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에서 발생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보다 두 배 이상의 치사율(40%)을 기록하며 2년 가까이 서아프리카를 휩쓴 에볼라 바이러스 병(EVD; Ebola Virus Disease)의 대유행이 내년 1월 중순 안에 공식 종료될 것으로 보인다.
에볼라 바이러스 병 역시 아직 상용화한 백신이나 치료약이 없는 상태. 그러나 올 7월 아프리카 현지에서 대규모 임상시험을 한 백신(VSV-EBOV)의 효과가 성공적인데다 또 다른 백신(ChAd3-ZEBOV)도 지난 11월의 임상시험에서 안전성 등 효과가 입증됐다.
이런 배경 아래 에볼라 바이러스 백신은 ‘유전자 가위’(CRISPR) 및 명왕성과 함께 과학저널 ‘사이언스’가 뽑는 올해의 과학계 톱 뉴스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캐나다 보건당국이 개발을 주도한 VSV-EBOV 백신은 에볼라병 환자와 접촉한 전원에게 접종함으로써 감염원을 차단하는 ‘포위 접종’(ring-vaccination) 전략에 따라 기니 등 3개국에서 성인들에 대한 접종이 진행됐다. 학계에서는 위의 두 가지 백신이 어린이와 청소년에 대한 안전성 시험 등 필요사항을 충족하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얻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40년 전 콩고(옛 자이르)에서 처음 발견된 에볼라 바이러스 병은 콩고공화국 등을 중심으로 간헐적으로 발병해 왔다. 그러다 2014년 3월 기니에서 발생해 서아프리카 5개국으로 퍼져 나가며 대유행을 기록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12월20일 현재 2만8637명이 발병해 1만1315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아프리카 이외 지역 사람으로는 미국인 4명,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인이 각각 1명씩 감염됐고, 이 중 미국인 한 명이 사망했다.
에볼라 바이러스와 박쥐 사이에는 길게는 2500만년에 걸친 유전적 ‘군비 경쟁’이 이어져 왔다는 연구가 나왔다. 왼쪽은 담황색 과일 박쥐. 오른쪽은 에볼라 바이러스 현미경 사진. ⓒ Wikipedia
‘과일박쥐가 자연 숙주’ 추정에 의문
에볼라 바이러스가 기승을 떨치면서 이와 관련한 흥미로운 연구도 발표됐다.
학계에서는 일반적으로 아프리카 과일박쥐가 에볼라 바이러스의 자연숙주로 알려져 왔다. 과일박쥐로부터 퍼진 바이러스가 원숭이, 고릴라, 영양 등의 피나 분비물 등에 의해 사람에게 옮길 수 있다는 것이다. 아프리카인들은 이 박쥐를 사냥해 식용으로 쓰고 있기도 하다.
미국 앨버트 아인슈타인 의대와 콜로라도-보울더대, 미 육군 감염병 의학연구소(USAMRIID) 연구팀은 과학저널 ‘이라이프’(eLife) 23일자 온라인판에 “에볼라 바이러스와 박쥐는 수백만 년 동안, 길게는 2500만년 동안 공격과 방어를 위한 유전자 경쟁을 벌여왔다”며, “네 종류의 아프리카 박쥐 세포를 에볼라 바이러스를 포함한 필로 바이러스에 노출시킨 결과 담황색 과일박쥐만이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에 내성을 보여 이 박쥐는 에볼라의 자연숙주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전 연구를 통해 에볼라 바이러스가 자신의 표면 당단백질을 NPC1이라는 숙주세포의 수용체에 부착시켜 감염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발견한 바 있다.
이번 연구에서 과일박쥐는 자신의 NPC1 유전자에 에볼라 바이러스가 단일 아미노산 변화를 일으켜 침투하려는 것에 저항성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연구팀은 에볼라 바이러스의 표면 당단백질 변화가 이 박쥐의 저항성을 극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한편 박쥐 13종의 NPC1을 유전적으로 분석한 결과 에볼라 바이러스가 부착을 시도하는 NPC1 수용체 부분이 사람이나 유인원보다 더 빨리 진화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연구팀은 이를 박쥐와 에볼라 바이러스 사이의 수백만 년에 걸친 오랜 ‘군비 경쟁’의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
새로운 항바이러스 치료 전략
에볼라 예방을 위한 백신은 조만간 상용화 될 것으로 보이나 치료법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 스크립스 연구소(TSRI)의 한인과학자 최혜련 교수팀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에볼라, 웨스트 나일, 댕기열 등을 포함한 위험한 바이러스들의 감염 과정을 처음으로 밝혀내 바이러스 병 치료를 위한 교두보를 놓았다. 이 연구는 미 국립과학원 회보(PNAS) 11월호에 발표됐다.
최교수는 “대부분의 바이러스는 세포에 침투하기 위해 특정한 분자를 활용하는데, 바이러스 표면에 나타나는 포스파티딜에탄올아민(PE)라는 분자가 이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새로 밝혀냈다”며, “듀라마이신(duramycin)이라는 항생제가 이 분자의 활동을 저해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바이러스는 정상적으로 프로그램된 세포 사멸이나 세포 자살을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세포 사멸 과정에서 포스파티딜세린(PS)이라는 인지질이 세포 표면으로 이동하게 되고 포식세포는 PS 수용체를 통해 이를 인지해 세포를 포획하게 된다.
연구팀은 포식세포의 PS 수용체가 바이러스의 PE를 탐색해 내고 바이러스는 표면의 풍부한 PE를 이용해 PS 수용체를 잠가버림으로써 세포에 침투해 복제를 계속하며 퍼지게 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따라서 바이러스의 PE에 결합해 세포 침투를 방해하는 듀라마이신과 같은 PE저해제 등을 활용해 두 지질 분자 사이의 관계를 파괴하면 새로운 항바이러스 치료 전략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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