴판 모양도 달라집니다. 개체의 밀도가 높아지면 풀무치의 장내 미생물에 변화가 생겨 세로토닌이 분비되면서 일어나는 여러 변화 중 하나죠”라며 갈로아 작가는 풀무치의 개체 밀도에 따른 풀무치의 놀라운 변화 모습을 설명했다.

과학만화가? 곤충학자,  어떤 진로를 택할까

곤충덕후 갈로아 작가가 사심으로 그린 ‘만화로 배우는 곤충의 진화’는 아마존 재팬 학습만화 부문에서 2위를 달성했다. ⓒ 서울시립미술관

갈로아 작가가 그림판에서 그리기 시작해 소셜 미디어상에서 연재한 ‘만화로 배우는 곤충의 진화’와 ‘만화로 배우는 공룡의 생태’는 일본 시장에 진출, 출간 한 달 만에 아마존 재팬 학습만화 부문 1, 2위를 나란히 차지했다. ‘만화로 배우는 곤충의 진화’는 아시아태평양이론물리연구센터 우수과학도서로 선정되며 상업성뿐만 아니라 과학 전문성도 인정받았다.

처음 시작은 끄적거리듯 그린 우주 만화였다. 과학자가 되기 위해 서강대 생명과학부에 진학한 그는 그림에 대한 열정을 누르지 못하고 우주 SF 웹툰인 ‘오디세이’를 연재했는데 이 만화가 국내 SF 어워드 대상을 받는 쾌거를 낳았다. 이어 그림판에 그리기 시작한 곤충과 공룡 만화는 소셜미디어를 타고 입소문이 나기 시작해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시장에 진출하게 됐다.

처음 시작은 우주에 대한 열정으로 그린 SF 물 ‘오디세이’였다. ⓒ 서울시립미술관

하지만 이와 같은 성공은 쉽게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그는 곤충을 찾아 마라도로, 거제도를 다녔다. 중학교 때는 무작정 곤충에 대해 알고 싶어 관련 연구소를 찾았다. 아무도 그를 문전박대하지 않고 성심껏 그의 궁금증에 답을 해줬다.

곤충에 대한 열정은 중학교 졸업 무렵 더욱 강해졌다. 우연히 남한산성 근처에서 잡게 된 ‘갈로아’ 벌레 때문이다. 갈로아 벌레는 빙하기 때에도 살아남은 신비의 곤충이다. 하지만 지금은 일부만 살아남았다. 세상에 30종 밖에 안 남은 희귀한 갈로아 벌레를 발견하면서 그는 자신이 ‘갈로아’가 되기로 했다. 그의 필명이 ‘갈로아’인 이유다.

과학자가 될까. 만화가가 될까. 두 가지 다 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 ⓒ 서울시립미술관

갈로아 작가는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진로에 대한 고민이 더욱 커졌다. 곤충학자가 될까, 과학을 주제로 하는 만화를 그릴까. 두 가지 다하는 방법은 없을까. 그가 내린 결론은 ‘두 가지 다 하자’였다. 갈로아 작가는 전문 학자면서 자신의 분야를 만화로 쉽게 설명하는 이들을 찾았다. 갈로아 작가는 자신도 과학도 연구하고 만화로 이를 풀어내는 만화 작가로도 활동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갈로아 작가는 같은 길을 가고 싶은 청소년들에게 “뻔뻔하게 시도해 볼 것”을 당부했다. 작가란 이야기꾼이다. 특히 과학은 과거를 유추해서 생각하는 작업이 많다. 갈로아 작가는 “과학 이야기꾼으로서 이런 문제는 그냥 뻔뻔하게 밀고 가야 한다. 그럴싸하게, 진짜처럼 사람들이 몰입할 수 있도록 꾸며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림 그리는 것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림 그리기 실력은 어떻게 향상하느냐는 질문에는 “그림은 많이 그릴수록 실력이 늘어난다. 저도 매일 중고등학교 때 좋아하는 그림을 무작정 따라 그리며 늘린 실력”이라며 “그림을 못 그려도 이런 사람도 그림을 그리니 (나도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준다고 생각하고 그리면 된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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