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우리 몸에는 100조 개의 작은 택배 세포들이 있다는 것을 아시나요? 눈에 보이지 않은 작은 세포 ‘엑소좀’은 우리 몸 속과 소통하여 혈액 몇 방울로 암 진단을 미리 해주는 소통의 택배사원이랍니다.”
과학 토크 오디션 ‘페임랩(Fame-Lab) 코리아’ 최종 결승대회에 다섯번째 후보로 나선 이선호씨는 우리 몸 속을 누비며 모든 세포들과 소통하는 ‘엑소좀’을 보고 느낀 감동을 전달하기 위해 무대에 섰다. 그는 현실세계에서 소통의 중요성을 깨닫고 엑소좀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과학도 이제 ‘소통’이 대세다. ‘과학으로 소통하다’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개최된 과학 토크 페스티벌 ‘2017 페임랩(Fame-Lab) 코리아’가 지난 12일 서울 광화문 KT 스퀘어 드림홀에서 개최되었다.
페임랩의 특징은 ‘3분’이다. 3분 동안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주제를 발표 자료 없이 독창적인 소품을 활용해 논리있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페임랩은 지난 2005년 영국 첼튼엄 과학 축제에서 시작된 과학·수학·공학 분야의 주제를 대중과 함께 공유하며 소통하는 과학토크 페스티벌로써 매년 30여개국이 참가하며 세계적인 과학 축제로 자리매김해왔다. 우리나라도 지난 2104년부터 매년 국가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과학도 소통이 대세, 한국을 대표할 과학커뮤니케이터를 찾아라
5번째로 등장한 이선호씨는 ‘소통’의 중요성을 ‘엑소좀’에 담아 전달했다. 그는 “췌장암 세포에서 떨어져 나온 작디작은 소포체인 엑소좀(Exosome)이 혈액검사를 통해 암을 진단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몸 속 다른 세포들과 끊임없이 소통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KISTI(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에 따르면 엑소좀은 미국의 M.D. 앤더슨 암센터의 라구 칼루리 박사가 밝혀낸 연구 결과로 ‘글리피칸1(GPC1)’이라고 하는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는 아주 작은 소포체이다.
엑소좀은 췌장암 세포에서 떨어져 나왔기 때문에 혈액 검사를 통해 이 단백질의 함유 여부를 밝혀내면 췌장암 여부를 미리 알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수상, 최우수상, 대상을 8번,9번,10번 후보가 연달아 수상
8번째 후보로 나온 문원식씨는 하얀 가운을 입고 등장했다. 그는 병원균을 악당으로 설정했다. 인간 사망원인 1위는 감염병이라며 소개한 그는 이 병원균은 인류의 공포의 대상이었다며 서두를 시작했다. 하지만 병원균에서 인류를 구한 영웅이 나타났다. 바로 ‘페니실린’이다.
병원균의 무서운 점은 ‘변종’과 ‘변이’이다. 내성을 가진 슈퍼 박테리아들이 출몰하기 시작했고 인류는 또 다시 병원균의 공포에 떨어야 했다.
문원식씨는 항생제에 맞서 계속 진화하는 슈퍼 박테리아를 막아낼 새로운 병원균 ‘벨로’를 소개했다. 지난 1961년 발견된 ‘벨로’는 다른 박테리아를 잡아 먹는 ‘착한’ 미생물이다.
그는 앞으로 30년 뒤 항생제 대신 박테리아를 약으로 처방받을지도 모른다고 끝맺었다. 문 씨는 하얀 가운 못지 않게 박테리아를 표현한 인형 등의 소품으로 눈길을 끌었다.
문원식씨는 고등학생 때 우연히 미생물책을 읽으면서 벨로 박테리아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는 아직 벨로 박테리아가 1% 밖에 밝혀지지 않았다며 나머지 99%의 비밀을 풀고 싶다고 말했다.
다름과 틀림을 구분하지 않아 많은 분쟁이 벌어진다.
나와는 다름을 인정하는 자세가 중요한 것은 과학에서도 마찬가지였다. 9번째 후보 안영언씨는 “생명과학의 시작은 다름을 인정하는데에서 비롯된다”고 주장했다.
안영언씨는 무대 위로 빨간색 커다란 쇼핑백을 가지고 왔다. 그는 ‘키메라’를 통해 다름을 인정한다는 것이 얼마나 훌륭한 것인가를 강조했다.
‘키메라(chimera)’란 고대 그리스 신화에 기술된 ‘켄타우로스(사람의 상체와 말의 하체가 결합된 생물체)’를 대표적으로 들 수 있다. 생물학계에서 키메라는 서로 다른 유전자와의 결합으로 새로운 종을 만들어내는 유전학적인 기술을 뜻한다.
그는 100개의 남성 세포를 가진 임산부의 키메라 배아에 대해 쇼핑백에서 꺼낸 딸기쥬스와 바나나쥬스를 섞으며 설명했다. 딸기 쥬스와 바나나 쥬스가 합쳐지면 자연스럽게 두개가 혼합된 ‘딸바’ 쥬스가 된다. 하지만 키메라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생명체는 바나나 안에 딸기를 그대로 둔다.
즉 바나나 안에 딸기가 그대로 존재하는 형태가 된다. 나와 다르다고 공격하거나 섞지 않고 독립적인 객체로 존재하도록 두는 것이 바로 ‘키메라’라는 설명이었다.
안 씨는 “사람들은 흔히 익숙하지 않은 것은 아예 인정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하고 키메라와 같이 익숙하지 않은 것들을 포용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희망을 전했다.
대상 수상에 목정완씨, 한국 대표로 영국 출전 확정
마지막으로 무대에 선 목정완씨는 노란 병아리를 만들어 어깨에 부착했다. 그는 최근 닭을 기르고 싶어 마트에 가서 계란을 샀다는 이야기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그는 노트북 어댑터로 온도를 맞추고 아이스 박스 안에 계란을 넣어 부화시키려고 했다. 허술한 부화기였지만 놀랍게도 노랗고 예쁜 병아리가 탄생했다.
그는 “허술한 부화기지만 생명이 잉태할 수 있었던 것은 계란 안에 생명이 탄생할 수 있는 치밀한 계획이 들어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야기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끌고 나갔다. 그는 ‘어릴때 에디슨처럼 계란을 실제로 품어봤다가 무정란이어서 썪어 버린 경험’을 이야기 하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카이스트에서 초파리를 이용해 발생유전학을 연구하고 있는 목정완씨(28, KAIST 생명과학 전공)는 심사위원들에게 생명의 신비를 따스한 과학으로 연결해 소통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며 최종 대상을 거머쥐었다.
심사위원으로 참가한 카이스트 정재승 교수는 “일반인들에게 과학을 이야기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스토리텔링인데 초반부 누구나 쉽게 몰입할 수 있는 이야기로 시작해 과학적 사실과 생명의 경이를 알리는 구조의 이야기 전개가 인상적이었다”고 평했다.
우수상과 최우수상은 8번 문원식씨(25, UNIST 미생물학 전공)와 9번 안영언씨(25, 고려대 생명과학 전공)에게 돌아갔다. 대상 수상자는 영국 페임랩 국제대회에 한국 대표로 출전하게 되며 우수상과 최우수상 수상자는 참관의 기회를 제공 받게 된다.
영국문화원과 대회를 공동 주관한 박태현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은 “페임랩을 통해 많은 인재들이 과학 커뮤니케이터로 성장해 금수강산이 ‘과학으로 소통’하게 되길 바란다”며 축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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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행성' 화성에서 고대 생명체 흔적을 확인하기 위해 로버가 활동 중이지만 이를 찾아내는 것이 예상보다 훨씬 더 어려울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로버들은 약 5㎝를 드릴로 뚫고 토양과 암석 시료를 채취하는데, 화성 표면에 내리쬐는 우주선(線)으로 고대 생명체 흔적이 있었다고 해도 모두 분해돼 적어도 2m 이상 파고들어야 하는 것으로 제시됐기 때문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고더드 우주비행센터의 알렉산더 파블로프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화성 환경 조건을 만들어 고대 생명체의 증거가 될 수 있는 아미노산의 분해를 실험한 결과를 과학저널 '우주생물학'(Astrobiology)에 발표했다.
지구온난화로 기온이 억제 목표인 산업화 이전 대비 2℃ 이상 오르면 절정을 찍고 다시 떨어진다고 해도 이후에도 수십년에 걸쳐 생물다양성을 위협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나왔다. 지구촌이 합의한 기온 상승 억제 목표를 최종적으로 달성해도 중간 과정에서 이를 넘어서면 파괴적 영향이 이어지는 만큼 일시적으로라도 이를 넘어서지 않도록 시급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은 과학종합캠프인 '제1회 청소년과학대장정'에 참가할 중학생 100명을 28일부터 다음 달 13일까지 모집한다고 27일 밝혔다. 과학대장정은 우주·항공 분야와 기후·에너지 분야 등 2개 주제로 진행되며, 학생들은 8월 9일부터 13일까지 4박 5일간 전국 출연연, 대학, 기업, 과학관, 공공기관 등을 탐방한다.
전남대학교는 허민 교수(지구환경과학부·한국공룡연구센터장)연구팀이 익룡의 군집 생활을 증명해 주는 발자국 화석을 세계 최초로 발굴했다고 28일 밝혔다. 연구팀은 최근 중생대 백악기에 만들어진 전남 화순군 서유리 공룡 화석지에서 2∼6㎝ 크기의 익룡 발자국 350여개가 무더기로 남아있는 화석들을 발견했다. 발견 당시 익룡 발자국들은 거의 빈틈이 없을 정도로 빽빽하게 밀집돼 있으며, 앞·뒷발이 선명하게 보일 만큼 보존 상태도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북서쪽으로 약 40㎞ 떨어진 '스테르크폰테인(Sterkfontein) 동굴'은 인류의 공통 조상인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속(屬) 화석이 가장 많이 발굴돼 '인류의 요람'으로 알려져 있다. 1936년 첫 발굴이후 '미시즈 플레스'(Mrs. Ples)와 '리틀 풋'(Little Foot) 등 인류사 연구에 중요한 단서가 된 화석들이 잇달아 나왔으며 199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기도 했다.
잉여 영양분을 세포 안에 축적해 살이 찌게 하는 '백색 지방세포'를 영양분을 태워 없애는 '갈색 지방세포'로 바꾸는 방법을 국내 연구진이 찾아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생명과학과 고명곤 교수팀이 전북대 안정은 교수팀과 공동으로 TET(Ten-eleven translocation) 단백질을 억제하면 백색 지방세포가 갈색 지방세포화 되고, 기존 갈색 지방세포는 더 활성화돼 열량 소비를 촉진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26일 밝혔다.
'유유상종'(類類相從)이라는 말처럼 몸에서 나는 냄새가 비슷한 사람끼리 서로 알아보고 친구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과학 연구 결과가 나왔다. 또 친구를 맺은 사람들이 낯선 사람들보다 체취가 비슷할 가능성이 높으며, 냄새 판별 기기인 전자코(eNose)를 통해 체취를 확인하면 서로 낯선 두 사람이 친구가 될 수 있는지도 예측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흔히 '케미가 맞는다'라는 말을 많이 해왔는데 실제로 후각 차원에서 화학(chemistry)이 작용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