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3만 년 동안 작동 가능한 배터리 나온다

방사성 동위원소 활용하여 지속적으로 자가충전 가능

억겁(億劫)이라는 단어가 있다. 도무지 말로는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무한히 긴 시간을 나타내는 단어다. 3만 년 정도라면 억겁이라는 표현이 잘 어울일 수 있는 거의 무한대의 시간이라 할 수 있는데, 이 시간만큼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는 배터리가 개발 중에 있어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과학기술 전문 매체인 Researchsnipers는 지난 1일 기사를 통해 미국의 에너지 전문기업인 NDB(Nano Diamond Battery)가 약 3만 년 정도의 시간 동안 작동할 수 있는 다이아몬드 배터리의 테스트를 성공리에 마쳤다고 보도했다.

이론적으로는 약 3만 년 정도의 시간 동안 작동할 수 있는 다이아몬드 배터리가 개발되고 있다 ⓒ NDB

약 3만 년 정도 작동이 가능한 배터리 개발 중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본사를 둔 NDB는 상호에도 언급되어 있는 것처럼 산업용 다이아몬드를 배터리에 적용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스타트업이다. 설립된 지는 몇 년 지나지 않았지만 보유하고 있는 혁신적 기술을 통해 에너지업계의 게임체인저로 통하고 있다.

특히 NDB가 유명세를 치르기 시작하게 된 시점은 최초의 글로벌 스타트업 대회인 ‘2020 Orano Startup Call’의 우승자로 선정되고 나면서부터다. 이 대회는 운영자금 지원 및 글로벌 가시성, 그리고 심층기술 혁신 네트워크 구축 등에 대해 주요 투자자들과 연결해 주는 행사다. 당시 NDB는 8000개 이상의 스타트업이 지원한 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NDB가 최근 테스트를 마친 다이아몬드 배터리의 가장 큰 특징은 자가 충전(self-filling) 기능을 통해 거의 무한대의 시간 동안 작동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NDB 연구진이 제시한 작동 가능 시간은 2만 8000년으로서, 이는 약 3만 년 정도를 지속시킬 수 있다는 의미다.

배터리가 작동하기 위해 갖춰야 하는 특별한 시스템도 필요 없다는 것이 NDB 측의 설명이다. 그냥 공기 중에 노출만 시켜 놓으면 스스로 알아서 충전하며 작동시간을 늘려 나가는 것이 다이아몬드 배터리의 특징이다.

이처럼 배터리가 알아서 충전을 할 수 있는 이유는 내장되어 있는 방사성 물질에서 분출되는 동위원소 때문이다. 동위원소인 탄소-14에서 나오는 방사선이 가진 에너지가 열로 바뀌면서 자가충전이 가능해진다. 탄소 14는 모든 고체에 빠르게 흡수 될 수 있는 단거리 방사선으로서 비탄성 산란 현상을 통해 다이아몬드에 흡수된다.

따라서 NDB의 배터리는 일종의 동위원소 배터리라 할 수 있는데, 원리는 동위원소를 사용하는 핵 배터리나 베타 배터리와 유사하다. 핵 배터리의 대표적 사례로는 화성탐사 로봇인 큐리오시티에 탑재된 동위원소 배터리를 꼽을 수 있다. 핵 배터리에서 나오는 알파선이 가진 에너지를 열로 바꾸고 이 열을 전기로 변환하여 로봇 작동에 사용한다.

방사성 동위원소를 둘러싸고 있는 다이아몬드의 모습 ⓒ weforumorg

베타 배터리도 마찬가지다. 이 배터리 속 방사성물질은 삼중수소로서, 베타선을 발생시킨다. 핵 배터리와의 차이점이라면 베타선이 가진 에너지는 열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내장된 반도체의 전자 구조 변화를 통해 전기를 만들어 사용하는 것이다.

문제는 동위원소에서 나오는 유해한 방사선이다. 이를 위해 연구진은 다이아몬드를 에너지 저장 용도 외에 배터리의 포장용기처럼 사용했다. 손상이나 파손되기 어려운 세상에서 가장 강도가 높은 다이아몬드를 사용하여 방사선 유출을 차단하도록 설계한 것이다.

이 외에도 NDB 배터리의 또 다른 장점으로는 충전하는 과정 중에 탄소 배출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 점이다. 리튬이온 배터리 같은 경우 방전이 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충전을 하기 때문에 화석연료가 만든 전력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탄소를 발생시킬 수밖에 없다.

하지만 다이아몬드 배터리는 자가충전이 가능하므로 별도의 충전 과정을 거칠 필요가 없어서 탄소가 발생하지 않으므로 거의 영구적인 친환경 배터리라 할 수 있다.

방사성 동위원소 사용하여 지속적인 자가충전 가능

사실 방사성 동위원소를 소재로 하는 다이아몬드 배터리를 NDB가 처음 개발한 것은 아니다. 이전에도 영국의 과학자들이 니켈-63 동위원소를 이용한 다이아몬드 배터리의 시제품을 제작하여 정상적으로 작동되는 것을 확인한 바 있다.

니켈-63 동위원소를 이용한 다이아몬드 배터리 역시 NDB가 개발 중인 다이아몬드 배터리처럼 자가충전이 가능해서 최소 수천 년 정도는 지속이 가능하다. 그러나 전력 효율이 낮아서 배터리로서의 역할을 할 수가 없다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됐다.

NDB는 자신들이 개발한 다이아몬드 배터리의 방사성 동위원소는 니켈-63이 아닌 탄소-14를 사용하는 만큼 상용화 가능성을 파악하기 위해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2곳의 연구소에 전력 효율 검사를 의뢰했다.

그 결과 미국의 로렌스리버모어 국립연구소와 영국 케임브리지대의 카번디시연구소에서 동시에 진행된 테스트에서 모두 40% 정도의 전력 효율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수치는 기존의 다이아몬드 배터리 전력 효율인 15%에 비해 크게 개선된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2만 8000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배터리가 장착된 휴대폰과 자동차의 상상도 ⓒ NDB

물론 이처럼 효율적인 결과가 나왔다고 실제로 3만 년 정도 지속될 수 있는 배터리를 개발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이는 그야말로 이론적인 기대치일 뿐이고, 현실의 제품에서는 그보다 훨씬 줄어든 시간의 배터리가 개발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기존의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기간이나 충전 방법에 있어서 진화된 성능을 갖고 있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에 따라 NDB는 다이아몬드 배터리가 각종 항공기 및  전기차와 기차를 포함해 스마트폰, 웨어러블, 소형 산업용 센서에 이르기까지 배터리를 소비하는 거의 모든 제품에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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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댓글 (1)

  • 박한얼 2020년 9월 8일3:25 오후

    다이어몬드로 감싼 방사성동위원소 배터리라고 하니 가격이 상상이 가지 않습니다. 특별한 목적으로 사용하는 용도로 개발하는건지 모르겠습니닏. 이렇게 오래가는 배터리가 단지 상상이 아니길 상용화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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