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가 인류의 생활양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가장 큰 변화의 물결은 언택트(Untact, 비대면) 문화의 확산. 예전에 상상도 못했던 직장인의 재택근무와 학생들의 온라인 수업이 일상화됐으며, 쇼핑과 여가 등 다양한 활동이 비대면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언택트 문화는 앞으로 영역을 더욱 넓혀 나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언택트 문화의 확산은 필연적으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의 증가를 가져온다. 코로나바이러스 등 위험한 바깥세상으로부터 나와 가족을 안전하게 지켜주는 휴식처이자 안식처가 되는 집. 하지만 케렌시아(Querencia)가 돼야 하는 집 안에도 예상치 못하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구름 한 점 없이 청명한 가을 하늘. 아파트 실내공기가 바깥공기보다 항상 더 깨끗한 것은 아니다. ⓒ 김홍재
아파트 질환을 알린 새집증후군
고생 끝에 드디어 내 집 마련에 성공해 새 아파트에 입주했다. 기쁨도 잠시 왠지 눈, 코, 입이 따끔따끔하고 피부도 가려운 것 같다. 나만 그런 줄 알았는데 새 아파트에 입주한 사람들 중 이런 증세를 느낀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2000년대 초반 우리나라에서 전 사회적인 이슈로 부각된 새집증후군 현상이다.
새집증후군은 1970년대 빌딩 신드롬(Sick Building Syndrome)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알려지기 시작했는데, 건축자재 등에서 발생한 오염물질이 실내공기를 오염시켜 그 공간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건강을 해치는 현상이다. 2000년대 초반 우리나라에서 새집증후군이 대두한 까닭은 에너지 절약을 위해 아파트의 단열 및 기밀 성능을 대폭 강화했는데, 건물에서 바람이 세는 외풍이 사라지면서 예기치 않게 실내 공기오염이 더 심각해진 것이다.
새집증후군의 원인은 건축자재나 가구 등에서 배출돼 실내공기에서 부유하는 포름알데히드(HCHO)와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이다. 휘발성유기화합물에는 벤젠과 톨루엔, 에틸벤젠, 자일렌, 스틸렌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눈, 코, 목의 점막을 자극하여 현기증과 구토, 두통을 유발하고, 심한 경우 아토피성 피부염이나 천식 등을 발생시킨다.
흥미로운 점은 신축 아파트의 실내공기는 입주 전보다 입주 직후 오히려 더 악화된다는 점이다. 국립환경과학원에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포름알데히드와 휘발성유기화합물들은 신축 아파트에 입주한 후 농도가 더 높아져 입주 2개월 후 정점에 도달했다. 이후 실내 오염물질들은 차츰 감소하기 시작해 입주한지 3년이 지나면 거의 소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라돈 공포와 부유하는 미세먼지들
아파트 실내공기에서 발견되는 오염물질 중 가장 치명적인 공격을 가하는 것은 라돈(Rn-222)이다. 라돈은 2018년 큰 화제가 된 ‘라돈 침대 파문’으로 인해 한국인은 누구나 아는 방사성 위험 물질의 대명사가 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라돈을 1급 발암물질로 규정하고 있으며, 폐암을 유발하는 원인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라돈은 우라늄(U-238)이 여러 단계의 방사성 붕괴 과정을 거쳐 생성되는 무색, 무취, 무미의 기체로 지구상 어디에나 존재하는 자연방사능 물질이다. 아파트 실내공기에는 건축자재나 가구 등에 포함돼 있던 라돈이 공기 중에 떠도는 것인데, 사람의 몸속으로 쉽게 흡입되기 때문에 문제가 심각하다. 라돈의 반감기(원래 개수의 반으로 줄어드는 시간)는 3.8일로 오랜 시간 공기 중에 머물면서 계속 축적되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황사로 인해 친숙한 미세먼지도 아파트 실내공기를 오염시키고 있다. 미세먼지는 공기 중에 부유하고 있는 액체 또는 고체상 물질로 정의할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직경 10㎛ 이하의 입자인 미세먼지(PM10)와 직경 2.5㎛ 이하의 입자인 초미세먼지(PM2.5)로 구분한다. 장시간 미세먼지를 흡입할 경우 면역력이 급격히 저하되어 호흡기는 물론 피부나 안구, 심혈관 등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아파트 실내공기에는 라돈과 미세먼지가 포함돼 있다. 그림은 환기 가동시 이들 오염물질의 농도 감소를 보여준다. ⓒ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이 외에도 세균과 곰팡이 등 각종 미생물성 오염물질들이 아파트 실내공기에 떠다니면서 입주민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 이런 오염물질은 알레르기성질환이나 호흡기질환을 유발하는데, 최신식 아파트라 하더라도 실내외 온도차로 인한 결로 현상 때문에 곰팡이 등 미생물성 오염물질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가장 효과적인 대책은 적절한 환기
새집증후군이 문제가 되면서 환경부는 2004년 다중이용시설 등의 실내공기 질 관리법을 제정해 100세대 이상 신축 공동주택은 실내공기 질 측정 결과를 입주 전 입주민에게 공개하도록 했다. 2010년 이후는 100세대 이상 아파트에 환기장치 설치가 의무화됐다.
환기장치는 실내공기를 밖으로 내보내는 동시에 바깥공기를 실내로 끌어들여 실내공간의 공기를 쾌적한 상태로 유지하는 설비다. 대다수 아파트에 설치된 환기장치는 중앙에 사각형 모양의 전열소자를 갖춘 판형 환기설비를 사용한다. 전열소자에서는 실외 흡입 공기가 얇은 막 사이를 두고 실내 흡인공기와 서로 교차하게 되는데, 이때 열 교환이 이뤄져 열 손실이 최소화된다.
아파트에 흔히 설치되는 판형 환기설비와 작동 원리. ⓒ 사진 김홍재/일러스트 HABITECH SYSTEMS
환기설비에서 중요한 부품은 오염물질을 걸러주는 필터다. 필터는 외부에서 내부로 공기가 흡입되는 위치에 장착돼 있는데, 일반적으로 10㎛ 이하 분진 포집에 사용되는 프리필터와 1㎛ 이상의 분진을 처리하는 미디엄 필터, 그리고 0.3㎛ 크기의 미세먼지와 곰팡이, 미생물 등을 99.97%까지 여과시켜주는 헤파필터가 함께 사용된다.
흔히 아파트의 실내 오염물질을 줄이는 데 공기청정기가 만능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공기청정기는 미세먼지 등 입자성 오염물질 제거에 탁월한 성능을 발휘한다. 그러나 라돈과 일산화탄소, 이산화탄소 등 가스성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결국 실내 공기오염에 대한 가장 효율적인 대책은 환기일 수밖에 없다.
한국소비자원이 올해 2월 발표한 아파트 환기설비 안전실태조사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 24곳 중 4곳은 환기설비에 필터가 아예 없었으며, 나머지 20곳 중 14곳도 필터를 제때 교체해 주지 않아 공기 정화 성능이 60% 미만 수준으로 떨어져 있었다. 심지어 조사대상 아파트 중 7곳은 주민들이 환기설비 위치조차 몰랐고, 14곳은 주민들이 환기설비에 달린 필터를 주기적으로 교체해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건강한 실내공기를 원한다면 아파트에 이미 장착돼 있는 환기설비를 제대로 알고 활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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