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퍼튜니티(Opportunity)는 지난 2004년 화성에 도착한 후 무려 15년이라는 시간을 활동하다가 2019년에 공식적으로 활동을 중단한 화성탐사 로봇이다. 이 기간 동안 오퍼튜니티는 45km에 달하는 화성 표면을 누비며 수천 장의 사진을 촬영하고 많은 물질을 분석하면서 인류의 우주탐사 역사에 커다란 발자취를 남겼다.
15년 동안 45km 거리를 다녔다면 1년에 3km 정도를 이동한 것으로, 우리의 상식을 비춰볼 때 많이 다녔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하지만 분화구 같은 웅덩이들로 가득한 화성 표면을 로봇 혼자서 다닌 거리로 본다면 많이 돌아다녔다고 볼 수 있다. 그만큼 바퀴로 이동하는 탐사로봇들에게는 행성 표면을 다닌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화산 분화구에 들어간 오퍼튜니티호는 빠져나오기 위해 상당한 고생을 했다. ⓒ wikipedia
실제로 미 항공우주국(NASA)이나 중국의 유인우주국(CMSA) 같은 곳에서 탐사로봇을 원격으로 조종하는 조종사들은 로봇이 분화구 같은 웅덩이에 빠지거나 돌덩이로 가득찬 야산을 지나가는 것을 제일 두려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의 탐사로봇 이동수단인 바퀴로는 이런 장소에 들어갔다가 빠져나오기가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서다.
화성같은 행성뿐만이 아니다. 깊은 바다를 탐사하는 로봇도 마찬가지다. 해저에서 광물을 채취하거나 토양 속에 들어있는 생명체를 조사하는 탐사로봇들은 대부분 꽃게 같은 집게발 모양을 하고 있는데, 이들 역시 해저 바닥의 구멍이나 틈에 다리가 끼여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미국의 엔지니어들이 어떤 험지라도 빠지거나 걸리지 않고 통과할 수 있는 독특한 형태의 험지 전용 로봇을 개발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바로 무한궤도라고 불리는 캐터필러(caterpillar)를 장착한 로봇이다.
험지 전용 이동수단인 캐터필러
캐터필러란 여러 개의 강판 조각을 체인처럼 연결하여 차바퀴로 사용하는 장치로서, 탱크에 달린 무한궤도 형태의 체인 장치를 가리킨다. 전쟁터가 주로 험지이다 보니 험지에서도 잘 움직일 수 있는 이동수단이 필요해서 개발되었다.
캐터필러 형태의 이동수단은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바퀴 형태의 이동수단보다 땅과 닿는 접지 면적이 넓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면적이 넓은 만큼 땅에 닿는 무게가 분산되어 접지압력을 감소시킬 수 있어서 진흙 길 같은 곳도 바퀴가 빠지지 않고 이동할 수 있다.
주로 탱크 등에 장착되는 무한궤도는 험지 지형을 돌파하기 위해 개발됐다 ⓒ wikipedia
폭이 넓어 무게가 분산되는 것 외에도 캐터필러는 길이도 늘일 수 있다. 바퀴 같은 경우는 아무리 크기를 키워도 도랑이나 구멍이 난 길을 달리기 어렵지만, 캐터필러는 체인이 하나의 바퀴처럼 움직이기 때문에 길이가 길면 길수록 도랑에 빠지지 않고 건널 수 있다.
물론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선 체인 소재가 강철로 되어 있어서 아스팔트 같은 도로를 달리게 되면 엄청난 소음을 발생한다. 또한, 달리다가 외부에서 강한 충격을 받게 되면 체인과 체인이 끊어질 수도 있는데, 이렇게 되면 주행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수색이나 구조는 물론 행성 및 심해 탐사에도 활용
캐터필러를 이용한 험지 전용 로봇을 개발하고 있는 곳은 미국의 로봇전문 개발기업인 헤비 로보틱스(HEBI Robotics)다. 트레디(Tready)라는 이름의 이 로봇은 사람이 하기 어려운 수색이나 구조, 또는 위험물 검사 같은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개발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수색이나 구조 관련 임무를 맡고 있는 로봇은 바퀴나 다리를 통해 이동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그러나 트레디는 외관 구조상 다른 로봇들에 비해 상당히 독특한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바로 캐터필러가 장착된 것이다.
물론 캐터필러가 장착된 로봇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캐터필러를 이동수단으로 움직이는 산업용 로봇은 종종 볼 수 있는데, 문제는 웅덩이나 야적된 화물 같은 장애물을 만나게 되면 이를 제대로 통과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는 캐터필러가 하나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하지만 트레디는 1개가 아닌 4개의 캐터필러가 4개 다리에 하나씩 달려있다. 이 캐터필러들은 땅 위나 물속에서 로봇의 몸체가 앞으로 나아가는 용도로 제작되었기 때문에 물갈퀴라는 의미의 ‘플립퍼(flipper)’로 불린다.
플리퍼는 트레디가 평평한 지면에서 이동할 때 수평 구조를 유지하는 역할을 하고, 굴곡이 있는 지형을 이동할 때는 굴곡에 맞춰 위와 아래로 움직이는 기능을 갖고 있다.
험지에서 주행 능력을 테스트 중인 로봇 트레디 ⓒ computerhoy.com
예를 들어 트레디가 나아가는 방향 앞으로 통나무나 바위 같은 장애물이 놓여 있으면, 앞쪽 다리에 부착된 플립퍼를 장애물 위로 올린 다음 몸체를 끌어 올려 넘어갈 수 있다. 이같은 방식으로 계단을 오르내릴 수도 있고, 뒤집히면 다시 돌아서서 똑바로 설 수도 있다는 것이 개발사 측의 설명이다.
이 외에도 강력한 방수 능력으로 트레디는 개울은 물론 얕은 강가도 충분히 지날 수 있다. 현재는 최대 1m 깊이의 물에 잠긴 상황에서 한번에 30분 정도 버틸 수 있는 방수기능을 갖고 있지만, 아무리 방수 능력이 좋아도 잠수하는 것은 어려운 수준이다. 그러나 앞으로 기능이 개선되면, 강 속이나 깊은 해저에서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트레디는 1.1m 길이에 너비 0.5m, 무게 25kg으로서 최고 속도는 초속 0.5m 정도 낼 수 있다. 속도는 느리지만 대부분 험지를 탐사하는 업무를 맡고 있는 만큼, 트레디는 탑재된 배터리로 2~3시간 정도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설계책임을 맡고 있는 ‘카말 카터(Kamal Carter)’ 이사는 “사람이 직접 들어가기 어려운 위험한 갱도나 무너질 가능성이 있는 건물, 또는 독성 물질이나 화재 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생존자 수색 같은 임무는 물론 미래에는 행성이나 해저 탐사용 로봇으로도 적합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1835)
로그인후 이용 가능합니다.
'붉은 행성' 화성에서 고대 생명체 흔적을 확인하기 위해 로버가 활동 중이지만 이를 찾아내는 것이 예상보다 훨씬 더 어려울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로버들은 약 5㎝를 드릴로 뚫고 토양과 암석 시료를 채취하는데, 화성 표면에 내리쬐는 우주선(線)으로 고대 생명체 흔적이 있었다고 해도 모두 분해돼 적어도 2m 이상 파고들어야 하는 것으로 제시됐기 때문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고더드 우주비행센터의 알렉산더 파블로프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화성 환경 조건을 만들어 고대 생명체의 증거가 될 수 있는 아미노산의 분해를 실험한 결과를 과학저널 '우주생물학'(Astrobiology)에 발표했다.
지구온난화로 기온이 억제 목표인 산업화 이전 대비 2℃ 이상 오르면 절정을 찍고 다시 떨어진다고 해도 이후에도 수십년에 걸쳐 생물다양성을 위협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나왔다. 지구촌이 합의한 기온 상승 억제 목표를 최종적으로 달성해도 중간 과정에서 이를 넘어서면 파괴적 영향이 이어지는 만큼 일시적으로라도 이를 넘어서지 않도록 시급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은 과학종합캠프인 '제1회 청소년과학대장정'에 참가할 중학생 100명을 28일부터 다음 달 13일까지 모집한다고 27일 밝혔다. 과학대장정은 우주·항공 분야와 기후·에너지 분야 등 2개 주제로 진행되며, 학생들은 8월 9일부터 13일까지 4박 5일간 전국 출연연, 대학, 기업, 과학관, 공공기관 등을 탐방한다.
전남대학교는 허민 교수(지구환경과학부·한국공룡연구센터장)연구팀이 익룡의 군집 생활을 증명해 주는 발자국 화석을 세계 최초로 발굴했다고 28일 밝혔다. 연구팀은 최근 중생대 백악기에 만들어진 전남 화순군 서유리 공룡 화석지에서 2∼6㎝ 크기의 익룡 발자국 350여개가 무더기로 남아있는 화석들을 발견했다. 발견 당시 익룡 발자국들은 거의 빈틈이 없을 정도로 빽빽하게 밀집돼 있으며, 앞·뒷발이 선명하게 보일 만큼 보존 상태도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북서쪽으로 약 40㎞ 떨어진 '스테르크폰테인(Sterkfontein) 동굴'은 인류의 공통 조상인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속(屬) 화석이 가장 많이 발굴돼 '인류의 요람'으로 알려져 있다. 1936년 첫 발굴이후 '미시즈 플레스'(Mrs. Ples)와 '리틀 풋'(Little Foot) 등 인류사 연구에 중요한 단서가 된 화석들이 잇달아 나왔으며 199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기도 했다.
잉여 영양분을 세포 안에 축적해 살이 찌게 하는 '백색 지방세포'를 영양분을 태워 없애는 '갈색 지방세포'로 바꾸는 방법을 국내 연구진이 찾아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생명과학과 고명곤 교수팀이 전북대 안정은 교수팀과 공동으로 TET(Ten-eleven translocation) 단백질을 억제하면 백색 지방세포가 갈색 지방세포화 되고, 기존 갈색 지방세포는 더 활성화돼 열량 소비를 촉진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26일 밝혔다.
'유유상종'(類類相從)이라는 말처럼 몸에서 나는 냄새가 비슷한 사람끼리 서로 알아보고 친구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과학 연구 결과가 나왔다. 또 친구를 맺은 사람들이 낯선 사람들보다 체취가 비슷할 가능성이 높으며, 냄새 판별 기기인 전자코(eNose)를 통해 체취를 확인하면 서로 낯선 두 사람이 친구가 될 수 있는지도 예측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흔히 '케미가 맞는다'라는 말을 많이 해왔는데 실제로 후각 차원에서 화학(chemistry)이 작용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