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업그레이드 그 이상의 ‘퍼서비어런스’

[별들의 후손이 들려주는 천문학 이야기] 인류의 화성 이동 탐사 로봇 (2) 퍼서비어런스

2012년 8월, 인류의 네 번째 이동 탐사 로봇(로버) 큐리오시티는 9개월 동안 5억만km가 넘는 기나긴 여정을 마치고 화성 착륙을 준비하고 있었다.

큐리오시티가 하강하면서 지면과 가까워졌을 때 매달고 있던 낙하산을 펼침과 동시에 이를 떼어내고 역추진로켓을 분사하는 방식으로 화성 적도 아래 게일 분화구(Gale Crater)에 멋지게 착륙하자, 수많은 사람들의 환호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반면, NASA에서는 기뻐하기에 앞서 벌써부터 다음 로버를 준비 중이었다. 큐리오시티의 성공적인 착륙 후, 미처 4개월도 채 되지 않았을 때 NASA는 새로운 탐사선 ‘Mars2020’의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했다.

이후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로 명칭을 변경한 이 계획은 천문학적인 금액 절감 효과를 위해서 그간 성공했던 네 종류 화성 로버들의 장점만을 골라서 만드는 친근하면서도 새로운 로버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퍼서비어런스는 2020년 7월경 지난 로버들이 출발했던 같은 장소인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발사될 예정이다.

화성을 가장 가깝게 돌고 있는 두 위성들인 포보스(Phobos)와 데이모스(Deimos)를 지난 후, 화성의 고대 삼각주로 추정되는 예제로 분화구(Jezero Crater)에 착륙할 예정이다.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서 두 번째 로버 스피릿의 착륙 장소였던 화성의 구세프 분화구(Gusev Crater)내의 컬럼비아 언덕(Columbia Hill)에 착륙할 가능성도 있다.    

스카이 크레인 기법의 착륙 상상도 © NASA

네 번의 성공적인 로버 탐사를 통해서 화성에 인류와 비슷한 생명체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이미 증명되었다. 하지만, 간헐천 주변에서의 물이 흘렀던 증거와 유기 화합물이 존재할 수 있다는 증거를 토대로 미생물 또는 새로운 타입의 생명체가 존재할 수도 있음이 의심되고 있다.

따라서 퍼서비어런스의 가장 큰 목표는 각종 미네랄 및 중요 유기원소 등의 샘플 채취와 실험을 통해서 생명체에 관한 수수께끼를 해결해 주는 것이다. 이와 동시에 화성의 고대 환경 및 역사를 밝혀줄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퍼서비어런스는 화성 시간으로 1년 정도, 즉 지구에서의 687일 정도를 활동할 예정이지만, 과거 로버들의 성공적인 수행 능력을 감안해보면 활동 기간이 예정보다 훨씬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비용 문제로 인해서 퍼서비어런스가 채취할 화성의 샘플들을 다시 지구로 가져오지는 못하게 되었지만, 예정된 다음 로버(Mars2022)가 회수해갈 때까지 퍼서비어런스는 스스로 채취한 샘플들을 안전하게 보관하면서 지니고 있을 예정이다.

사실 로버만 비교하면, 퍼서비어런스는 큐리오시티의 업그레이드 버전에 불과하다. 또한 무게를 줄이기 위해서 태양광 충전식 리튬-이온 배터리를 도입했기에 원자력 전지를 탑재한 큐리오시티의 수명과는 비교도 되지 않게 짧다.

하지만 퍼서비어런스는 기존 로버들의 업그레이드 버전 그 이상이다. 그 이유는 바로 퍼서비어런스가 화성 헬리콥터(Mars Helicopter)와 함께하기 때문이다.

로버들은 기본적으로 토양 및 각종 샘플들의 미시적인 관찰과 직접적인 실험이 가능하지만, 활동 범위가 한정적이기에 지속적인 구동과 위기 상황에서의 대처 능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예를 들어서, 앞선 로버들처럼 절벽이나 계곡 등에 예기치 못한 이유로 추락하게 된다면, 지구와의 통신이 상당 기간 두절되거나 통신 기능 복구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반면 화성 헬리콥터는 퍼서비어런스의 탐사 대상과 장소 등을 정해주는 내비게이션 역할을 할 수 있다.

또한 화성 헬리콥터 스스로도 로버가 도달하기 어려운 절벽 등의 지형과 화성의 대기를 탐사할 전망이다.

화성 헬리콥터는 퍼서비어런스와 함께 화성 도착 후에 시험비행을 시작하게 된다. 동체에서 떨어져 나간 후 이륙하여 한 번에 최대 500m 정도의 거리를 비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화성 헬리콥터가 비행에 성공한다면, 이는 지구가 아닌 다른 다른 행성에서의 첫 동력 비행체가 된다. 화성의 대기는 지구 대기의 약 1%도 채 되지 않으며, 화성의 중력은 지구의 중력에 비해서 3배 정도 작다. 따라서 화성에서의 비행은 상당히 높은 고도에서의 지구 비행과 비슷할 것이므로, 이는 매우 어려운 비행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어떠한 경우에도 퍼서비어런스의 안전이 먼저 보장이 되어야 하기에 보다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이 모든 과학적인 탐구와 준비들은 훗날 인류가 직접 화성에 도착할 때를 대비하기 위함이다. 유인 탐사선은 무인 탐사선과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정교해야 한다. 지구와 너무나도 다른 환경인 화성 대기의 위험 여부부터 테라포밍(Terraforming, 지구와 비슷한 환경을 만드는 과정)등을 통한 미래 기지 건설에 도움이 될만한 정보 파악이 뒷받침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화성 헬리콥터와 퍼서비어런스의 화성 착륙 후 활동 상상도 © NASA

지금까지의 로버와 대부분의 화성 착륙선들의 이름들은 인간이 계속해서 추구해야 할 기본적인 덕목들, 즉 여행자/개척자(Sojourner/Pathfinder), 열정(Spirit), 기회(Opportunity), 호기심(Curiosity), 통찰력(Insight), 그리고 끈기(Perseverance) 등에서 유래되었다.

역사가 시작된 이후로, 인류는 항상 호기심을 지니며 주변을 여행하고 개척하였다. 또한 로버들이 인간에게 보내주었던 메시지 즉, 수많은 실패속에서도 결국 화성 탐사에 성공한 ‘끈기’가 있었기에 통찰력과 열정을 바탕으로 항상 기회를 잡았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았던 선배 로버들과 마찬가지로 끊임없는 도전을 보여줄 퍼서비어런스는 과연 어떠한 과학적인 수수께끼를 풀어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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