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복용으로 폭음을 줄일 수 있다?

폭음 막아주는 뇌 영역 찾아내…폭음 방지약 개발 가능

폭음을 억제하는 핵심 뇌 영역이 발견됨에 따라 폭음을 통제하는 치료약 개발이 가능한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의과대학 (MUSC) 연구팀은 동기부여와 감정 관련 행동을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진 뇌 영역의 스트레스 신호 시스템을 비활성화하면 폭음이 줄어든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신경약리학(Neuropharmacology) 저널 5월 호에 실린 이번 연구는 유해한 폭음을 줄이기 위해 뇌 영역의 특정 시스템을 정확히 지적하고 있다.

화장 편도체를 확대한 사진. 초록색이 카파 오피오이드 수용체를 활성화시키는 단백질이다. ⓒJR Haun

이 대학의 하워드 베커(Howard Becker) 박사 연구팀은 뇌의 ‘확장 편도체’(extended amygdala)에 집중했다. 이 부분은 동기부여를 일으키고, 스트레스에 매우 적극적으로 반응하며, 강박적인 음주에 연루되어 있는 뇌 영역이다.

중독과 관련해서 잘 알려진 부분은 확장 편도체에 있는 ‘오피오이드 수용체(opioid recepter system)이다. 모르핀, 헤로인, 마약성 진통제인 옥시코돈 같은 악명 높은 마약의 남용은 오피오이드 수용체에 작용하여 중독성 있는 쾌감을 일으킨다.

카파 오피오이드 수용체 차단하면 효과 발휘

그러나, 쾌락을 신호하는 데 관여하지 않는 이상한 오피오이드 수용체가 존재한다. ‘카파(kappa) 오피오이드 수용체’는 다른 오피오이드 수용체와는 정반대로 ‘반보상’(anti-reward) 체제이다. 쾌락을 주는 대신 카파 오피오이드 수용체는 스트레스와 불만을 낳는다.

사람들이 술을 마시고 긍정적인 효과를 경험하는 것은, 부분적으로 쾌락을 주는 오피오이드 수용체가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음주를 마치고 메스꺼움, 두통이 시작되자 카파 오피오이드 수용체가 활성화되었다.

베커 연구팀은 뇌의 카파 오피오이드 수용체를 끄면 폭음이 줄어든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발견은 카파 오피오이드 수용체가 폭음 자체를 조절하는 데도 중요하다는 것을 암시한다.

연구팀은 확장 편도체의 카파 오피오이드 수용체가 폭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기 위해 생쥐를 대상으로 실험했다. 실험용 생쥐에게 매일 밤 4시간 동안 자유롭게 알코올을 마시게 하는 폭음을 유도했다.

그런 다음 연구팀은 생쥐에게 ‘카파 오피오이드 수용체’를 차단하는 놀비날톨피민(norbinaltorphimine)을 투여하기 전과 투여한 후에  생쥐가 얼마나 많은 알코올을 마시는지를 실험했다.

확장 편도체에서 카파 오피오이드 수용체를 차단한다고 해서 음주를 끊은 것은 아니었다. 다만 폭음을 적당한 수준으로 끌어내렸다. 제1저자인 하운(JR Haun)은 “포도주를 병째 마시기보다는 저녁 식사 때 포도주 한 잔을 마시는 것에 해당하는 적당한 음주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연구원들은 또한 암컷 쥐가 평균적으로 수컷보다 더 많이 마셨으며, 놀비날톨피민을 투여했을 때 암컷 쥐가 음주를 억제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하운은 “이번에 발견한 것은 향후 만성 폭음 치료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베커 박사와 JR 하운 ⓒSarah Pack

이 발견은 확장 편도체의 카파 오피오이드 수용체계가 폭음을 촉진시킨다는 연구팀의 가설을 뒷받침한다. 따라서 확장된 편도체의 카파 오피오이드 수용체를 차단하는 것은 폭음을 줄이는 요법 역할을 할 수 있다.

얼핏 보기에 이 발견은 직관에 반하는 것처럼 들릴 수도 있다. 카파 오피오이드 수용체의 부정적인 효과를 끄면 음주가 어떻게 감소하는가?

이에 대해 하운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카파 오피오이드 수용체가 음주를 유도하는 부정적인 감정 상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폭음하면 알코올 장애 위험 10배 높아져

그렇다면 폭음하고 싶은 충동을 억제하는 알약이 곧 나올까? 만약 그러한 요법이 개발된다면, 알코올 사용 장애를 겪는 사람들이 만성적인 과음을 조절하기에 가장 적합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베커 박사는 “이번 연구는 알코올 사용 장애가 발생했거나 그 문턱에 있는 사람들에게 과도한 음주에 대한 욕망과 동기를 잠재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더 잘 이해하게 한다”고 말했다.

반복적인 폭음은 알코올 사용 장애에 걸릴 위험을 증가시키며, 특히 청소년기와 대학 시절에 지속적으로 폭음하면 알코올 장애에 걸릴 위험이 거의 10배나 된다고 과학자들은 경고한다.

미국 국립 알코올 남용 및 알코올 중독 연구소(NIAAA)에 의해 정의된 폭음은 2시간 이내에 법적 음주 한도까지 술을 마시는 것을 의미한다. 여성은 표준 4잔을, 남성은 표준 5잔을 약 2시간 동안 마시는 것에 해당한다.

NIAAA가 정한 ‘표준 1잔’은 알코올 비율에 따라 달라지며 대략 캔맥주 한 캔, 포도주 한 잔 또는 작은 스트레이트 한 잔 등으로 정의된다.

미국 질병통제센터(CDC)에 따르면 미국 성인 6명 중 1명은 한 달에 4번꼴로 폭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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